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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 국내 業종별 마케팅 UP전략 : 커피전문점 산업

국내 業종별 마케팅 UP전략도 어느새 네 번째 연재를 맞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LCC 산업’, ‘프로 스포츠 산업’, ‘저가 화장품 산업’ 등에 대한 UP 전략을 다루었고, 이번에는 지난 10여 년 동안 국내 산업 시장에 크나큰 변화를 불러 일으켰던 커피 산업, 특히 커피전문점 산업의 UP 전략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커피 시장의 현황

커피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료품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이 커피 믹스이며, 우리나라의 커피시장의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이는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시장인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커피시장이 해마다 10~2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커피시장에는 신규 진입하는 업체들의 수가 크게 증가 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당연한 결과로서, 현재 커피시장에서는 다양한 커피업체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커피산업의 성장세와 치열한 경쟁양상은 커피전문점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납니다. 현재 국내 커피전문점 산업에는 국내외의 여러 커피전문점 업체들이 진출해 있으며,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 등을 배경으로 다양한 커피전문점들이 진출한 상태입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신규업체도 다수이며, 결국 이들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커피전문점 산업에 뛰어든 각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서 가격, 맛, 향, 원두의 신선도, 서브 메뉴(샌드위치, 와플 등) 개발 등을 통해 시장 내의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중입니다.

하지만 워낙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시장에서 위의 요소들은 커피의 기본이 되었으며, 따라서 이들만으로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즉, 가격, 맛, 원두의 신선도, 매장의 인테리어 등 기존의 경쟁차원만으로 커피를 차별화 하는 것은 이제 한계에 부딪히고 있으며, 커피산업은 이제 새로운 우위요소가 필요한 시점에 이른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아래에서는 커피전문점 산업을 up시킬 전략에 대해 논의하되, 커피제품 자체의 특성, 소비자의 행태 등을 고려하여 그 방향성을 탐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제품 자체의 특성 : 문화를 선도하는 음료, 커피.

커피음료는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과정에서 시기에 따라 특정한 문화를 창출해 왔습니다. 60년대에는 ‘다방’이라는 공간에서 다방 문화를 창출하였으며, 70년대에 등장한 믹스커피는 커피가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오는 계기가 되어 믹스커피와 관련된 생활양식을 창출해 냈습니다. 그리고 80년대에는 커피 자판기의 출현으로 또 그 나름의 생활양식을 창출했습니다. 커피 자판기 앞에 모여 직장 동료, 친구, 연인과 이야기하는 광경은 하나의 문화적 요소로, 커피자판기의 보급과 함께 대중화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커피산업 전반이 성장한 것은 물론입니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에스프레소라는 생소한 커피를 필두로 한 커피 전문점의 등장과 함께 소비자들은 새로운 커피를 경험했습니다.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커피를 기반으로 한 Take-out 커피 전문점들은 수도 없이 생겨났고, 이는 인스턴트커피와 더불어 한국 커피의 대표적인 커피 문화의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Take-out 커피 전문점’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대화의 장을 형성하였고, 또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커피를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으며 유행에 민감한 2,30대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이미지와 아이템으로까지 생각되었습니다.

이처럼 다방커피, 믹스커피, Take-out커피 등 커피의 상용화 형태에 따라 커피는 그 나름의 생활양식을 창출하고, 이미지를 생산해왔습니다. 즉, 커피라는 제품은 음료로서의 기능적 측면을 가질 뿐만 아니라, 커피와 관련된 생활양식과 문화를 창출해내는 면모를 보여 온 것입니다. 따라서 커피의 과거를 살펴볼 때, 커피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문화적 감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커피와 관련된 문화적 감성의 현재는 어떠할까요? 에스프레소의 등장도 10년 전이었으니, 이제 Take-out 커피의 문화적 상징성도 희석되지 않았을까요? 처음 Take-out커피 시장이 등장하였을 때에는, 소비자들이 고급화된 커피를 통해 커피를 마시고,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Take-out 커피가 대중화되고, 다양한 커피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커피의 이러한 감성적 우월감에 대한 소구력은 약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커피시장에 있어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하나는 Take-out 커피가 그만큼 성공적으로 대중화되고, 정착했다는 긍정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Take-out 커피가 대중화 되면서, 등장 초기에 창출했었던 감성적 우월감 등의 요소가 희석되어 거의 사라졌다는 부정적 측면입니다. 즉, 다방커피, 믹스커피, 그리고 Take-out 커피가 창출해온 문화적 감성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커피라는 제품이 갖는 문화적 특성을 살려, Take-out 커피의 Next Generation이 될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변화 : 착한소비 그리고 핸드백효과

