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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광고] 재미있다! 환타 선생! (라고 쓰고 광고라 읽는다)


(고전적인 이미지는 순전히 필자의 취향 ㅋㅋ)




아무도 없는 교실.

교복을 입은 한 여학생이 책상에 놓여있는 환타를 마시기 위해 캔을 잡지만 캔은 책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여학생은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아예 캔에 입을 대고 책상을 번쩍 들어올린다.
그때 교실 문이 활짝 열리고 들어오던 선생님과 눈이 마주친다.
그것으로 끝.

 

“엥??” 하고 멍해져 있는 순간, “It’ s Fun time!!” 이라는 멘트가 나오고
오렌지와 망고 더미를 가르며 비키니를 입은 여자 댄서들이 등장해 춤을 선보인다.

그리고 그제서야 환타 광고임을 알린다.

 

2004년 1월
국내에서 방영한 환타 광고 시리즈 중 하나로 당시 11편의 이 황당 광고 시리즈가 국내 전파를 탔다.

 (필자가 유일하게 내용 전부를 기억하는 편이 위의 것, 아쉽게도 동영상이나 이미지를 구하지 못 함;;;)





당시 환타는 주로 유머 소구를 사용하는 광고 컨셉이나 펀 마케팅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광고 초반부 부터 유머의 강도나 방법은 약간씩 변화되어 오고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광고를 통해 객관적인 편익이나 효율을 제시하기보다는 소비자에게 간접적으로 소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편이었다. 광고는 이해하기 힘들고 상품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내용을 보여주지만 광고 자체에 깊은 재미를 느끼고 이것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자연스럽게 ‘환타’라는 상품을 기억하게 만든다.




(30% 줄어든 설탕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 각설탕들, 매우 귀엽다 ㅋㅋ)


                     (오잉??? 그러니까, "대한민국 사고 현장 출동 전문회사"에서 실어간다 이거냐...)





일본에서 제작된 이 환타 광고 학교 시리즈는 일본인들 정서에 들어맞는 일본인을 위한 환타 광고라고 여겨졌으나 일부 우려와는 달리 당시 유행하던 허무 개그 시리즈와 맞물려 국내 10대에게 크게 어필했다.

 

특히 2002년 3월 16일 '3학년 C반 드래곤 선생'을 시작으로 2년 넘게 이어온 엽기 교사 시리즈는 국내에는 방영되지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고 국내에서도 모 사이트에서 소개된 후 입소문을 타고 인터넷상으로 빠르게 퍼져 인기를 모았다. 당시 환타는 “10대들이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주는 음료수"라는 광고 의도로 제작되었는데, 광고자체 또한 10대들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날려 주었던 모양이다.




"3넨 ~구미 ~센세-" 시리즈, A반의 카와짱(가죽잠바) 센세-, C반의 드라곤(드래곤) 센세-, D반의 게끼야스(출혈세일) 센세-, F반의 DJ센세-, G반의 쇼군(장군) 센세-, H반의 히로메로(아침드라마)센세- 하나같이 개성파 선생님편의 첫 장. 이 학교의 미래는 대체...)


 여하튼 이후 럭키스타, 은혼 등 애니메이션이 이 광고를 패러디 하거나 일본 낙농회 광고 시리즈가 이 기법을 사용해 광고하는 등 일본에서 제작된 환타 광고 시리즈는 꽤나 오랫동안 기억되었고 성공적이 광고 케이스로 남게 되었다. 


                                         




그럼 잠시 교사 시리즈를 감상해보자

 

먼저 시리즈의 신호탄인 “3넨 C구미, 드라곤 센세-(3학년 C반 그래곤 선생님)“편





“3넨 S구미, 쿠로히게 센세-(3학년 S반 검은 수염 선생님)“편


“나츠야스미다요!, 코쵸 센세-(여름방학이다, 교장 선생님)“편

해석
양아치 선생님: "교장(선생님) 말씀이다!"
교장 선생님: "내일부터 여름방학......

(목소리 커지며)이여야 하지만!!!"


