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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0년

젊어지는 아웃도어룩, 아웃트로(Outtro)


야외에서만 입어야 한다고?
아저씨, 아줌마들이 등산갈 때 입는 촌스러운 옷이라고?
천만의 말씀!



아웃도어 시장의 새로운 변화


주 5일제가 일반화되면서 직장인들의 여가 시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주말여행, 등산, 트래킹, 캠핑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요즘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이름 바 ‘자출족’도 생겨났다. 야외에서 편안하게 즐기면서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아웃도어룩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이다. 아웃도어룩은 등산뿐만 아니라 각종 레저와 외출 때 부담 없이 입을 수 있어 고객층의 저변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떠오른 개념이 바로 아웃트로이다. 아웃트로(Outtro)란
아웃도어(Outdoor)메트로(Metro)의 합성어로 도시의 사람들이 일을 마친 후 곧바로 야외에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상품이나 의류를 말하는 것이다.

아웃도어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웃트로의 열풍 덕분에 아웃도어 시장규모는 지난 10년간 4배 이상 성장하였고 제일모직까지 사업진출을 결정할 정도로 기업들에겐 신 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패션ㆍ의류 업체들이 경기침체, 매출 부진으로 울상인 반면 아웃도어만은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능성+디자인→ 패션트렌드


다음은 한 아웃도어 업체 직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예전에는 등산복 하면은 산에만 가는 옷이라고 많이 생각들 하셨는데요. 요즘에는 여행이라든지 아니면 평상시에 활동복으로도 많이 등산복을 같이 겸용하셔서 착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야외에서 레저 활동을 즐겨야만 아웃도어룩을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아웃도어 제품은 야외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활용도가 높다.
아웃도어룩은 완벽한 기능성과 튼튼한 내구성, 세련된 디자인 모두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편안함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시 젊은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아웃도어룩이 스트릿 패션의 중심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노스페이스나 컬럼비아의 바람막이 재킷은 일상복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중고등학생들이 교복처럼 입고 다닐 정도로 핫한 아이템이다. 뿐만 아니라 트래킹화를 패션화로 신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아웃도어룩은 이미 하나의 패션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다양한 아웃도어룩의 활용 모습 

               <사진=네이버이미지검색>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에이징화

최근 아웃도어 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아웃도어 룩이 젊어졌다는 점이다. 아웃트로의 개념이 점점 대중화 되어감에 따라 노스페이스, 네파, 데상트, 라푸마, 마운틴 하드웨어, 밀레, 컬럼비아, K2, 코오롱스포츠 등의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20대 젊은 층 공략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이와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에이징화는 등산 인구가 젊은 층으로 확대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코오롱스포츠의 경우 지난해 20~30대 고객 매출액이 2008년 대비 56% 증가했을 정도이다.


아웃도어 룩은 우선 디자인부터 젊은 감각으로 새로워졌다. 투박했던 등산복이 젊은 층에 맞게 가볍고 슬림해졌고 저마다 비슷하고 지루했던 이전의 디자인과 달리 브랜드마다 다양한 색상과 프린트를 사용하여 자신들만의 개성 있는 아웃도어 룩을 내놓았다. 디자인과 색상이 한층 화려해지고 세련되졌다.


브랜드 광고모델도 코오롱 스포츠에서 인기 가수 이승기와 탤런트 이민정을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하였고 노스페이스는 산악인이 아닌 패셔니스타 공효진을 모델로 채용하여 패션피플들을 공략하였다.














이민정, 이승기를 모델로 한 코오롱스포츠의 화보
<사진=코오롱스포츠>
                                                                                                  공효진을 모델로 한 노스페이스의 지면광고
                                                                                                                                    <사진=노스페이스>
              
아웃도어룩의 다운에징화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한 사례가 바로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인 밀레이다. 밀레는 젊고 패션성이 강한 엠 리미티드 라인을 런칭하였다. 엠 리미티드는 오리지널 밀레의 기능성과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젊은 층을 위해 기존 밀레제품과 차별화된 색상과 디자인을 결합시켰다. 또한 외부 디자이너와 끊임없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엠 리미티드만의 감성디자인을 내놓았다. 디자인뿐만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마케팅한 결과 아웃도어시장에서 그들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오리지널 밀레(위쪽)와 엠 리미티드(아래쪽)의 브랜드 로고 <사진=밀레>