커피와 관련하여서는 전반적인 소비문화 및 패턴 변화와 커피시장에서의 소비자들의 변화 두 가지를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전반적인 소비문화 및 패턴 변화 중 저희는 ‘착한소비의 확산’을 유심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최근 소비의 기준과 소비자들의 인식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값싸고 좋은 물건이면 구입한다는 기존의 ‘합리적’ 소비 개념은 과거의 것이 되어가고, 소비를 통해 ‘좋은 기업이, 좋은 뜻으로, 정당한 대가를 주고 만든’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떳떳한 일을 한다, 착한 일을 한다.’는 소위 ‘착한 소비’ 개념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커피시장에서의 소비자를 생각할 때에도 당연히 이러한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에 관한 예는 다른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G마켓에서 선정한 2009년 상반기 히트상품 10가지 키워드에서도 ‘착한 소비’가 포함 되어 있을 정도로 가격과 품질만을 주로 생각했던 소비 형태에서 에너지절약, 친환경, 사회공헌까지도 고려하는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 몰에까지 확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착한초콜릿’ ‘착한여행’ 등 ‘착한’으로 이름 붙여진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고, 이는 유통 단계를 대폭 줄이고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해 20% 이상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가 Win-Win하는 착한 소비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맛, 신선도 등의 커피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만족감이나 선함이 깔려 있는 고객의 착한 소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은, 앞으로의 커피 문화에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 커피시장 자체에서 일어나는 소비자의 변화로는 커피가 가지던 ‘핸드백 효과’가 점차 희석되는 측면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 커피전문점이 등장하였을 때,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뉴요커’의 이미지와 결부되어 ‘있어 보이는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또 점심 한 끼의 식사 가격 정도나 되는 Take-out 커피를 들고 다니는 행위 역시 이러한 이미지, 즉 핸드백 효과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커피를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으며 유행에 민감한 2,30대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이미지와 아이템으로까지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커피전문점이 등장하고, 커피전문점이 대중화되면서 커피의 이러한 측면은 희석된 것이 사실입니다.

착한소비와 마찬가지로 커피산업에서 ‘있어 보이는 이미지’ 측면은 활용 면에서 가능성을 지닙니다. 기존에 소비자들에게 Take-out 커피가 핸드백효과를 내는 아이템으로 사용되었듯, 또 다른 의미에서 커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커피가 핸드백 효과를 내는 아이템으로 각광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커피의 Next Generation : ‘착한소비의 문화적 중독성’

앞서 커피는 단지 음료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 감성에 소구하는 제품이라는 점, 소비자들 사이에서 착한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Take-out 커피의 일반화와 함께 커피의 핸드백효과가 희석되었다는 점을 언급하였습니다.

이러한 논점들을 모두 종합하면, 커피전문점 산업에서는 Take-out커피의 Next Generation으로서 착한소비를 통해 커피의 새로운 문화적 감성을 창출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착한소비를 활용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던 커피의 문화적 요소, 핸드백효과 등을 고려할 때 착한소비를 통한 커피소비가 소비자 자신에게 ‘있어보이는 이미지’를 제공하는 데에까지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는 착한소비가 소비자의 윤리적 충족감을 만족시키거나,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서 나아가, 이러한 소비를 소비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그린을 소비하는 ‘에코 시크’는 이와 관련된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착한소비 자체에 대해 긍정적 인식은 널리 확산되어 있습니다. 단지 윤리적 충족감을 만족시키던 것에서 나아가 이를 드러내고,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을 마련할 수 있다면, 착한소비는 커피 본래의 문화적 특징과 결부되어 커다란 문화적 중독성을 창출할 것입니다.


 

착한소비의 활용에 있어 주의사항

많은 경우, 착한소비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협소한 타겟이라는 한계에 부딪히곤 합니다. 착한소비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가진 소비자들은 많지만, 실제로 착한소비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편 착한소비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려되지 않고, 기업의 이미지 제고 정도로만 해석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착한소비를 통해 ‘우리기업은 공정무역 원료를 사용하는 윤리적 기업이다’ 와 같이 기업의 윤리성을 돋보이려 할 뿐 소비자의 편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착한소비의 마케팅적 활용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두 경우 모두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편익을 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착한소비의 활용은 윤리성에 한정된 기존의 소구 방식을 탈피하고,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제시할 수 있을 때 그 가능성이 현실화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하였듯 커피가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편익은 커피를 통한 자신의 표현 및 문화적 감성 충족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에도 커피에 착한소비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에서 나아가 커피가 착한소비를 드러내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있어 보이는 이미지’로 연결하여 결과적으로 커피소비자 사이에 문화적 중독성을 창출하는 전략은 그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맺음말

우리나라는 ‘커피’와 그와 관련된 ‘물질’을 바탕으로 한 정신문화를 형성해 왔습니다. 다방문화, 인스턴트 커피문화, 자판기 커피문화 등은 그 좋은 예였습니다. 최근에는 ‘Take-out커피’라는 새로운 물질과 ‘과시 문화’가 도입되어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가 또 다른 방향으로 변화했습니다. ‘원두커피’와 Take-out 커피 전문점’들이 급증했고, ‘콩다방’, ‘별다방’, ‘된장녀’ 등의 신조어들이 만들어지는 등, Take-out 커피점에 가거나 Take-out 커피 컵을 들고 다니는 것이 자신을 과시(표현)하는 아이템이 되는 문화로 형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커피산업은 소비에 ‘착한’이라는 윤리적, 정신적 문화가 더해진 ‘착한 소비’문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착한소비를 통해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이 한 행위에 뿌듯함을 느끼고, 나아가 이를 자신을 나타내는 표현 방식으로 사용하는 소비자. 이러한 소비자들을 선도하는 전략으로 커피 문화의 Next Generation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