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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8년

롯데 백화점의 러시아 진출 실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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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러시아점... 이라고 들어보셨는가?
2008년 들어 해외진출 실패사례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롯데백화점의 러시아 진출 실패가 생각난다.
지난해 10월 경 문을 연 이 백화점은 돌침대 업체가 6개월간 단 1개의 침대도 팔지 못해 사업장을
철수하는 등, 올해 초부터 삐걱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12월 초부터 철수 러시가 이어졌다.

왜 그럴까? 그저 롯데의 사업 수완이 좋지 못했던 것 뿐일까?

내 생각하건데 최근에 '사례'라고 할 만한 사건들 중 이 사례만큼 원인이 분명한 사례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원인은 의외로 단 한가지!! '롯데의 시장조사 부족'이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시장조사가 부족했다는 것일까?

1. 백화점의 외관이 전혀 백화점 같지 않다.
 위의 사진이 보이는가?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점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다수 백화점들은 저렇게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궁전같은 모습이다. 저렇게 딱딱하고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은 사무용 건물, 즉 러시아인의 사고에는 백화점이라고 인식할 수 조차 없는 건물인 것이다.

2. 제품 구성이 잘못되었다.
 앞서 든 예에서 '돌침대'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실 돌침대는 러시아인들 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였다. '돌로 만든 침대라니..' 온돌에 익숙한 우리나라에는 아주 적합한 상품이겠지만 러시아인들 에게는 그저 '이게 무슨.. 뭐하는 물건이냐' 식으로 비춰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의 상품구성에는 러시아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허점이 많은데,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의 마켓파워로 인해 입점하지 않을 수 없었던 업체들의 입점과 시장조사를 소홀히 안체 상품을 구성한 롯데 백화점의 준비부족이 그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3. 명확한 컨셉이 없다
 러시아의 유통업태는 비교적 세분화가 잘 된 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백화점 처럼 싼 물건부터 비싼 물건까지 모두 파는 업태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익숙하지도 않았다. 특히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고급 브랜드의 공간, 즉 고급스러운 제품들로 차별화된 공간이기 때문에 롯데가 추진한 국내 백화점 방식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외관이 러시아의 백화점과 다르고, 제품 구성이 러시아 인에 최적화 되지 못하고, 명확한 백화점이 컨셉이 없는 점, 모두 따지고 보면 사전 조사의 문제다. 이번 사례를 통해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단 한가지!! 해외 진출에 물론 ABC가 있겠지만 그 A가 바로 사전 조사라는 것이다.
 그 조사는 그 나라의 업태와 유통형태, 소비자 기호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나라의 문화적 성향과 국민들의 인식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내 제품이 어느 나라에나 공통적인 정서와 맞아 떨어져 비슷하게 마케팅 해도 되는지 아니면 그 나라에만 특화해야 하는지 아니면 유럽이면 유럽, 아시아면 아시아 같이 지역 단위로 통합하여 마케팅을 전개해도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해외 마케팅의 ABC 중 A 가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작년 말부터 주의깊게 보아 온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점의 사례는 그 시장을 판단하고 마케팅활동을 펼치기에 '시장조사'와 '시장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작성자 : 신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