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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3년

가격으로 유혹한다, 소셜커머스

연극을 보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고, 분위기 좋은 칵테일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까지! 적어도 10만원은 넘을 것 같은 데이트 코스이지만 실질적으로 이 커플이 지불한 돈은 단돈 5만원. 어떻게 5만원에 이런 데이트코스가 가능할 수 있을까.? 바로 소셜커머스덕분이다.





흔히 반값을 해주는 사이트로 알려진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를 말한다. 소셜커머스는 2005년 야후가 처음 소개한 개념으로, 초기에는 소비자들이 쇼핑리스트를 공유하거나 제품을 평가하는 쇼핑방식을 의미했다. 그러다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 SNS가 인기를 끌며 좀 더 발전했는데, 구매자들이 SNS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의 상품평을 볼 수 있게 되어 상품평에 신뢰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은 SNS와 연동기능이 있다.

 

 

한국의 소셜커머스

 

 

한국의 소셜커머스 서비스는 그루폰을 통해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고, 현재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몇몇 상위의 소셜커머스 업체들을 비롯하여 중소기업까지 총 1000여개의 소셜커머스 업체가 있다. 2010년 처음 소셜커머스 서비스가 도입된 것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성장을 이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그루폰과 비슷한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거래를 올려 일정한 수가 모이면 제안된 할인율로 소비자들이 구매가 가능하게 되고, 그 수에 미치지 못하면 거래가 취소된다. 일정한 수가 모여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사는 것은 과거 공동구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과거의 공동구매는 공산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되었던 반면, 소셜커머스는 요식업, 공연, 미용, 여행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가 대세인 만큼 많이 기업들이 소셜커머스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50%가 넘는 할인율을 적용하여 상품을 판매하는데도 과연 기업은 이익을 볼 수 있을까? 이익을 보지 못한다면 도대체 왜 업체들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자신의 제품을 판매할까?

 

소셜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는 대형업체들에 비해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회사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이익이 제로이거나 오히려 손해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매업체들이 너도나도 쿠폰을 판매하려는 이유는 직접적인 수익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광고 효과를 내기 위해서이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통해 그 상품에 대한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퍼뜨리게 되고, 그 후기를 통해 업체들은 다른 잠정적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한 업체의 만족도는 95%로 조사되었으며, 참여 업체들은 인쇄물 86%, 검색광고 90%보다 효과적이었다고 응답했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박리다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익을 줄이는 대신 많이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판매방식으로 일정 수량 이상의 판매가 보장 되어야 할인이 적용되어도 이익이 발생 가능한데, 소셜커머스가 박리다매의 중계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의 한계

 

 

그렇지만 지적되는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점이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국내에서 무려 54%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4대 소셜커머스 업체(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에서 짝퉁상품을 일제 명품이라고 거짓 광고하여 판매한 것이 적발되었다. 홈페이지 광고화면에는 제조국:일본, 제조사 ALTY, 히노끼 원목, 장인이 무려 2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완성한 최고 품질의 세안브러쉬등의 거짓 문구를 사용했다. 이들은 짝퉁인 줄 모르고 공급받아 판매했다.고 했는데, 가짜를 공급한 중간 유통업체 대표는 현재 도주중인 상태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문제가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품구매후기 위조로 과태료를 부과 받고 나서 1년도 못 돼 이런 사건이 또 발생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하다 보니 구매자들은 소셜커머스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점차 그들의 구매범위를 요식업, 문화공연으로 한정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의 사용 층이 정해져 있다는 것도 한계이다. 소셜커머스의 주요고객은 젊은 여성층이다. 그래서 식사/음료, 문화 공연 티켓, 의류, 여행 관련 상품, 화장품 등 여성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주 매출품목이다. 남성들이 주로 구입하는 자동차 부품, 스포츠 용품들은 상대적으로 잘 팔리지 않는 편이다.

 

또한 소셜커머스를 통해 쿠폰을 구입하고 가게를 찾아가면 서비스 질이 본래의 가격을 주고 이용하는 고객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당한 방식으로 구매하고, 구매의 대가를 받는 것인데 심리적인 불쾌감을 느껴 소셜커머스 이용을 그만두겠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셜커머스를 통해 갑자기 많은 손님이 방문해서 기존의 단골고객까지 불만을 느낀 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방향

 

그럼 위에서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셜커머스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선 제품의 철저한 품질 보장과 동시에 신뢰감 회복에 힘써야 한다. 언론에서 제품의 품질 문제가 많이 거론되었기 때문에 소셜커머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소셜커머스 가이드라인을 확립했다고 하는데 이는 신뢰감 회복의 좋은 출발이라고 본다. 소셜커머스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제제가 크지 않고 권고조치나 평가 내용의 공개 정도에 그치는 정도이지만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기에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가이드라인 확립으로 그 동안 30% 상시 할인 판매 제품에 추가 20%만 할인하고 반값 할인이라고 하는 등의 허위 광고도 방지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시정하려고 노력한다면 소비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이다.  

또 다른 신뢰감 회복 방안으로는 SNS 이용이 있다. 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라는 소셜커머스 정의와는 달리 한국의 소셜커머스 사용자들은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여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을 통해 좋아요를 누를 수 있게 되어있지만 구매의 10%도 누르지 않고, 대다수의 리뷰에 댓글도 없다. , 우리나라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해서는 물건의 신뢰감을 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래의 소셜커머스 취지대로 활발한 후기와 SNS이용을 증가하도록 한다면 신뢰감 회복에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소셜커머스 서비스의 문제는 소셜커머스 패러다임을 조금 바꿔봄으로써 해결할 수도 있다. 그 하나의 예가 얼마 전부터 등장한 흥정커머스이다. 흥정커머스는 정해진 할인율 없이 손님과 식당 사장간의 직접적인 흥정을 통해 가격을 할인 받고 추가 서비스를 받는 형태이다. 이를 통해서 구매자들은 전보다 더 많이 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가게 주인과의 유대감 및 친밀함을 쌓을 수도 있다. 게다가 가게에 손님이 일정한 시기에만 몰리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서 좋고 업체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높은 만족도로 지속적인 고객확보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이미 등장한 흥정커머스 외에, 분야별로 전문화된 소셜커머스 사이트 개발 등 패러다임 변화도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소셜커머스 시장은 4개의 업체가 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2000~3000개의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맨날 팔리는 것만 판매되고 주사용 층도 여성인 것이다. 타겟을 확실히 하는 사이트를 개발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줄 것이다.

 

소셜커머스는 업체에게 제품의 판매 이익홍보효과두 마리 토끼를 얻을 수 있게 하고, 소비자는 낮은 가격에 높은 질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환상적인 상리공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게다가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중간에 수수료를 받으니 세 입장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다. 현재 소셜커머스가 가지고 있는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여 건전한 소비문화 형성에 기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