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엄청나게 날씨가 더운 요즘입니다. 때 늦은 장마가 지나가고 불볕 더위가 찾아와서, 제가 거주하는 하숙방은 매일같이 불덩이 상태입니다. 요즘만큼 땀을 흘리는 적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입맛도 없고...-_-; 참 Hot한 날입니다.
이렇게 Hot한 날씨속에도, 요즘 가요계를 보면 참으로 즐겁습니다. 20대 남자 대학생으로서 특히! 두 손 번쩍 들고 싶은 때입니다. 바로 걸그룹(Girl-Group)들의 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인데요. 정말 많은 Hot한 걸그룹들이 이 Hot한 날씨속에 제 마음을 Hot하게 만들고 있으니... 이열치열도 따로 없습니다. =_=ㅋ
가요계는 지금 걸그룹들의 천하! 살펴보면 각양각색!?
그 어느 걸그룹보다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소녀시대와, 현재는 미국 활동에 매진중인 JYP 사단의 원더걸스. 초반 부진의 아픔을 딛고 최근 신곡 Wanna로 컴백한 카라, '한국의 Pussycat Dolls'를 표방한 애프터스쿨, 실력파 여자 아이돌 그룹의 노선을 걷고 있는 2NE1, '원더걸스 전 멤버 현아'를 이용한 초기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포미닛, 초기 미디엄 템포 위주의 노래에서 점점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하는 브라운아이드걸스, 독한 예능 프로그램만 골라서 나가는 특이한 전략을 취하는 티아라까지... 이 외에도 언급되지 않은 많은 걸그룹들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 적어보았는데도, 정말 많은 걸그룹들이 있네요. 물론 각 그룹들이 표방하는 매력은 각자 다른 맛이 있겠습니다만. 각 걸그룹들 스스로도 타 걸그룹들과 약간씩 차별화를 두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부분의 걸그룹들이 교집합으로 묶이는 영역이 있습니다. 계절의 영향인가요, 특히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올수록 각 걸그룹들이 두드러지게 섹시 코드를 드러내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섹시 코드와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소녀시대와 브라운아이드걸스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차별화된 노선을 걷고 있는 2NE1, 그리고 iPhone
그래서일까요, 개인적으로 2NE1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차별화된 색깔을 내세우는 팀이라는 점입니다. 기존의 걸그룹들처럼 섹시 코드를 내세우지 않고, 철저히 실력에 기반한 행보를 하고 있으며, 하우스나 일렉트로닉 계열의 댄스 음악이 아닌 흑인 음악에 바탕을 두고 있는 팀입니다.
초기 '빅뱅의 아류가 아니냐'라는 시선에서 당당히 국내 최정상급 걸그룹으로 치고 올라온 2NE1. 서두가 좀 많이 길었던 이유는 2NE1이 이렇게 차별화되어있다는 점을 설명드리려고 했던 것이구요. 제가 여기서 2NE1과 비교하고자 하는 것은 iPhone입니다. 요새 특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iPhone이죠.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애물단지인 iPhone. KT를 통해 올 여름에 들어오기로 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상당부분 지연이 된 상태이고, SKT 역시 "KT가 들여온다면 우리도 질 수 없다"는 식이어서 상당한 난항이 지속되는 형국입니다. 지금 이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면, iPhone 관련 기사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감 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번 글의 주제와 맞지 않으니 일단 제외하구요,
제가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애플의 iPhone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입니다. 여러 부분에서 2NE1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2NE1을 걸그룹이 아닌, 연예계에서의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면 말이죠.
2NE1과 iPhone의 닮은 점
첫째, 상품 자체의 우수성입니다.
아무리 마케팅을 잘해서 상품 판매를 촉진시키려고 해도 해당 상품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그 좋은 마케팅 전략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겠죠. 당장 떠오르는 예가, 문화 상품에서의 예인데... 특히 영화 시장에서 소위 이런 '뻥카'가 심하다고 보여집니다. 해당 영화가 정말 재미없다면, 아무리 마케팅에 큰 돈을 들여도 고객들의 입소문까지 바꿀 수는 없겠죠. 그리고 이런 Negative한 입소문의 위력은 상당하죠.
