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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 영화 마케팅 ] 영화와 상품의 CO-BRANDING

 나는 퍽이나 영화를 좋아한다. 요즘 젊은사람 치고 영화 싫어한다는 사람은 잘 만나보지 못했지만 단편영화를 찍은적도 있으니 게중에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확실하다. 다만, 여러가지 사정아닌 사정(?)으로 최근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적이 몇번 되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가 '알파독'이었으니까. 내가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인지 영화 자체에는 그다지 감흥이 남지 않았지만, 표를 예매하면서 받은 영화제목이 프린팅된 비니에는 묘한 관심이 갔다.
 영화제목이 워낙 선명하고 크게 인쇄되어 있던 터라 한번도 제대로 써보진 못했지만 비교적 싼 가격에 효과적인 판촉물을 골랐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마케팅 한 사람들의 고민이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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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마케팅이 세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며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2000년대 이후로 기억한다. 그 이전에는 단지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영화관련 기념품을 증정하는(이를테면 타이타닉을 보러온 사람에게 타이타닉 화보를 판매하는 것과 같은) 형태의 부수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에 머물렀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영화를 홍보하고, 입소문을 내고, 영화를 보면 판촉물을 선물로 주는 것과 같은 적극적 형태의 마케팅 활동이 눈에 많이 띈다.
 
 그 중에서도 영화 마케팅의 정수를 꼽아보라면 단연 CO-BRANDING 활동이 아닌가 싶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된 Co-Branding 사례는 단연, 삼성전자 '센스'의 사례다. 삼성전자 센스는 마치 스포츠팀을 후원하듯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하 놈놈놈)>의 후원자처럼 자사 광고에 놈놈놈의 영상과 배경음악인 'Don't let me be understood'를 삽입한 광고를 진행했고 프로모션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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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놈놈놈이 제작비 대비 수익성은 그리 좋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영화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대작답게 67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드리며 흥행에 성공했고 이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영화 홍보를 특정 상품이나 회사가 지원하고 자사의 마케팅에 영화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CO-BRANDING은 2000년대 들어 한국영화계에서도 활발히 추진되어 왔다. 이를테면 '마티즈'가 해외SF '고질라'와 제휴한 광고를 선보였고 태평양의 헤어제품과 콤비콜라가 당시의 화제작인 '킬러들의 수다'와 제휴하여 마케팅 활동을 벌인 것이 좋은 예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이 어려듯이 제휴 마케팅의 성공은 그보다 더 어렵다. 앞서 언급한 '킬러들의 수다'의 경우 신하균, 원빈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했으나 흥행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고 자연히 제휴한 제품들도 소기의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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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사례로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해피밀'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해피밀을 드시면 ○○○을 드려요', '우리 ○○○친구들이 해피밀로 놀러왔네요' 등의 광고문구로 출시가 임박한 어린이용 영화들의 캐릭터 상품을 어린이 셋트에 추가하여 주는 맥도날드의 마케팅 전략도 넓은 의미에서 그 형태가 이제는 정형화된 Co-Branding 활동에 가깝다.
 비교적 최근의 사례로 '비'가 주연한(지못미..;;) 스피드레이서나 마다가스카, 케로로 더 무비 등의 영화에 이러한 해피밀의 전략이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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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재미있는 예로, 영화는 또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영화의 이미지를 빌리고 싶어하는 온라인 게임들과 공동 마케팅을 하는 사례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 케로로파이터와 케로로 극장판의 제휴는 물론 그 효과를 극대화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으나 흡혈형사 나오열과 '귀혼'의 상관관계는 아무래도 모호하다.

 이처럼 삼성전자부터 게임업계의 공동마케팅까지 간략하게 살펴 보았는데 CO-BRANDING의 성패는 물론 영화의 흥행여부도 중요하겠지만 이와는 별도로 강력한 '상호연관성'과 '일관성'에서 나온다고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센스의 경우 일관되게 '놈놈놈'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맥도날드의 해피밀 시리즈가 어린이용 영화와 제휴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영화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에 '일관성'과 영화와 제품이미지의 '상호연관성'이 높아야만 영화가 흥행했을 때 최대의 효과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상업영화에 들어가는 PPL이나 CO-BRANDING을 통한 제품과의 연계, 홍보전략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마케팅의 범주에서만 이해하다 보니 정작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CO-BRANDING이 제품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의 홍보에도 크게 일조하는 현 실태를 감안할 때 CO=BRANDING은 영화관객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소위 '센스있는'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작성자 : 신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