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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 매장 ] 카테고리 킬러, 무한한 고객의 욕구 충족에 도전하다

 특정 상품의 종류를 심도있게 다루는 전문점을 흔히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라고 한다. 쉬운 말로 유명한 국내 전자 소매 체인인 '하이마트'처럼 특정 제품군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전문매장은 자사 제품만을 취급하지만 하이마트와 같은 카테고리 킬러는 전자제품이라는 종류 대부분을 취급한다. 즉 브랜드에 관계없이 전자제품군을 취급하는 것이다.


 위에 보이는 하이마트 광고를 보면 카테고리 킬러의 특징을 제대로 알 수 있는데 영상 말미에 '전자제품살땐 하이마트'라고 하는 슬로건이 하이마트에가면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볼 수 있겠다.. 라는 인상을 준다. 물론 위에 첨부한 광고 외에도 '비교할 수 있다'는 카테고리 킬러의 장점을 내세운 하이마트의 광고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카테고리 킬러에 대한 이해를 쉽게하기 위해 '하이마트'를 단적인 예로 들어 글을 시작했지만 카테고리 킬러의 원조는 1980년대 부터 시작된다. 미국 장난감 전문 매장인 Toy's "R"us 나 우리나라의 드림디포와 같은 사무용품 전문점인 Staples 와 같은 매장이 전형적인 카테고리 킬러매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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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사진은 앞서 언급한 Toy's "R"us의 홈페이지인데(http://www.toysrus.com/shop/index.jsp?categoryId=2255956) 상단의 메뉴란을 보면 카테고리 킬러의 특성을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장난감의 종류별 모음(Category)부터 시작해서 연령, 캐릭터와 테마, 브랜드 등의 메뉴로 구성된 이 홈페이지는(사실 쇼핑몰에 좀 더 가깝지만) 장난감에 관한 한 대부분의 물건을 판다는 인상을 물씬 풍긴다.
 
그렇다면 왜 카테고리 킬러와 같은 업태가 생겨났을까?

 카테고리 킬러의 첫번째 강점은 '비교 가능성'이다. 동종, 동질의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번에 볼 수 있으니 소비자들은 한번에 좀 더 합리적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비교가 가능하니 좀 더 '전문적'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동질의 같은 종류의 상품을 비교하는데 있어 소비자들은 사실 디자인이나 가격의 측면 보다는 각 종 기능이나 성능의 비교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카테고리 킬러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다면 여러 회사의 제품을 모두 경험하고 취급하는 딜러에게 기능에 대한 비교차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또 직접 시연도 해볼 수 있으니 소비자로서는 합리적인 소비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한 카테고리의 상품만을 대량으로 매입하니 자연히 마켓파워도 있을 것이고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브랜드별로 서로 비교가 되니 가격경쟁도 있을 것이어서 '저렴한 가격'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카테고리 킬러라는 매장 형태가 생긴지 20년이 훌쩍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질되어 오히려 할인점이나 단일 브랜드 매장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도 왕왕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카테고리 킬러 매장이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작년 연발에 Toy's "R"us 매장에서 서로 저렴한 장난감을 사려다 총격전이 일어나는 황당한 일 까지 있었다.)

 이렇게 카테고리 킬러라는 업태의 장점에 대해서 알아봤지만 카테고리 킬러가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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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사진은 미국의 하이마트 격인 대형 전자제품 전문매장 Circuit City가 파산으로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다.(친절하게도 영업중단 관련 기사도 링크해 놓았다). Circuit City의 파산은 물론 경영관리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었지만 지나친 가격경쟁과 그로인한 자금회전 악화, 동종 제품의 대량구매로 인한 재고누적 등 카테고리 킬러 방식의 업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과연 브랜드 단일 매장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보장 받을 수 있는가와 같은 원론적인 문제도 카테고리 킬러가 안고가야 할 숙제이다.

 이처럼 지난 몇년간 성장이 두드러졌던 카테고리 킬러 매장도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서 내실있게 운영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테고리 킬러가 활성화 되기 시작한 80년대에는 없던 인터넷 최저가 매장의 등장도 그들에게 또 하나의 위협으로 남아있다는 점도 상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존재하거니와 서비스를 보완하고 매장의 입지를 좀 더 고객에 가깝게 하려는 업체들의 노력, 비교가능성의 극대화하여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는 시도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카테고리 킬러의 새로운 진화를 기대해 본다.

작성자 : 신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