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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 로고 ] 로고하나로 대박을 터뜨리다. 'Intel Inside'

포장이라는 것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고객을 자극시키는 수단이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물건에 한해서 일 것이다. 만약 내가 생산하는 제품이 겉으로 드러나는 제품이 아니라 어떤 물건의 속에 들어가는 부품이라면 이를 어떻게 포장해야 할까?
물론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보통의 CEO라면 자신들의 부품이 더 많은 제품에 쓰일 수 있도록 실제 구매고객인 제품생산업체의 CEO들에게 어필하고자 할 뿐 최종소비자에게까지 자신들의 제품을 어필하고자 하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를 어필하고자 한 기업이 있다. 'Intel Inside'라는 로고는 아마 지금 컴퓨터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누구나 알고 있는 로고일 것이다. 필자는 심지어 중학생시절 저 로고가 없으면 절대안되는 걸로 알고 있었고, AMD와 같은 다른 CPU업체가 상당히 치고올라왔지만 현재도 인텔칩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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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텔 인사이드'라는 마케팅을 하자는 의견은 시작 당시에 인텔 내부에서조차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당연할 것이다. 최종 소비자는 보지도 못할 뿐더러 이해하지도 못하는 매우 기술적인 부품인 CPU에 브랜드를 붙인다는 것은 보통사람이 생각하기에는 상당히 불필요한 행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디어에서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앤디 글로브(Andy Glove)인텔 회장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인텔의 마케팅팀은 이를 실시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PC 제조업체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들에게 인센티브가 없는 이상 브랜드 인지도도 없는 다른 회사의 브랜드를 누가 알리고 싶어하겠는가? 그래서 인텔은 PC 제조업체로 하여금 인텔 로고를 부착하는 대가로 공동광고(Co-op ads)자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인텔이 공동광고 자금지원을 하게 되면서 개인용 PC 시장 전체의 광고물량이 급속히 증가하게 되었고 이는 PC수요의 증가와 이어지는 인텔 CPU수요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어서 인텔은 델(Dell), IBM, 컴팩(Compaq)과 같은 대형 PC제조업체들을 '인텔인사이드'마케팅의 회원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함으로써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1999년 말까지 2,700개 이상의 PC제조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니 그 규모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마케팅의 결과로 인텔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으며, CPU가 컴퓨터의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떠올랐을 뿐더러 'CPU=인텔'이라는 연상이미지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 연상이미지의 강력한 점은 독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어린시절의 필자처럼 'CPU는 인텔이 아니면 안돼'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고 이는 경쟁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지금의 인텔은 컴퓨터 내에 있는 CPU를 만드는 회사임에도 인텔의 브랜드가치는 2008년 기준 무려 세계 7위 312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작성자: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