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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7년

미식 마케팅

미식 마케팅

VIB. 한원호

 

 

1. 미식마케팅이란?

  과거에는 음식이 살기 위해먹는 생필품의 개념이었다면, 현대에 들어서 음식은 하나의 문화생활이자 윤택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2016년 한 해 음식키워드가 가장 뜨거웠던 것은 그러한 시대 변화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 맛집, 먹방, 먹스타그램, 셰프 열풍이 불었고, 하반기에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표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미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미식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고, 기업들 역시 이를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많은 시도를 하였다. 그러나 다른 감각들과 달리 미각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직접 적용시키는데 한계가 분명하기에(식음료 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은 간접적으로 미식 체험을 제공하거나 해당 음식이 가지는 이미지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자신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미식 마케팅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2. 미식 마케팅 사례

 

1) 록시땅 디저트 카페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L’occitane)은 오감 마케팅을 가장 잘 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감각 마케팅의 일환으로 록시땅은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녹여낸 디저트 카페를 아시아 각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록시땅 카페에서는 다양한 프렌치 디저트를 제공하여 프렌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메뉴들로 자연주의의 아이덴티티를 담아냈다. 신선한 과일 등을 DP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점 역시 자연주의이미지를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함이다.

 

 

 

2) 벤츠 재팬 라멘 한정 이벤트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 세계적으로 젊음의 아이덴티티를 부각시켜 보다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벤츠는 비싼 브랜드라는 인식이 뿌리 깊고, 젊은 층의 경우 차량 구입은커녕 운전면허도 따지 않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BI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매장에 방문조차 하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벤츠는 도쿄의 매장에서 대중 음식인 라멘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라멘이 가지는 이미지로 ‘어렵지 않은 곳’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였다.

  벤츠라는 브랜드가 가졌던 기존 이미지와 라멘이 가지는 소탈한 이미지가 상충하면서 소비자들은 흥미를 느꼈고, 그 결과 라멘이 매진되고 SNS 인증 유행이 일어나는 등 이 이색이벤트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특정 음식이 가진 고유의 이미지와 브랜드가 보이고자 했던 이미지를 잘 결합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 이케아 코리아 - 헤이 집밥(Hej JIPBÖP) 프로젝트

  이케아 코리아는 소비자와의 감정적 커넥션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이케아는 외국 기업으로써 한국 소비자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가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최근 서양의 가정집이 아닌 한국의 아파트 거실을 담아낸 광고를 제작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케아는 헤이 집밥(Hej JIPBÖP) 프로젝트에서 이원일 셰프를 초청해 스웨덴을 대표하는 음식인 미트볼과 한국의 불고기 소스를 활용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매장에서 일시 메뉴로 선보였다. 또한, 단순히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쿠킹 클래스를 함께 진행하는 등 체험 마케팅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이케아 코리아가 작년 대비 6% 성장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을 볼 때 유대감이라는 메시지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볼보 코리아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

  볼보 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볼보=안전하다는 인식이 너무 강한 나머지, 또 다른 아이덴티티인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실제로 국내에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소비자들이 이케아, 뱅앤울룹슨과 같은 여타의 스웨덴 브랜드들에 열광하였던 반면 볼보는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는데, 이는 상품성을 논외로 의외로 많은 이들이 볼보가 스웨덴 브랜드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볼보는 자신들 역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임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신사동 가로수길에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the House of Sweden)’이라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스웨덴 특유의 커피 문화인 피카(Fika)’를 소개하였다. 자신들의 제품을 노출하면서 북유럽의 별장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는, 가장 스웨덴 적인 경험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볼보는 자신들의 아이덴티티인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였다. 상품성 개선과 지속적인 브랜드 마케팅에 힘입어 볼보의 판매량은 2017년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22.8%, 3년 전에 비해 165.6% 성장하였다.

 

 

 

3. 미식 마케팅의 장단점

앞선 사례들에 보았듯, 미식은 기업들이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우선 미식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경험이기에 소비자들에게서 만족감을 쉽게 이끌어내며, 이러한 만족감은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패션 브랜드 아르마니의 경우를 보면, 자신들의 계열 상품 브랜드 아르마니 돌치에서 판매하는 초콜렛을 먹은 경험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아르마니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이고 나아가 아르마니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였다고 한다. 또한 미식을 활용한 마케팅은 다른 전략과 병행하는 경우 시너지 효과를 강하게 발휘하는데, 이는 미식의 요소가 결합되었을 때 사람들이 그 전체를 라이프 스타일의 범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브랜드가 시승행사에서 비싼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단순히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 아닌, 자신들의 브랜드를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인식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 미식의 요소가 개입됨으로써 단순한 체험 기회가 하나의 문화생활로 진화하게 되는 것이다. 끝으로 미식 체험은 최근의 SNS 문화와 훌륭하게 매칭되기에, 미식 마케팅의 활용은 높은 확산성을 가진다. 소비자는 미식 체험을 통해 1차 만족, SNS을 통한 인증을 통해 2차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브랜드는 소비자의 SNS 활동을 토해 간접적으로 다수에게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게 된다.

물론 미식 마케팅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음식'이라는 매개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연결시키기 어렵다는 점인데, 이는 대부분의 BI가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또한, 적합한 미식 체험을 선정하였다 하더라도 고객이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시 말해, 미식 마케팅은 메시지를 체화시키듯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음식과 미각이 가지는 본질적 특성 때문에 모호한 메시지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미식 마케팅을 위해서는 전달하려는 아이덴티티의 명료화, 다른 마케팅 전략과의 병행을 통하여 소비자의 메시지 이해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 특정 음식이 가지는 기존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 등이 효과적일 것이다.

 

 

[출처]

한국마케팅학회, 브랜드의 총체적 경험이 소비자-브랜드의 정서적 유대관계에 미치는 영향

마틴 린드스트롬, <오감브랜딩>

박민수, 문화마케팅 유형이 기업 브랜드 태도와 고객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

 

포브스, The Billionaire Behind L’Occitane’s Asian expansion

https://www.forbes.com/forbes/2011/0411/features-billionaire-behind-loccitane-asian-expansion.html

더 피알, [인터뷰] 이케아는 김치맛을 추구하고 있다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94

조선일보, 벤츠, 도쿄 롯본기 매장에서 라멘팔기 시작한 이유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05/2016120501584.html

MBC, 라면파는 벤츠, 日 치열한 자동차 마케팅 전쟁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214&aid=0000707401

매일경제, 볼보, 북유럽 문화공간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운영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3061

 

(사진)

록시땅 카페

https://eatandtreats.blogspot.kr/2015/05/eatandtreats-japan-loccitane-cafe.html

벤츠 라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05/2016120501584.html

이케아- 이원일 셰프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esignpress2016&logNo=220970282255&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볼보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3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