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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4년

란체스터(Lanchester) 법칙이 강자와 약자 모두에게 주는 조언 : 동일화 전략과 차별화 전략

  ‘콜라’, ‘사이다’, ‘통신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단박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콜라라는 단어에 코카콜라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것이고 사이다라는 단어에 칠성 사이다라는 브랜드를, ‘통신사라는 단어에는 ‘SKT’ 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것이다.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위의 브랜드들은 모두 한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위 브랜드들이다. 지금부터 강자에게는 강자의 위치를 고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약자에게는 강자를 상대로 싸워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알려주는 법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란체스터 마케팅이다.

 

란체스터 전략이란?


  

 란체스터 전략은 원래 경영학계에서 만들어진 전략이 아니다. 란체스터 전략은 영국의 항공공학 엔지니어인 란체스터(F. W. Lanchester)가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의 공중전 결과를 분석하면서 도출한 역학관계 법칙이다. 란체스터 법칙에는 2가지가 있다.

 

  제 1법칙은 백병전, 11 전투의 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으로, 이 때의 전투력은 병사수()X무기성능()”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는 전투기의 수가 많은 쪽이 유리하므로, 병사수를 늘리거나 무기효율을 높여야 한다. 즉 물량 공세를 하거나, 무기의 성능을 높이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바로 란제스터 제 2법칙이다. 이는 확률전, 즉 그룹간의 전투의 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으로, 무기의 성능이 비슷할 경우에는 손해가 병사의 수에 비례하는 것이 아닌 병사의 수의 제곱 비율로 커진다는 것이다. 이때의 전투력은 병사수의 제곱X무기 성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병사의 수가 많은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병력차가 크면 클 수 록 빠른 시일 내에 전투가 종결된다. 이를 좀 더 수치화 하면 ‘3배의 법칙을 도출할 수 있는데, 아군과 적군의 병력 비가 약 3:1이 되었을 때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 아군의 필승 전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위대한 많은 전투에는 란체스터 전략이 있었다.


  힘의 논리로만 보면 강자와 약자의 싸움은 늘 강자의 승리여야 한다. 그러나 약자가 강자를 이긴 수많은 사례들이 있으며, 나폴레옹의 승리 또한 많은 사례들 중 하나이다. 1805년 모라비아에서 벌인 러시아-오스트리아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나폴레옹은 약 3:2정도의 수적 열세, 지형적, 병적 열세에 처해 있었다. 이 때 취한 나폴레옹의 전략은 적의 방어를 분산시키고 나서 적의 후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빠른 기동력으로 하나씩 격파해 나가는 것이었는데, 이는 곧 약한 적은 한꺼번에 무찌르고, 강한 적은 나누어 격파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외에 이순신 장군의 전투나 징키스칸의 전략 역시 확실한 정보와 치밀한 계획, 적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한 뒤 무찌르는, 소위 이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기반으로 한 승리였다.

 

란체스터 전략의 마케팅 적용


  역학관계 법칙에서 시작한 란체스터 전략은 1960년대부터 점차 마케팅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마케팅의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관계를 도출하는데 적용되었다.


  란체스터 전략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역시 강력한 적군과 아군에 대응되는 우위 기업과 후발 기업이 존재하는 시장 상황이 존재할 때이다. 란체스터 전략의 초기 투입병력은 기업의 시장 점유율에 대응시킬 수 있다. 또한 무기의 성능은 상품의 품질이나 효능, 효과로, 국지전과 광역전은 각각 1:1 대면 판매와 전국적 유통망을 통한 판매 혹은 광고나 프로모션에 대응된다.


  즉, 란체스터 법칙에 따라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에 있는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된다. 후발 기업은 더 나은 무기, 즉 더 좋은 상품을 가지고도 별로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란체스터 전략은 수많은 후발 주자들에게 가혹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법칙을 역으로 살펴보면, 강자는 치고 올라오는 수많은 후발주자들로부터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며, 또한 전세가 뒤집힐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전투력을 집중해 사용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즉 우위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따라서 란체스터 법칙은 강자에게도, 후발주자에게도 충분히 눈여겨 보아야 할 전략이다.

 

  3배의 법칙에서도 나타나듯 2등은 3배의 노력을 해야만 겨우 1등과 비슷해진다. 그렇다면 1등과 2등은 각각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바로 동일화 전략차별화 전략이다.

 

  먼저 1등의 동일화 전략을 먼저 살펴보자. 2등 이하의 후발 기업이 하고 있는 주장을 1, 즉 우위 기업도 똑같이 한다면, 단연 사람들은 1등이 하는 주장에 더 귀를 기울인다. 이것이 우위 기업이 가지는 프리미엄이다.


  이에 대한 사례는 본 방송을 녹화해 방송을 보면서 뒤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 머신기능을 내장한 텔레비전에 대해 살펴보자. 이러한 실시간 녹화 기능을 가진 텔레비전은 사실 2004년 대우 일레트로닉스가 가장 먼저 개발하였다. 그러나 정작 타임머신 텔레비전으로 이름을 날린 기업은 LG전자이며,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LG가 개발한 제품인 것처럼 알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강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 우위 기업은 자신이 속한 시장 자체를 강조하는 것이 이득이다. 자신이 속한 시장의 파이 확대는 곧 자신의 브랜드의 확장으로 이어진다는 논리 이외에도 약자의 주장 역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후발 주자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아무리 자신의 시장에 대해 부르짖어도 그것은 우위기업의 입김에 묻혀나가기 십상이다. 이때, 후발주자는 차별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그들은 우위기업과는 다른 자신만의 모습, 자신의 주장을 보여주고, 말해야 한다.


