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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픽사의 감동적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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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관암으로 얼마 살지 못하는 10세 소녀 '콜비(Colby)'.
죽음에 대해서 준비는 했지만, 디즈니-픽사(Disney-pixar)의 신작 애니메이션 'UP'을 무척이나 보고싶어 했다고 합니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콜비에게 영화를 보여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정작 콜비는 더이상 영화관에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하네요.

 고맙게도 콜비 가족의 친구들은 포기하지 않고 픽사 스튜디오에 연락했고, 픽사는 이제 막 개봉해서 상영중인 영화를 DVD로 만들어 콜비의 집에 직접 보냈다고 합니다.

 콜비는 당시에 눈을 뜰 수 없을만큼 아픈상태였기 때문에 콜비의 어머니가 영화를 보며 상황을 설명해 줬고, 콜비는 간혹 고개를 끄덕였다고 하네요.

 픽사는 콜비를 위한 개인적인 상영 후에 다시 DVD를 회수해서 유출을 막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콜비는 영화를 본 늦은 밤에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머리가 텅 비어버리는 것 같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위독한 어린아이 단 한명을 위해 DVD를 만들고, 직원을 파견하여 상영하는 노력은 아무 회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깊은 인상을 받은 점은, 콜비라는 소녀가 있고 위독하며 UP을 보고싶어한다는 소식을 픽사가 들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평소에 이 회사가 자사의 애니매이션을 보는 시청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한 대목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놀라운 것은, 신작영화를 콜비를 위해 개인상영 하기로 한 그 과감한 결정입니다. 신작 영화가 이제 막 상영되기 시작한 상태에서 그런 결정은 회사로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디즈니-픽사는 이 쉽지않은 결정을 신속하게 내렸고 실제로 실행했습니다. 이 또한 평소에 '누구를 위해서 우리는 기업을 운영하는가?' 혹은 '진정 우선으로 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이나 신념이 없었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디즈니-픽사의 결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개인의 마지막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위해서 BUSINESS가 아닌 영역을 과감히 선택한 이 결정은 오래도록 디즈니-픽사를 무엇이 진정 중시되어야 할 가치인지 아는 회사로 기억되게 할 것입니다.

 한해에도 수천명씩 새로운 마케터가 시장으로 쏟아집니다. 그들은 신상품을 기획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판촉물을 발송하는 사람들 일 수도 있고, 프로모션계획을 잡는 사람일 수도 있고, 마케팅 전략을 짜는 사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마케터는 자신이 마케팅 하는 상품으로 머리속이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케터 한명 한명이 다 '진정 우리가 우선시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라는 확고한 믿음이나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주주의 이익을 헤치지 않으면서도 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근본 가치인 '사람'과 '사회'를 위하는 위대한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있는지 의문입니다.

 아마도 답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오늘 이 기사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해 봅니다.

작성자 : 신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