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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섹슈얼마케팅]


‘섹슈얼 마케팅’이라는 말은 광고에서 유래한 것인데, 상품을 섹스와 관련지어 소개하면 더 잘 팔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섹스는 직접적인 육체관계나 선정적 테크닉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섹스는 단순한 동물적 욕구 충족을 넘어 육체와 정신이 하나로 묶이는 순간이다. 이런 맥락에서 섹스는 그것이 주는 자극에 고객의 몸과 마음이 반응해 구매를 결정하게 만드는 매개체를 의미한다.

섹슈얼 마케팅은 섹스가 즐거운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뇌는 진화를 통해 생존과 생식에 맞춰왔다. 섹스가 없었으면 인류는 진화과정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성적 자극은 이미 우리의 뇌에 존재하고 있는 인식구조와 만난다. 그리고 자동적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반응한다. 팔머스의 수뇌부인 크리스티안은 이와같이 말한다. “광고는 강력하고 빠른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섹스와 에로틱은 이런 핵심적인 자극 중에서도 최고 순위를 차지하죠”

섹슈얼마케팅이 그 흥밋거리를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말로써 직접 표현되지 않는 것들은 호기심과 환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섹스는 우리에게 흥미를 주고 욕망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준다. 섹슈얼 마케팅이 발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신은 미국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 '후터스'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후터스는 금발에 가슴크고 약간 백치미흐르는, 남자의 유혹에 쉽게 넘어오는 미인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후터스에서는 가슴크고 날씬한, 탱크탑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들만이 서빙을 한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쳐다보며 주문을 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다른 것을 더 주문하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현재 후터스는 전 세계 20여개국 460여개의 체인을 거느리고 있는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후터스 방송, 라스베이거스의 후터스 호텔, 후터스 영화등도 계획 중에 있다고 하니 '섹슈얼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할 수 있겠다.


다음은 환상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링스(Lynx)사의 예를 들어보려고 한다.
데오드란트 바디 스프레이로 유명한 링스는 주 타깃인 17-25세의 젊은 남성들이 이 제품을 자신들보다 어린 남자아이들이나 쓰는 것으로 점점 인식해가고 있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들에게 브랜드를 다시 활성화할 필요를 느낀 링스는 '링스젯(LynxJet)'이라는 허구의 항공사를 만들어 스튜어디스에 대한 환상을 이용해 타깃들을 빨려들게 하는 전략을 펼친다. 타깃층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처음으로 계획하고 실천 할 나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비행여행은 자유와 일탈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은 '젯스타'와의 스폰서쉽 계약을 통해 '링스젯'이라는 비행기를 새로 칠했고, 바이럴의 코드는 섹시를 컨셉으로 TVC와 라디오, 옥외광고를 통해 새로운 항공사처럼 포장을 하였다. 인터넷 바이럴 콘텐츠 광고를 보면 승객이 기내 화장실에서 옷 매무새를 만지며 나오고 뒤따라 2명의 스튜어디스가 뒤따라 나온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상상만 해도 충격적인 내용의 이 광고는 큰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링스젯 스튜어디스들이 직접 시내를 돌아다니며, 젊은 남성고객들에게 자신의 명함을 나누어 주는 오프라인 퍼포먼스도 진행하여 소비자와 직접만나는, 돌아다니는 옥외광고를 실시했다. 이러한 결과로 링스의 브랜드점유율은 14.2%에서 84.5%로 급성장하였고 판매량 역시 4주만에 20% 증가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섹슈얼마케팅은 대부분 남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여성소비자들에게는 이러한 방법이 거부감을 들게할 수 있고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에 위험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섹슈얼마케팅은 타겟팅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에로틱한 이미지나 자극적인 상황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무엇을 위해, 왜 하고자 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고객의 심리를 파악한 후, 브랜드와의 일체감을 통해 구매 결정에까지 이르게 해야 한다. 이때 섹시한 자극제는 타깃층에 강력하게 어필한다. 이는 섹스어필이 광고와 PR등에서 사용되기 전에 이미 그 제품이 소비자가 원하는 여건을 갖추고 고객을 유혹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섹슈얼 마케팅’이 섹시함만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섹스어필한 이미지와 자극적인 상황은 고객의 호기심과 환상을 자극한다. 자극은 고객의 ‘니즈’를 이끌어내고 그에 대한 해소는 ‘구매’라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섹슈얼 마케팅이며 이러한 패턴은 인강의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섹시한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늙는데다 이제는 외모만으로 섹시함을 어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장기적인 브랜드가치를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섹시함이라는 무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포지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운영하고 지휘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시장에 대한 지식과 전략 등도 갖춰야 한다. 결국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벌거벗은 몸보다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섹시함을 나타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