처음부터 2NE1은 실력에서 다른 걸그룹들과 큰 폭의 차별화를 둡니다. 모든 멤버가 장기간의 연습생 기간을 거친 것은 물론이고, 때문에 제일 예쁜 멤버로 인정받는 다라(Dara)마저도 '보통 걸그룹 내에서 얼굴이 예쁜 멤버는 노래를 못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여러 라이브 무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 줍니다. 리더인 씨엘(CL)은 어린 나이, 그리고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휘어잡는 포스를 보여 줍니다.
2NE1은 '걸그룹은 예뻐야한다'는 고정관념에 '실력'으로 도전했고, 당당히 성공했습니다. 실력 좋고, 노래도 좋은 걸그룹을 마다할 사람들이 있을까요. 꽤나 특이한 점은, 걸그룹의 팬층 중 절대다수가 남성인 것이 보통인데, 2NE1의 경우는 타 걸그룹들에 비해 여성 팬층이 두터운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 걸그룹이 가지지 못한 여성 팬층을 보유한 점 -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랄까요.
애플의 iPhone 역시 기기 자체의 우수성에서 다른 휴대폰들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기존 애플이 보유한 인기 제품군인 iPod을 기반으로 한 만큼 음악 재생 능력에서는 앞서있는 상황.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iPhone의 저력은 하드 파워(Hard Power)가 아닌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 놀랍도록 2NE1과 맞아떨어집니다.
하드 파워를 강조했다면, 2NE1의 멤버 구성의 기준 중 첫 째는 소녀시대나 카라 등과 같이 '외모'일 것이고, iPhone은 타 휴대폰을 압도하는 하드웨어 스펙을 가지고 시장에 출시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2NE1이 강조한 것은 그들의 실력이며, iPhone이 강점을 지닌 것은 매끈한 디자인, 사용자 중심의 직관적인 User Interface,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 등의 소프트 파워입니다.
물론 수 많은 애플 추종자들 역시 iPhone의 성공에 한 몫 했겠습니다만, 대다수의 사용자들의 iPhone을 선택하는 이유는 기기의 성능이라기 보다는 미니멀리즘에 바탕을 둔 디자인, 이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iPhone을 쓰는 사람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애플의 온라인 소프트웨어 오픈 마켓인 AppStore 등입니다. 이러한 소프트 파워가 강력하기 때문에, iPhone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존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상당히 긴장하게 됩니다. 타 사가 모방하기 힘든 애플의 핵심 역량이 결집된 상품이었기 때문이고, 이전 iPod의 사례로 보았을 때 시장에서의 반응도 상당하리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iPhone은 출시 이후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됩니다.
둘째, 이전에 있었던 자사 내 상품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2NE1의 경우 이미 YG에서 이전에 성공적으로 시장에 내놓은 남성 아이돌 그룹인 빅뱅의 인기에 기댄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였고, iPhone의 경우 직접적으로 이런 식의 마케팅 전략을 쓰지는 않았지만 이전에 출시되었던 MP3P인 iPod의 후광에 많은 부분 의존하였다는 점입니다.
2NE1은 초기 베일에 싸여있다가 빅뱅과 같이 LG CYON의 'Lollipop' 휴대폰 광고에 같이 출연하면서 혜성처럼 등장합니다. 물론 이전에 입소문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상당부분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시킨 후였지요. 이 때 이후로 2NE1은 '여자 빅뱅'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수식어가 초기 2NE1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데 상당부분 공헌하였음은 물론입니다.
물론 이러한 '유사 마케팅' 전술은 2NE1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데는 방해가 됩니다. 2NE1이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빅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상, 자신들의 Identity를 온전히 갖지 못 할 것이고, 이는 전체 걸그룹 시장에서 차별성을 가지는데 장애요인이 되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는데 방해 요소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첫 싱글 앨범인 'Fire' 발매 이후, 타 걸그룹들과는 다른 강한 이미지와 상당한 실력을 무대에서 보여주면서 '여자 빅뱅'이라는 꼬리표를 성공적으로 떼 버리게 됩니다. '우린 그런 수식어로만 불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라고 무대에서 외치는 듯한 모습에 팬들이 손을 들어준 것일까요.
iPhone의 경우 이러한 유사 마케팅을 직접적으로 집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iPod에 휴대전화 기능을 더한 정도로 입소문이 돌자, 많은 소비자들이 iPhone의 소식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애플의 MP3P인 iPod 자체가 시장에서 엄청나게 매력도를 가진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플이라는 기업을 일반 대중들, 특히 IT에 관심이 없는 여성층에게까지 친숙하게 만든 1등 공신이 iPod이기 때문에, iPhone의 초기 런칭에 있어서 iPod이 상당한 후광으로 작용하였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만약 iPod이 없었다면, iPhone이라는 상품 자체가 나오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스티브 잡스가 iPhone의 성공적인 런칭을 그렇게 자신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셋째, 경영자의 '이름값'이 상품의 마케팅에 톡톡히 영향을 준 점입니다.
