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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7년

즐거움을 판매합니다, 브랜닉 마케팅

즐거움을 판매합니다, 브랜닉 마케팅

17기 Alpha 신예림

 

 언제 어디서나 광고가 보이고, 접하는 모든 것이 마케팅이다. 집 앞 버스정류장부터 인터넷 뉴스, 페이스북 타임라인, 영화관 스크린까지, 원치 않는 광고가 계속 머릿속에 들어오는 건 이제 일상이다. 안 그래도 피곤한 피로사회에서, 공격적이고 꾸준한 마케팅은 거부감만을 남기고 잊히기 십상이다. 기업이 떠먹여주지 않아도 이제 소비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찾아갈 수 있고, 과잉광고가 개인적인 삶의 영역을 침해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이 원하는 것은 내 상품과 서비스를 좋은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각인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마케팅과 광고는 필수적이다. 소비자의 사적인 영역을 마구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상품을 어필하는 방법은 없을까? 소비자들이 정보를 찾아올 수 있도록 적정선에서 유도할 수는 없을까?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브랜닉 마케팅’, 즉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강요하지 않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BrandPicnic의 합성어로, 소풍 가듯 즐거운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브랜닉 마케팅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경험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 조성,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행사 개최가 있다. 판매가 아닌 브랜드 경험을 위한 공간과 상황에서, 방문객들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Case 1) 교보문고 광화문점

 교보문고는 서점일까? 당연하게도, 책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 맞다. 그럼 교보문고 매장을 서점이라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책을 사러 그곳에 가지만, 정말 방문 의도가 책 쇼핑뿐이라면 인터넷에서 사는 게 더 빠르고 쉬운데 굳이 서점까지 갈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광화문 한복판에 있는 교보문고까지 가는 이유는 그곳이 재미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2015년 교보문고는 백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원목 탁자를 매장에 들였다. 방문객들이 책을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 전에도 매장 내에 수많은 의자와 탁자를 두고 고객들이 비치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해 왔다. 서점에 마련된 책상에 사람들이 일렬로 앉아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풍경은 교보문고가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독서 문화를 증진하고, 사람들이 책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문화 공간이라는 인상을 준다. 비슷한 맥락으로 교보문고에는 저자강연과 작가 사인회를 위한 공간,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꽃향기가 나는 공간, 심지어는 갤러리까지 마련되어 있다. 교보문고를 찾은 사람들은 도서 쇼핑이라는 원래의 목적 이외에도 독서와 문화생활이라는 즐거운 경험을 하고 갈 수 있게 되고, 이는 교보문고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도움이 된다. 사양시장으로 분류되는 도서 시장에서 거대 오프라인 서점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매장 공간을 긍정적인 경험의 장소로 만들어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브랜닉 마케팅이 사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Case 2) 나이키 우먼스 하프마라톤 / 아디다스 런베이스 서울

 나이키에서는 2016년부터 서울에서 우먼스 하프마라톤을 개최했다. 여성 러너들을 위한 하프 코스로는 최초로 개최된 행사로, 2017년 마라톤의 경우에는 JTBC, 서울시, 대한육상경기연맹과 공동으로 주최하며 국제육상경기연맹의 승인을 받아 공식 국제대회로 인정되었다. 일반인 여성 러너들, 국내외의 엘리트 선수들을 초대해 약 5000명이 참여하는 규모 있는 행사로 기획되었다. 우먼스 하프마라톤 외에도 아디다스의 아디다스 마이런 부산, 아식스의 퓨젝스 러쉬 캠페인 등 아웃도어 브랜드의 러닝 행사 개최는 자주 있어 왔다. 브랜드 이름을 내건 행사 개최를 통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고, 러닝 문화에 기여한다는 브랜드 이미지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친근감을 더할 수 있다. 브랜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교보문고나 현대백화점과는 다른 케이스이지만, 나이키의 경우에도 판매가 목적인 아닌 행사를 기획해 참가자들이 즐거움을 경험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 아웃도어 브랜드 아디다스에서도 브랜닉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서울 경리단길에 생긴 런베이스 서울을 에시로 들 수 있는데, 러너들을 위한 복합시설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 번 사용하는 데에 3000원 정도면 로커, 샤워시설, 무료 음료, 피트니스 클래스, 러닝 코칭 등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장소로, 전문 러너는 물론 초보 러너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적은 사용료로 수많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고, 아직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는 힘든 러닝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기 대문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디다스라는 브랜드와 상품을 경험하게 되고, 이런 시설을 설립한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Case 3) 코카콜라 Run Out Happiness

 몇 년 전의 일이지만, 코카콜라에서는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콜라병 모양의 공원을 조성했다. 청량음료 브랜드에서 난데없는 공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당시 코카콜라의 BI였던 ‘Open Happiness’를 위한 전략의 하나였다. 회색 가득한 도시에 초록빛 공원을 만들고, 사람들이 그곳에서 코카콜라를 마시는 광고 큰 호응을 받았으며 실제 조성된 코카콜라 공원도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놀잇감 가득한 나무와, 특별한 코카콜라 자판기, 신발을 벗고 잔디를 밟으면 콜라를 주는 이벤트는 행복을 전하는 브랜드라는 코카콜라의 브랜딩 전략을 현실화하기에 충분했다. 이 외에 자판기 앞에서 포옹을 하면 콜라를 주는 자판기, 친구와 함께 3.5미터 높이의 자판기에서 콜라를 뽑으면 두 개를 주는 행사, 재활용품을 넣으면 선물을 제공하는 자판기 등의 다른 이벤트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진행되었다. 일관된 BI를 가지고, 고객에게 그 BI와 일맥상통하는 행복감과 즐거움을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마케팅은 코카콜라가 오랫동안 청량음료 업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닉 마케팅은 과잉광고로 발생하는 피로감과 부정적 이미지를 줄여 주고, 자연스러운 마케팅을 통해 거부감 없이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기업이 떠먹여 주는 정보와 광고가 예전처럼 효과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마케팅 전략에 응하고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게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점점 활용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브랜닉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과 인력에 비해 가시적 성과가 바로 발생하기는 어렵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한다. 공간을 새로이 조성하는 일이나, 대규모 행사를 주최하는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 이외에, 효과가 비용 대비 크다고는 보기 어렵다. 같은 맥락에서, 전략이 실패할 경우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정확한 타겟 그룹 분석과 BI 설정을 거친 후에 브랜닉 마케팅을 활용해야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