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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4년

도시를 하나의 브랜드로 - 도시 브랜딩

도시를 하나의 브랜드로 도시 브랜딩

   관광산업이 국가의 주요한 수익 창출원 중 하나가 된 오늘날, 세계 혹은 국내 어떤 도시를 가든 도시마다 각각의 슬로건 및 상징물이 있으며 그 도시가 담고 있는 정신이나 문화를 함축한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가면 I Amsterdam”이라는 도시의 슬로건이 구현된 구조물이 있는데, 이는 내가 곧 암스테르담이다라는 의미로 이방인들에게 개방적이고 친절한 암스테르담의 정신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는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어주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 많은 도시들이 자신들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슬로건을 제정하거나 상징물을 제작하는 등 일종의 브랜드로서 사람들에게 소구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라는 것이 제품, 서비스, 기업에 대해 개인이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느낌이라면 도시 브랜딩은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이는 뉴욕의 가치가 곧 미국의 가치와 연결되는 것처럼, 국가의 브랜드 경쟁력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도시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자부심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도시 브랜딩을 가장 성공적으로 한 곳은 어디였을까? 아마 예상했겠지만 바로 뉴욕이다. ‘뉴욕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I ♥ NY”라는 로고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에서 유래했다. 이 로고는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응용되어 쓰이며 뉴욕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 중 하나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뉴욕주는 석유파동 이후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었고 이 당시 해고된 실직자는 30만명이었으며, 뉴욕주는 범죄의 온상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는 것조차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었다. 이로 인해 없던 관광수입마저 떨어지게 되자, 뉴욕주는 1975년 인식 제고와 관광수입 증대를 위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다. 로고 디자인을 의뢰받은 밀턴 글레이저는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공동체 의식을 불어넣기 위한 슬로건으로서 “I love New York”이라는 문구를 생각해냈고, 이때 love를 빨간색 하트로 대체함으로써 심플하면서 강력한 로고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뉴욕주는 이 광고를 집행한 1년 뒤 관광수입이 1 4천만 달러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 광고는 무려 10년간 지속되었고, 이를 통해 뉴욕은 뉴욕 시민들에게 일종의 자부심을 심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들에게 역시 매력적인 도시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여기에는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의 요소 중 아이덴티티 디자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란, 특정한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한 디자인인데 이는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하게 변용될 수 있다. 도시의 정체성에 있어 시각적 요소는 상당히 중요한데, 호주의 멜버른 역시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활용하여 도시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하며 명확한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은 현재 어떠한가? 도시 브랜드지수를 측정하는 기관인 안홀트-GMI 발표에서 서울은 2011년에 33위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 가치는 1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에 비하면 브랜드 가치가 매우 미약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 역시 주기적으로 슬로건을 바꾸거나 서울서체를 개발하는 등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선은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서울이 매력적인 도시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Hi, Seoul”이라는 슬로건은 외국인들에게 어떤 특별한 인상을 남기는가? 서울을 대표하는 이벤트는 무엇이며, 브랜딩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영국의 경우엔 과거에 낡고 음침하고 툭하면 파업하는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90년대부터 ‘London is Changing’이라는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여 런던을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곳으로 인식시킬 수 있었다. 이때 이들은 단순히 슬로건을 내세운 캠페인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여행객들이 보통 45일 머문다는 것을 알고 그들이 뻔히 가는 동선부터 정비를 시작해 전체 도시를 새롭게 바꿨고, 그 반응은 매우 좋았다고 한다. 서울 역시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브랜딩의 목적과 의미를 명확히 한 후, PR 캠페인과 실제 관광 컨텐츠를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