2NE1이 소속된 YG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양현석 사장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멤버죠. iPhone을 만든 애플의 사장은 세계에서 최고로 영향력있는 사람들 중 한 명으로도 꼽히는 스티브 잡스입니다. 각각 국내 가요계에서, 세계 IT 업계에서 '스타'로서의 대접을 받고 있고, 실제로 그만큼 영향력도 큽니다. 그리고 이들은 2NE1과 iPhone의 마케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양현석 사장이 2NE1의 프로모션에 영향을 준 방법은 정말 많습니다만, 특히 최근 Mnet에서 방영되고 있는 2NE1 TV를 대표로 꼽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꼽고 싶습니다. 초기 '해적 방송'이라는 콘셉트로 정규 방송 시간 도중 급작스럽게 TV 화면이 전환되면서 짤막하게 방영된다는 형식이었는데, 이 전략이 젊은 층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오게 됩니다.
2NE1 TV를 보면 중간중간 양현석 사장이 나오는데, 정말 '기를 팍팍 넣는' 이야기를 많이 해줍니다. "이 친구들은 빅뱅보다 성장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도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야기죠. 기실 양현석 사장은 2NE1 말고 다른 YG 소속 가수들 역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프로모션성 멘트죠. 대중들은 '왕년의 스타, 빅뱅을 키워낸 싸장님'이 2NE1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전에 언급된 양현석 사장보다는 훨신 거물급의 인물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파요'라는 기사 하나 때문에 실제 애플 주가가 곤두박질친 일도 있었으니까요. '애플의 핵심 역량은 스티브 잡스다.' 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은 '애플 = 스티브 잡스' 라는 느낌까지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고 경영자에 대한 고객들의 확고한 믿음이 iPhone의 성공적인 런칭의 한 부분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가 자사 상품을 직접적으로 홍보하고, 소위 말해 '띄우는' 방법 중 제일 강력한 것은 역시 프리젠테이션입니다. 그의 프리젠테이션은 다른 사람들의 연구 대상이 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데요, iPhone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1984년 매킨토시의 출시, 2001년 iPod의 출시를 차례로 언급하면서 시작하는 프리젠테이션을 본다면, 정말 iPhone이 사고 싶어 집니다. 또한 스티브 잡스가 Macworld 등에서 신상품 소개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세계 언론사들은 실시간으로 이에 대한 기사를 작성합니다. iPhone 발표 당시에도 예외는 아니었죠. 당시 iPhone에 대해 관심이 높아져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으로 인해 촉발된 iPhone 발매 소식의 전파는 마케팅적으로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게 됩니다. 스타 경영자의 힘이죠.
글을 마치며...
언뜻 엮이기 힘든 2NE1과 iPhone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 스스로도 굉장히 재미있는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좀 더 깊숙하게 살펴 본다면, 이 외에도 다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어 보입니다.
제일 중요한 점은, 문화 상품이든 전자 기기 상품이든, 어떤 상품이든 성공적인 마케팅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때문에, 광고 집행을 위한 기획이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다른 정보들을 참조할 때, 전혀 관련없는 상품군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통찰력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엄청나게 날씨가 더운 요즘입니다. 때 늦은 장마가 지나가고 불볕 더위가 찾아와서, 제가 거주하는 하숙방은 매일같이 불덩이 상태입니다. 요즘만큼 땀을 흘리는 적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입맛도 없고...-_-; 참 Hot한 날입니다.
이렇게 Hot한 날씨속에도, 요즘 가요계를 보면 참으로 즐겁습니다. 20대 남자 대학생으로서 특히! 두 손 번쩍 들고 싶은 때입니다. 바로 걸그룹(Girl-Group)들의 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인데요. 정말 많은 Hot한 걸그룹들이 이 Hot한 날씨속에 제 마음을 Hot하게 만들고 있으니... 이열치열도 따로 없습니다. =_=ㅋ
가요계는 지금 걸그룹들의 천하! 살펴보면 각양각색!?
