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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오픈마켓]11번가가 사는 법

 

   요즘 넷북이 사고싶어서 오픈마켓들을 열심히 뒤적이고 있습니다. 아마 11번가의 한 업체에서 구입하지 않으려나
싶습니다. 지금 11번가에서 뿌리고 있는 할인쿠폰이 꽤 매력적이거든요. 그러다 문득, '어라, 근데 11번가가 언제 이렇게
컷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11번가는 옥션, G마켓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한 듯 합니다.
  사실 작년 2월, SK텔레콤이 11번가로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오픈마켓에 진출해온 GS나 CJ홈쇼핑 등 이 줄줄이 실패의 쓴맛을 보아야 했기때문에,
오픈마켓시장은 대기업의 무덤으로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부정적인 예상을 뛰어넘고, 현재 11번가는
당당히 오픈마켓시장에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11번가의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 덕일텐데요, 11번가는 계속해서
 일명 짝퉁보상제, 최저가 보상제, 그리고 막강한 계열사를 이용한 SK패밀리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 제 관심을 끄는 것은 'G마켓이 이베이로 넘어간 것'에 대한 11번가의 대처법입니다. 옥션과 G마켓이 이베이로
묶인 사태는 11번가 입장에서는 위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11번가를 압박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11번가는 오히려 이 상황을 기회로 만듭니다. 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기업들이 틈만 나면 써먹는 '애국마케팅'으로요. 개인적으로 저는 '태극기가 나오고 애국가가 흐르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려 노력하는 류'의 애국마케팅을 싫어합니다만은, 이번 11번가의 애국마케팅은 꽤 센스있었던 것 같습니다. 


  흑백톤의 촌시런 11번가 뉘우스~는 -> 대한 늬우스~를 연상시키고 대한늬우스는-> 옛날,그때 그시절, 우리나라, 잘먹고 잘살아보세->우리나라 토종-> 토종기업 11번가 이렇게 연상되지 않나요? 괜히 촌시러운 대한늬우스풍을 들고나오진 않은 것 같습니다.

("해외에 이베이가 있다면, 한국에는 11번가가 있다"라는 11번가의 토종기업 마케팅이  옥션이나 G마켓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단 재밌는 생각도 잠깐 듭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한국의 오픈마켓시장을 지켜온 건 그들이니 말이죠.)  
  바로 위의 `G마켓과 옥션에게, 11번가가 묻습니다. 왜 이런 혜택을 못 주시나요'라는 도전적인 카피의 광고에서도 보면
G마켓과 옥션을 엄청 의식하며 '대한민국'을 엄청 강조합니다." 대한민국 인터넷 쇼핑물을 놀라게 해온~ 대한민국 인터넷 쇼핑물을 지킬 수 있는~"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아마 G마켓과 옥션을 해외기업으로 분류해버리려는 속셈이 아닐까요 ㅎㅎ

어쨌든 사람들이 심심찮게 이베이의 독점을 우려하고, 게시판에서도 '그러니 11번가가 크긴 커야하지 않겠나'라는
댓글 등을 꽤 볼 수 있는 걸 보면 11번가의 애국마케팅은 꽤나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애국마케팅 이후 방문자수가
급속도로 늘었다고 하네요. 아이리버가 애국마케팅을 벌이다가 오히려 소비자의 눈총을 받은 사례를 생각해보면 애국마케팅이란 것은 참으로 미묘한 것 같습니다. 애국마케팅은 잘하면 그 효과가 매우 큽니다만, 소비자들이 과거와는 달라졌기때문에    합당한 이유를 대지 않고 노골적으로 애국심에만 의존하는 마케팅은 오히려 불쾌감을 줄 수 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의미에서 11번가는 선을 잘 지키면서 영리한 애국마케팅을 펼쳤다는 평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