지각하거나 졸아서 생긴 로스타임으로
한학기를 속행한다!"


학생: 이젠 싫어!

[환타 산뜻한 복숭아맛]


(모두 다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광고는 '아침 멜로 선생님' 편과 이 '교장 선생님편'
마지막의 학생들의 자포자기 "이제 싫어-"가 너무 귀엽다. ㅋㅋㅋ, '아침 멜로 선생님' 편은
일본 아침 드라마도 마지막 시어머니 대사가 압권! "이 도둑 고양이!" 우리나라 아침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 









이 교사시리즈는 교육에 대한 열의인 건지, 개성이 강한 건지, 아니면 박봉교사인생에 대한 비딱한 반항심의 표출인 건지 알 수 없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선생님들과 이에 대해 시니컬한 한마디를 던지는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공방(?)을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광고가 언제나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 광고는 광고 자체 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확실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광고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그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제품은 잊어버리고 광고만 기억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광고하는 제품보다 광고 자체에 더 흥미를 느끼도록 만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을 잊지 말자. :D

 

 

 

 

 



 

 

 

*참고문헌 및 자료 :
“게릴라 마케팅(마케팅 전쟁에서 열정과 민첩함으로 승부하는 게릴라 마케터들의 지침서)"
제이 콘래드 레빈슨 | 박희라 | 비즈니스북스 | 2009.04.10

"화제의 일본환타CF, 드디어 교장선생님 등장!!" 김세혁기자/eRunNews.com




**마지막 참고로 각 시리즈의 간략한 줄거리

1편 - 3학년 C반 드래곤선생(ドラゴン先生, 영어)
'이소룡'을 흉내내는 영어선생님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칠판에 쓴 다음 "이거 시험에 나옵니다"라고 한 마디. 학생들은 답답하기만 한데...

 

2편 - 3학년 A반 가죽점퍼선생(革ジャン先生, 영어)
'BABY'라는 한 단어를 가르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자칭로커' 영어선생님. 학생들은 슬슬 진도가 걱정이다.

 

3편 - 3학년 D반 바겐세일선생(激安 先生, 수학)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바겐세일 컨셉의 수학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 복장도 바겐세일, 문제내용도 바겐세일... 학생들은 할 말을 잃었다.

 

4편 - 3학년 J반 양아치선생(ツッパリ先生, 국어)
카리스마 넘치는 양아치 선생님의 한자테스트. '吐露非狩古鬱'라는 엉터리 문장을 써놓고 학생에게 읽어보라고 윽박지른다. 정작 자신은 일본어 음만 따서 '토로피카루후루츠'라고 읽어버리는데...

 

5편 - 3학년 G반 장군선생(將軍 先生, 역사)
지체 높은 장군선생님이 진행하는 역사수업. 장군이 던진 물음에 감히(?) 고개를 들고 대답한 여학생에게 불호령이 떨어진다.

 

6편 - 3학년 H반 아침멜로선생(晝メロ先生, 국어)
정숙한 이미지의 여선생님이 진행하는 국어수업. 돌연 선생님의 옛 애인과 그의 어머니가 등장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7편 - 3학년 F반 DJ선생(DJ先生)
DJ처럼 스크레치를 하면서 문제를 내는 선생님. 학생이 답 "3x(자막의 '4x'는 틀림)"라고 말하자 역시 DJ처럼 "틀렸습니다"라고 명쾌한 한마디를 던진다. 학생은 상처를 받고 마는데...
 

8편 - 3학년 S반 검은수염 선생(黑ひげ先生)
긴장감 넘치는 엽기 청소당번 추첨시간. 당첨된 학생에게 "청소당번입니다"라는 한 마디를 건네는 선생님과 "그런 게 어딨어"라며 불만을 터뜨리는 학생...

 

9편 - 여름방학이다, 교장선생님(校長先生)

(양아치 선생님이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알림. 교장선생님 "내일부터 여름방학......이여야 하지만 지각하거나 졸아서 생긴 로스타임으로 한학기를 속행한다." 학생들은 더 참을 수 없다. "이젠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