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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홀리데이 콜렉션

모든 여자들은 열광한다. 홀리데이 컬렉션을 가장한 온갖 스페셜 에디션과 리미티드 에디션을.

이것은 특정 기간에만 한정된 숫자의 제품들을 판매함으로써 때를 놓치면 살 수 없다는 희소성을 노린 마케팅이다.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에서 창립을 기념하거나 패션 아이콘을 기념하려고 만들었던 스페셜 에디션이 이제는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으로 범위가 넓어졌다고 한다.


위에 있는 사진은 록시땅의 크리스마스 특별판으로, 파우치와 색감 등이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며 남자친구들의 지갑을, 혹은 화장품에 죽고 못 사는 우리들의 지갑을 가볍게 만든다. 바디샵도 일 년에 한 번 나오는 특별 상품이 어마어마하게 팔려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심지어 같은 제품을 3~4개씩 사가는 소비자도 있다니 말은 다 한 것 같다.

물론, 이런 현상은 비단 올해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매번 크리스마스, 연말, 그리고 ‘한정판’ 이름이 붙는 제품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사러 가게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그 예로, 유명한 루이비통의 ‘트리뷰크 패치워크 백’은 5000만원을 호가했음에도 전 세계에 24개밖에 없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팔려나갔다고 한다.

왜 사람들은 이런 ‘한정’판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그리고 특히 여자들은, ‘홀리데이 컬렉션 코스매틱’을 왜 그렇게 모으고 싶어 하는 것일까?

그 근본적인 이유는 소비자가 희소성에 대한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면 나를 남들과 달라보이게 만들뿐더러, 그 제품을 더 이상 구할 수 없음을 강조하기 때문에 내 것이라는 애착감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선택받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홀리데이 컬렉션을 모으면 단지 남들과 달라 보이기보다는 같은 제품군을 사용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는 뭔가 화장품에 대해 더 잘 안다, 그리고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사실을 뽐내고 싶을 때 더욱 그에 대한 애정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제품을 제일 먼저 써보는 기쁨, 그리고 남들이 다시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물건을 나만 가지고 있다는 기쁨이 더욱 소비자를 홀리며 회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영영 구할 수 없다는 압박감은 소비자들을 매혹시키는 동시에, 구입한 물건에 대한 충성도 역시 높여주는 것 같다. 이것은 ‘인지부조화’ 이론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홀리데이 컬렉션이라는 이름 아래 나온 한정판도 케이스와 구성만 조금씩 다르지 기본의 제품들과 큰 차이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산 소비자들은 기대했던 제품에 실망을 하는 대신 비슷하지만 ‘특별판’을 산 스스로가 특별하다고 합리화 하는 것이다. (인지부조화 이론이란, 자신이 여태까지 믿어왔던 관념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가 불일치를 보여서 심적으로 불편할 경우, 다시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회사 역시 고객의 이런 마인드를 읽고 끊임없이 고객에게 ‘당신은 특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바쁘다. 그리고 이것이 회사에서 한정판을 내놓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정판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끊임없는 캠페인을 개발해야 하며, 시기적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이 여유로울 때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연말연시와 같이 모두가 들떠있는 시기, 그리고 파티와 각종 행사가 많은 시기일수록 물건이 잘 팔리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말이다. 마치 그 제품을 쓰면 파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한정판을 판매하면서 미국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POP UP STORE도 등장했다고 한다. 팝업 스토어 역시 제품과 비슷하게 정해진 기간 동안만 오픈하고 그 이후로는 매장이 사라지는데, 이는 템퍼러리 스토어(temporary store)라고도 불린다. 여러 디자이너들과의 콜레브레이션 컬렉션을 4일 정도만 판매하고 사라지는 이런 매장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성공적이자, 이 프로모션 방법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매장들의 전략 역시 리미티드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에게 특별함과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한다. 고객을 기다리는 화장품이라기보다는 고객이 기다리는 화장품이라는 신선한 아이템에 어찌 매력을 못 느낄까. 이러한 팝업 스토어는 또한 소비자의 부담을 느끼게 하는 매장이 아니므로 흥미와 관심만을 끌면서 브랜드의 홍보를 톡톡히 해준다고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요즘은 특별 고객들을 위한 시크릿 매장, 그리고 초대장을 받아야만 입장이 가능한 매장 등도 생김으로써 신비주의를 지향하며 특별한 고객임을 인정해주는 마케팅 방법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가격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가격을 아무리 낮춰도, 혹은 제품의 퀄리티를 아무리 강조해도 패션 업계에서는 그보다 훨씬 중요한 매력 요인이 있는 것 같다. 바로 제품과 소비자의 정체성과 이미지이다. 이를 잘 증명해주는 요인이 바로 ‘홀리데이 ’컬렉션‘에 있으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본성이 변하지 않는 한,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