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마케팅(Nudge Marketing)
넛지 마케팅의 ‘넛지’라는 단어는 주의를 얻기 위해 슬쩍 찌르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넛지 마케팅이란 고객에게 슬쩍 다가가 관심을 얻어내는 형태의 마케팅 방법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의 넛지 마케팅은 소극적이고 피상적인 형태의 마케팅이다. 고객에게 가까이 가서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이 사고 싶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적극적이고 발전된 넛지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의미의 넛지 마케팅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넛지 마케팅(Nudge Marketing)이 주목받는 이유
소비자들은 계속 새롭게 진화한다. 엘빈 토플러가 제 3의 물결에서 언급했듯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하던 컨슈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프로슈머로 발전했다. 그러나 현재에는 프로슈머에서 더 나아가 직접 나서서 제품을 제작하는 DIY형 프로슈머인 크리슈머, 쓸 것은 쓰되 이를 통한 문화생활, 건강, 인테리어 등 부수 효과까지 누리려는 똑똑한 소비자인 스마트슈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진화된 소비자들은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 중 4단계인 자기존중의 욕구와 5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가 높은 능동적인 소비자에 속한다. 또한 이러한 능동적인 소비자들은 불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넛지 마케팅은 현재와 같은 불경기에 주목받을 수 있는 마케팅이다.
디지털화로 인해 다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 현대 사회에서의 고객은 상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기업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똑똑해진 고객들은 자신들은 광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똑똑한 소비자들에게 ‘이것이 내가 원하는 상품이고 이건 내가 나의 판단으로 선택한 상품이야. 난 현명한 소비자야!’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면 소비자들은 그것이 넛지 마케팅인지도 모른 채 넛지 마케팅을 제공 회사들이 원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즉, 더이상은 권한다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그것이 필요하다고 능동적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마케터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이들의 세계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넛지 마케팅(Nudge Marketing)의 예시
1. G마켓 - 나만의 가구
G마켓에서 진행한 ‘나만의 가구 만들기’ 이벤트는 직접 생산자의 입장이 되어 그들만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있다. 1위 당선작인 360도 원형책상은 칸막이가 앉는 사람을 중심으로 둘러싸여 집중력을 높여주고 방대한 수납공간이 있는 상품으로 사각 책상에서 공부하다가 칸막이를 이용하면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고객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원형책상은 20만원에 육박하는 경매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추가제작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품이다. 이는 DIY형 프로슈머인 크리슈머들의 니즈를 찾으려는 넛지 마케팅의 사례라고 할 수있다. 수동적인 고객 모니터링이나 단발성 이벤트 참여로는 성이 차지 않는 크리슈머들을 공략한 것이다. 이렇듯 넛지 마케팅은 고객에게 가까이 가서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여 똑똑한 소비자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인다.
2. 몰스킨 – 쓰여지지 않은 책
몰스킨은 1800년대에 파리에서 흥행하던 백지로 만든 수첩이다. 이러한 몰스킨은 고흐, 헤밍웨이 등의 문인들에게 사랑을 받다가 1980년대 중반에 디지털화와 저가품 공세로 인해 사라졌었다. 하지만 이러한 몰스킨은 창의 계층의 부상으로 인해 다시 성공하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창의적인 일을 하는 지식근로자들은 똑똑한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광고에 쉽게 휩쓸리지 않기 때문에 주어진 물건을 사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사고 싶은 상품을 구매하기를 원한다. 몰스킨은 바로 이 점에 착안했다. 몰스킨의 경영자들은 몰스킨이라는 수첩을 단순한 수첩이 아니라 쓰여지지 않은 책(Unwritten book)이라고 정의했다. 몰스킨은 구매자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써서 완성하도록 만들어져있다. 즉 자신의 창의력을 끌어내기 위해 몰스킨을 구매한 스마트슈머가 곧 몰스킨을 만들어내는 크리슈머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똑똑한 소비자들은 단순히 몰스킨이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경험을 사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이 수첩은 2~3만원대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3. 서울우유 – 제조일자 표시
넛지 마케팅이 현대사회의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새로운 상품만이 넛지 마케팅의 대상인 것은 아니다. 전통 상품에도 충분히 넛지 마케팅의 아이디어를 집어 넣을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발전된 형태의 넛지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는 우유소비를 하는 데 있어 광고보다 건강을 위해 신선함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포착했다. 이들은 살 것은 사되 이를 통해 건강이라는 부수 효과까지 누리려는 스마트슈머들이다. 이러한 스마트 슈머들을 공략하기 위해 서울우유는 기존의 유통기한뿐 아니라 제조일자까지 우유팩에 표시하기로 했다. 생산되는 것은 각기 다른 시기지만 공장에서 출고될 때 같은 유통기한이 표시되기 때문에 우유마다 신선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에 대해 알 권리를 갖게 함으로써 서울 우유는 타 우유업체들보다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고 나아가 더욱 사고 싶은 넛지 마케팅을 할 수 있었다. 서울우유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800만개정도였으나 제조일자를 표시한 7월 이후에는 900만개를 넘어섰다. 또한 서울우유가 조사한 자료에서 응답자의 64%가 제조일자를 확인했으며 이 중 98%가 제조일자 표시가 우유 구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넛지 마케팅(Nudge Marketing)의 특징과 유의사항
넛지 마케팅은 다양한 마케팅과의 접목점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넛지 마케팅의 주 타겟층이 똑똑한 소비자라는 데 있다. 먼저 넛지 마케팅은 똑똑한 소비자를 찾는다는 점에서 블루슈머 마케팅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앞서 말한 G마켓의 사례에서 360도 원형책상을 원하는 크리슈머는 블루슈머이며 몰스킨의 사례에서 자신들의 창의성을 위해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만들어내는 스마트슈머, 크리슈머도 블루슈머이다. 또한 서울우유의 사례에서도 건강을 위해 제조일자를 확인하는 스마트슈머도 블루슈머이다. 이러한 블루슈머를 찾아내어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는 것이 블루슈머 마케팅이다
이 밖에도 넛지 마케팅은 힐링 마케팅, 에코마케팅, 펀 마케팅과도 연관될 수 있다. 힐링 마케팅의 경우 똑똑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소비를 하는 데 있어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를 치유하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에코 마케팅의 경우도 환경을 챙김으로써 자신의 삶의 질을 증진할 수 있으므로 스마트 슈머들은 자신들이 똑똑한 소비를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펀 마케팅도 소비자들이 자신의 삶을 증진하기 위해 사고 싶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함으로써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한다. 이는 똑똑한 소비자들을 공략한 넛지 마케팅에 움직인 것이며 이렇듯 적극적인 의미의 넛지 마케팅은 다양한 다른 마케팅과 함께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한편 넛지 마케팅이 커뮤니케이션을 자유롭게 하는 똑똑하고 당당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기업이 제공하지 못하였거나 기업이 제공한 제품이 똑똑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불만족한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불매운동 등을 하거나 악플러가 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넛지 마케팅(Nudge Marketing)의 발전방향
위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발전된 의미의 넛지 마케팅은 똑똑한 고객에게 다가가 그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다른 소비자들까지 이끌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넛지 마케팅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마케팅으로 나아갈 수 있다. 시장에서의 시장조사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기술의 한계와 상상력의 한계로 아직 발현되지 못했던 똑똑한 고객들의 숨겨진 니즈를 만족시키는 it-item과 it-service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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