왜 젊어지는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20대 젊은 층을 공략하는 것은 그들을 단지 현재의 고객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잠재고객으로서 그들과 함께 자신들의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향후 아웃도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유행에 민감하고 다양한 욕구를 가진 20대 젊은 층을 어떻게 사로잡아서 고객으로 만드느냐가 향후 아웃도어 시장에서의 브랜드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



20대의 낮은 구매력 vs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


그러나 아웃도어브랜드들이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아무리 아웃도어룩이 젊어지고 아웃트로룩이 하나의 패션트렌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웃도어룩이 전통적으로 고객으로 공략했던 50~60대의 중장년층의 구매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20대 젊은 층의 구매력으로는 30~40만원, 비싸게는 50~60만 원대의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을 사는 것은 경제적으로 꽤 부담이 된다. 실제로 웬만한 봄, 여름철용 재킷은 30~40만 원을 훌쩍 넘고 바지도 20만 원 안팎이다.


이와 달리 중장년층들은 자신의 여가와 취미생활을 위해 아웃도어룩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디를 가든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로 무장한 중장년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는 노령인구도 많아질 것이다. 더욱 젊어지는 아웃도어룩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실버세대에 맞는 아웃도어룩도 필요하지 않을까?



세대별 맞춤 전략


요즘은 중장년층들의 감각도 젊어졌다지만 그들이 보는 눈은 여전히 젊은 층과 다르다. 대게 중장년층은 제품의 소재와 기능성을, 젊은 층은 디자인과 가격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것처럼 세대별로 아웃도어 제품의 구매를 결정짓는 요소가 분명히 다르므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세대별 맞춤전략을 통해 각 세대의 욕구를 두루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중장년층은 대부분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구매하므로 이들을 위해서는 현장영업을 강화하고 매장조건을 개선시켜야 한다. 반면 20~30대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편리하고 빠른 온라인 스토어를 이용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온라인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한 예로, 영국계 아웃도어 브랜드인 버그하우스는 신세계몰, 롯데닷컴, CJ몰, GS이숍 등 국내 주요쇼핑몰에 입점하였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그 외에 블로그, 카페, 웹진, UCC 등을 통해서 제품 홍보, 아웃도어 정보 제공, 이벤트 진행을 함으로써 젊은 층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 수 있다. 최근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한 실시간 깜짝 이벤트와 프로모션이 신선하다. 20~30대로 구성된 바이크, 캠핑 등의 레저 동호회를  지원하거나 패션매거진에 아웃도어룩으로 화보를 싣는 것, '1박2일', '남자의자격', '패밀리가 떳다', '청춘불패'와 같이 아웃도어룩이 많이 등장하는 버라이어티 쇼프로그램의 출연 연예인에게 의상을 협찬하여 간접광고하는 것 등 모두 젊은 층을 겨낭한 효과적인 마케팅이 될 수 있다.












KBS '1박2일'(왼쪽)과 '남자의자격'(오른쪽) <사진=KBS 해피선데이>


남녀노소 위한 아웃도어룩

한편, 최근 6년간 국내 아웃도어 시장 점유율 연속 1위를 기록한 노스페이스는 오히려 특정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펴지 않는다. 성가은 노스페이스 마케팅팀장은 "노스페이스는 손주부터 할아버지까지,즉 7세 어린이부터 70세 노인까지 3대가 함께 입는 유일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7살짜리 어린이는 노스페이스 로고 티셔츠를, 10~20대는 바람막이 재킷과 배낭을, 40~50대는 등산복을, 60~70대는 모자와 등산화를 착용한다. 노스페이스의 마케팅은 모든 연령대를 고객으로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아웃도어 브랜드는 기존의 전통적 고객의 수요를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아웃도어 브랜드에 입문하는 젊은 층을 끌어와야 한다. 아웃도어룩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기 위해서 말이다.




아웃트로는 지금까지 없던 일종의 틈새시장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웃도어는 등산복으로 인식돼 그동안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고기능성 등산복 판매에 주력해왔다. 그런데 금요일 밤 일본 도쿄로 도깨비여행와 같이 주말여행을 떠나는 직장인과 근교 나들이를 즐기는 가족들, 아웃도어룩을 하나의 패션과 문화로 즐기는 젊은이들에게는 등산복처럼 전문적인 옷은 필요치 않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도, 도심 속에서도 편하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룩이다. 이들을 겨냥한 것이 바로 젊은 아웃도어룩, 아웃트로다. 아웃도어 시장의 이러한 획기적인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의 새로운 선두주자가 누가 될 것인지 앞으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