소원을 말해봐~ I'm genie for you baby~
그 어느 걸그룹보다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소녀시대와, 현재는 미국 활동에 매진중인 JYP 사단의 원더걸스. 초반 부진의 아픔을 딛고 최근 신곡 Wanna로 컴백한 카라, '한국의 Pussycat Dolls'를 표방한 애프터스쿨, 실력파 여자 아이돌 그룹의 노선을 걷고 있는 2NE1, '원더걸스 전 멤버 현아'를 이용한 초기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포미닛, 초기 미디엄 템포 위주의 노래에서 점점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하는 브라운아이드걸스, 독한 예능 프로그램만 골라서 나가는 특이한 전략을 취하는 티아라까지... 이 외에도 언급되지 않은 많은 걸그룹들이 있습니다.
이러다 미쳐 내가... 나도 미쳐 내가..=_=ㅋ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 적어보았는데도, 정말 많은 걸그룹들이 있네요. 물론 각 그룹들이 표방하는 매력은 각자 다른 맛이 있겠습니다만. 각 걸그룹들 스스로도 타 걸그룹들과 약간씩 차별화를 두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부분의 걸그룹들이 교집합으로 묶이는 영역이 있습니다. 계절의 영향인가요, 특히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올수록 각 걸그룹들이 두드러지게 섹시 코드를 드러내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섹시 코드와는 거리가 멀 것 같았던 소녀시대와 브라운아이드걸스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차별화된 노선을 걷고 있는 2NE1, 그리고 iPhone
그래서일까요, 개인적으로 2NE1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차별화된 색깔을 내세우는 팀이라는 점입니다. 기존의 걸그룹들처럼 섹시 코드를 내세우지 않고, 철저히 실력에 기반한 행보를 하고 있으며, 하우스나 일렉트로닉 계열의 댄스 음악이 아닌 흑인 음악에 바탕을 두고 있는 팀입니다.
초기 '빅뱅의 아류가 아니냐'라는 시선에서 당당히 국내 최정상급 걸그룹으로 치고 올라온 2NE1. 서두가 좀 많이 길었던 이유는 2NE1이 이렇게 차별화되어있다는 점을 설명드리려고 했던 것이구요. 제가 여기서 2NE1과 비교하고자 하는 것은 iPhone입니다. 요새 특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iPhone이죠.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애물단지인 iPhone. KT를 통해 올 여름에 들어오기로 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상당부분 지연이 된 상태이고, SKT 역시 "KT가 들여온다면 우리도 질 수 없다"는 식이어서 상당한 난항이 지속되는 형국입니다. 지금 이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면, iPhone 관련 기사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감 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번 글의 주제와 맞지 않으니 일단 제외하구요,
제가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애플의 iPhone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입니다. 여러 부분에서 2NE1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2NE1을 걸그룹이 아닌, 연예계에서의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면 말이죠.
2NE1과 iPhone의 닮은 점
첫째, 상품 자체의 우수성입니다.
아무리 마케팅을 잘해서 상품 판매를 촉진시키려고 해도 해당 상품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그 좋은 마케팅 전략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겠죠. 당장 떠오르는 예가, 문화 상품에서의 예인데... 특히 영화 시장에서 소위 이런 '뻥카'가 심하다고 보여집니다. 해당 영화가 정말 재미없다면, 아무리 마케팅에 큰 돈을 들여도 고객들의 입소문까지 바꿀 수는 없겠죠. 그리고 이런 Negative한 입소문의 위력은 상당하죠.
정말 개안습...이라고 할 수 있는...ㅠㅠ
처음부터 2NE1은 실력에서 다른 걸그룹들과 큰 폭의 차별화를 둡니다. 모든 멤버가 장기간의 연습생 기간을 거친 것은 물론이고, 때문에 제일 예쁜 멤버로 인정받는 다라(Dara)마저도 '보통 걸그룹 내에서 얼굴이 예쁜 멤버는 노래를 못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여러 라이브 무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 줍니다. 리더인 씨엘(CL)은 어린 나이, 그리고 짧은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휘어잡는 포스를 보여 줍니다.
2NE1은 '걸그룹은 예뻐야한다'는 고정관념에 '실력'으로 도전했고, 당당히 성공했습니다. 실력 좋고, 노래도 좋은 걸그룹을 마다할 사람들이 있을까요. 꽤나 특이한 점은, 걸그룹의 팬층 중 절대다수가 남성인 것이 보통인데, 2NE1의 경우는 타 걸그룹들에 비해 여성 팬층이 두터운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 걸그룹이 가지지 못한 여성 팬층을 보유한 점 -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랄까요.