  경제학자 마이클 포터는 약자가 강자와 같은 장소에서 싸움을 하려면 우선 상품을 차별화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싸움의 장소를 달리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틈새시장을 찾아라.”라고 조언했다.

 

기업의 동일화와 차별화전략



  기업 운영에서의 동일화와 차별화 전략이 이용되는 사례들을 살펴보자. 음료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콜라 부분의 1위인 코카콜라는 콜라를 마시는 것의 즐거움을 강조하며 콜라는 곧 행복이고 즐거움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한다. 음료 시장에서 콜라가 차지하는 부분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우위 기업인 코카콜라의 매출과 직결된다.

반면 콜라 업계의 후발 주자인 펩시는 자신의 브랜드를 강조하거나, 다양한 광고를 통해서 코카콜라를 누르고 있는 자사의 콜라 브랜드를 제시한다. 이 때 코카콜라가 사용하는 전략이 바로 동일화(시장과 자신의 브랜드)이며, 펩시 콜라가 사용하는 전략이 차별화(자신의 브랜드 강조)이다.

 

  또 다른 예시를 살펴보자. 통신사 광고를 유심히 보는 사람이라면 국내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통신사 SKTKT Olleh, LG U+사이에 광고의 초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K텔레콤은 바랍니다. 이 아이들 손 위에서 우리의 경쟁자는 한 권의 시집이  되길...“로 시작하는 SKT의 광고를 보면 SKT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기능 보다는 스마트 폰 이용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바른 가치에 대한 광고를 중심으로 한다. 이 역시 통신사 가입 고객 수의 증가나 스마트폰 이용에 대한 바른 문화 형성이 결국 우위 기업인 SKT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한달간 측정된 광대역 커버리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라는 내용의 KT광고나, ‘3G1%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내용의 LG U+의 광고들은 자사 서비스의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도 역시 우위 브랜드와 후발 주자간 동일시와 차별화 전략이 나타난다.

 

란체스터가 제시하는 길 : 강자와 약자를 위한 다양한 조언


  란체스터의 전략은 우위 기업과 후발 기업에게 각각 한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먼저, 후발기업에게는 좋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제시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는 가혹한 사실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것이 후발 기업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력을 집중해야 하는 쪽은 강자이다. 만약 우위 기업이 10이라는 전력을 보유했다고 하자. 만약 우위 기업이 이를 한꺼번에 투자했을 때 그들은 100(10^2)이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 번에 나누어 투자했을 때, 그들의 전투력은 50(5^2+5^2)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위 기업은 모든 전력을 총동원하여 후발 기업의 싹을 잘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란체스터가 제시한 법칙은 약자에게 약점이 되기도, 기회가 되기도 하며, 강자에게는 장점이 되기도, 위험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시장에서의 강자가 어떻게 후발기업의 싹을 자르는지에 대한 MS의 사례를 보자. MSDOSWindows20년 가까이 컴퓨터 운영체제를 독점해 온 거대 기업이다. 그러나 인터넷 운영체제에서는 컴퓨터와 인터넷 시장을 동일시하는 착오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인터넷 운영체제를 선도하고 있던 넷스케이프의 네비게이터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었다. 1996년 기준으로 네비게이터는 85%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MSExplorer는 겨우 5%남짓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 MS는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전력을 총동원했다. 바로 자사의 WindowsExplorer를 끼워 파는 것이다. 물론 도덕적으로 많은 지탄이 있었지만, MS는 자신들의 지위를 총동원하는 전략을 선택한 결과 시장을 Explorer쪽으로 기울일 수 있었다.


  이번엔 거대한 우위 기업의 점유율 사이에서 살아남는 약자를 위한 차별화 전략들을 살펴보자. 약자는 강자와 동일한 무기를 가지고 동일한 방법으로 싸워서는 안된다. 후발 주자로 시작했지만 강자를 이기고 점유율을 차지한 기업들은 강자의 약점을 공략해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형성했고, 점진적인 확장을 통해서 결국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월마트의 사례를 살펴보자. 월마트는 시골 변두리에서 시작해 미국 할인점의 대표주자였던 K마트와 시어스를 이기고 미국 기업중 5위 규모의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월마트는 어떤 방식으로 강적을 격파했을까? 월마트가 유통업을 시작할 60년대 당시 K마트는 이미 미국 대다수 주요 도시에 점포를 가지고 있었을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후발주자인 월마트는 이 지역이 아닌 시골 변두리 지역을 대상으로 점포를 내기 시작했다. 시골 변두리 지역이 임대료와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기도 하고 K마트와의 정면 싸움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월마트가 서서히 성장하는 동안에도 K마트는 월마트를 자신들의 경쟁상대로 보지 않았다. 월마트는 K마트가 약한 지점을 골라 K마트의 영역을 잠식할 준비를 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월마트가 사용한 무기이자 차별 포인트는 전사적인 컴퓨터망과 첨단 IT기술이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K마트 점포의 80%는 월마트와 경쟁구도를 가졌던 반면 월마트는 50%만이 타 유통업체와 경쟁구도를 성립했다. 80년대 후반 월마트의 점포가 1200개를 넘게 되면서 K마트는 월마트의 점포를 인수하고, 자사를 홍보하는 전략을 선택했지만 그것은 월마트의 판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는 시골 변두리에서 시작한 월마트가 자신들만의 무기와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예시인 동시에, 강자의 초기 대처 부족으로 인한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란체스터의 전략에 따라, 강자는 그들의 빈틈에서 돋아나는 후발 주자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고, 약자는 그들의 무기(상품과 서비스), 장소(세분 시장 또는 세분 고객), 방법(마케팅)에서 자신만의 차별점을 구축하여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가야 한다.   



















OPUS YONSEI 12기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