애플의 iPhone 역시 기기 자체의 우수성에서 다른 휴대폰들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기존 애플이 보유한 인기 제품군인 iPod을 기반으로 한 만큼 음악 재생 능력에서는 앞서있는 상황.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iPhone의 저력은 하드 파워(Hard Power)가 아닌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 놀랍도록 2NE1과 맞아떨어집니다.
하드 파워를 강조했다면, 2NE1의 멤버 구성의 기준 중 첫 째는 소녀시대나 카라 등과 같이 '외모'일 것이고, iPhone은 타 휴대폰을 압도하는 하드웨어 스펙을 가지고 시장에 출시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2NE1이 강조한 것은 그들의 실력이며, iPhone이 강점을 지닌 것은 매끈한 디자인, 사용자 중심의 직관적인 User Interface,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 등의 소프트 파워입니다.
잡스 형님께서 특허까지 냈다고 좋아하셨던 Multi-Touch를 활용한 보드 게임의 예.
iPhone의 UI가 얼마나 편의성이 높은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iPhone의 UI가 얼마나 편의성이 높은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수 많은 애플 추종자들 역시 iPhone의 성공에 한 몫 했겠습니다만, 대다수의 사용자들의 iPhone을 선택하는 이유는 기기의 성능이라기 보다는 미니멀리즘에 바탕을 둔 디자인, 이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iPhone을 쓰는 사람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애플의 온라인 소프트웨어 오픈 마켓인 AppStore 등입니다. 이러한 소프트 파워가 강력하기 때문에, iPhone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존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상당히 긴장하게 됩니다. 타 사가 모방하기 힘든 애플의 핵심 역량이 결집된 상품이었기 때문이고, 이전 iPod의 사례로 보았을 때 시장에서의 반응도 상당하리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iPhone은 출시 이후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게 됩니다.
둘째, 이전에 있었던 자사 내 상품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2NE1의 경우 이미 YG에서 이전에 성공적으로 시장에 내놓은 남성 아이돌 그룹인 빅뱅의 인기에 기댄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였고, iPhone의 경우 직접적으로 이런 식의 마케팅 전략을 쓰지는 않았지만 이전에 출시되었던 MP3P인 iPod의 후광에 많은 부분 의존하였다는 점입니다.
2NE1은 초기 베일에 싸여있다가 빅뱅과 같이 LG CYON의 'Lollipop' 휴대폰 광고에 같이 출연하면서 혜성처럼 등장합니다. 물론 이전에 입소문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상당부분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시킨 후였지요. 이 때 이후로 2NE1은 '여자 빅뱅'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수식어가 초기 2NE1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데 상당부분 공헌하였음은 물론입니다.
물론 이러한 '유사 마케팅' 전술은 2NE1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데는 방해가 됩니다. 2NE1이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빅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상, 자신들의 Identity를 온전히 갖지 못 할 것이고, 이는 전체 걸그룹 시장에서 차별성을 가지는데 장애요인이 되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는데 방해 요소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첫 싱글 앨범인 'Fire' 발매 이후, 타 걸그룹들과는 다른 강한 이미지와 상당한 실력을 무대에서 보여주면서 '여자 빅뱅'이라는 꼬리표를 성공적으로 떼 버리게 됩니다. '우린 그런 수식어로만 불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라고 무대에서 외치는 듯한 모습에 팬들이 손을 들어준 것일까요.
iPhone의 경우 이러한 유사 마케팅을 직접적으로 집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iPod에 휴대전화 기능을 더한 정도로 입소문이 돌자, 많은 소비자들이 iPhone의 소식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애플의 MP3P인 iPod 자체가 시장에서 엄청나게 매력도를 가진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플이라는 기업을 일반 대중들, 특히 IT에 관심이 없는 여성층에게까지 친숙하게 만든 1등 공신이 iPod이기 때문에, iPhone의 초기 런칭에 있어서 iPod이 상당한 후광으로 작용하였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만약 iPod이 없었다면, iPhone이라는 상품 자체가 나오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스티브 잡스가 iPhone의 성공적인 런칭을 그렇게 자신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셋째, 경영자의 '이름값'이 상품의 마케팅에 톡톡히 영향을 준 점입니다.
2NE1이 소속된 YG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양현석 사장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멤버죠. iPhone을 만든 애플의 사장은 세계에서 최고로 영향력있는 사람들 중 한 명으로도 꼽히는 스티브 잡스입니다. 각각 국내 가요계에서, 세계 IT 업계에서 '스타'로서의 대접을 받고 있고, 실제로 그만큼 영향력도 큽니다. 그리고 이들은 2NE1과 iPhone의 마케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양현석 사장이 2NE1의 프로모션에 영향을 준 방법은 정말 많습니다만, 특히 최근 Mnet에서 방영되고 있는 2NE1 TV를 대표로 꼽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꼽고 싶습니다. 초기 '해적 방송'이라는 콘셉트로 정규 방송 시간 도중 급작스럽게 TV 화면이 전환되면서 짤막하게 방영된다는 형식이었는데, 이 전략이 젊은 층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오게 됩니다.
2NE1의 다라(Dara) 이야깁니다. 뭔지 모르시면 따로 검색... /_<
이런 멘트를 팍팍 날려줍니다.
이런 멘트를 팍팍 날려줍니다.
2NE1 TV를 보면 중간중간 양현석 사장이 나오는데, 정말 '기를 팍팍 넣는' 이야기를 많이 해줍니다. "이 친구들은 빅뱅보다 성장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도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야기죠. 기실 양현석 사장은 2NE1 말고 다른 YG 소속 가수들 역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프로모션성 멘트죠. 대중들은 '왕년의 스타, 빅뱅을 키워낸 싸장님'이 2NE1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전에 언급된 양현석 사장보다는 훨신 거물급의 인물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파요'라는 기사 하나 때문에 실제 애플 주가가 곤두박질친 일도 있었으니까요. '애플의 핵심 역량은 스티브 잡스다.' 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은 '애플 = 스티브 잡스' 라는 느낌까지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고 경영자에 대한 고객들의 확고한 믿음이 iPhone의 성공적인 런칭의 한 부분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가 자사 상품을 직접적으로 홍보하고, 소위 말해 '띄우는' 방법 중 제일 강력한 것은 역시 프리젠테이션입니다. 그의 프리젠테이션은 다른 사람들의 연구 대상이 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데요, iPhone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1984년 매킨토시의 출시, 2001년 iPod의 출시를 차례로 언급하면서 시작하는 프리젠테이션을 본다면, 정말 iPhone이 사고 싶어 집니다. 또한 스티브 잡스가 Macworld 등에서 신상품 소개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세계 언론사들은 실시간으로 이에 대한 기사를 작성합니다. iPhone 발표 당시에도 예외는 아니었죠. 당시 iPhone에 대해 관심이 높아져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으로 인해 촉발된 iPhone 발매 소식의 전파는 마케팅적으로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게 됩니다. 스타 경영자의 힘이죠.
스티브 잡스의 iPhone 소개 프리젠테이션 중 일부.
글을 마치며...
언뜻 엮이기 힘든 2NE1과 iPhone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 스스로도 굉장히 재미있는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좀 더 깊숙하게 살펴 본다면, 이 외에도 다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어 보입니다.
제일 중요한 점은, 문화 상품이든 전자 기기 상품이든, 어떤 상품이든 성공적인 마케팅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때문에, 광고 집행을 위한 기획이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다른 정보들을 참조할 때, 전혀 관련없는 상품군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통찰력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Marketing Review > 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폰의 자존심 VS. 일본폰의 텃세 (5) | 2009.08.23 |
---|---|
[고추장 마케팅] 버터, 고추장 절대 못이기나? (2) | 2009.08.19 |
[오픈마켓]11번가가 사는 법 (4) | 2009.08.18 |
[광고]궁금증을 자아내는 광고들 (3) | 2009.08.16 |
[ insight ]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0) | 2009.08.12 |
[복날특집] 복날에 개를 싫어하는 이유. (0) | 2009.07.24 |
[향기마케팅] 한번 맡아볼텨? (1) | 2009.07.20 |
[딴지걸기] 만지고 싶은 그대, 터치폰 (1) | 2009.06.30 |
[Design&Marketing] 디자인 마케팅 시대 (0) | 2009.06.30 |
[Design&Marketing]디자인 마케팅, common과 specificity의 경계에서 (0) | 2009.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