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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1년

그대의 이름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지난 해 겨울 약 반년 정도 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해외여행을 가본 적은 몇 번 있었지만 6개월이나마 정착을 하고 살아본 적은 처음이어서 참 가슴 설렜던 기억이 난다. 특히 나를 가장 설레게 만든 것은 가까운 일본, 중국부터 해서 프랑스, 브라질, 인도, 알제리 등 세계의 무수히 많은 국가로부터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던 것이었다. 우습게도 난 그네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을 때 마다 내가 마치 대한민국의 대표가 된 것 같았다. 내 행동이 적어도 그들에게만큼은 대한민국의 이미지로 직결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리 생각한다.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나 스스로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마케팅하는 지가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PR하는 것이라 믿는다. 국가 브랜딩이 그 나라의 위상, 가치를 드높이고 경제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끌어오는 매개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국가 브랜딩, 그리고 한국의 국가 브랜딩 현실

 

일반적으로 국가 브랜딩이 얼마나 잘 이루어 졌는지는 그 나라가 얼마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표 이미지가 있는지 여부를 보면 알 수 있다. 길지는 않지만 미국 생활을 하면서 참 많이 아쉬웠던 것이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한국 이라는 나라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나라 자체를 잘 모르니 그 나라에 대한 상징적인 이미지 연상이란 불가능일 수 밖에. 그곳에서 사귄 친구들과 파티도 하고 종종 외식도 했는데 일본음식 먹으러 가자~ 브라질 식당 유명한 곳 있어 라는 말은 자주 들었어도 한국 음식 먹으러 가잔 소리를 들은 기억은 거의 없다. 참 사소한 일인데도 난 그것이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특히 같은 아시아 국가임에 비해 일본은 특유의 이미지 메이킹이 굉장히 잘 되어 있음을 느낄 때마다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 심했다. 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앞서 이야기 했듯 정말 그럴 수 밖에 라는 말이 나왔다.

일본은 온천 천황 스시 라멘 기모노 등 특이 소재를 통해 특유의 이미지를 정말 잘 완성했다. 그 나라밖에 가질 수 없는 문화를 매우 잘 전파했고, 세계 속에 그것을 녹아 들게 만든 노력의 일환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우리도 전통 음식, 의복 등이 있지만 그것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노력은 너무도 부족하다. 우리 문화가 더 넓은 세계와 어울리지 않아서? 천만의 말씀이다. 새해를 맞이한 기념으로 나는 내가 사는 기숙사에서 몇 한국 사람들과 잡채, 김밥, 김치전, 떡국 등을 만들어 외국 친구들에게 대접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친구들이 하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이런 좋은 음식이 잘 안 알려 졌을까 에 대한 의문들이 대다수 였다.

물론 한국 국가 브랜딩이 잘 이루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기승을 떨치던 때 뉴욕에서 김치 마스크 가 선 보인 적이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광고 전문가 제석씨가 제작한 것으로 한국 전통음식인 김치가 신종 플루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일반 마스크 위에 김치 사진을 넣은 것이다. 이 같은 홍보 일환은 비록 한 개인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쳤다. 많은 외국인들이 김치의 효능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한국의 다른 전통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한민국 PR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한국의 상징적 이미지 는 여전히 부재 상태에 가깝다. 피겨의 여제 김연아의 활약, 삼성의 세계 시장 진출 및 장악 등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짐에도 왜 한국은 여전히 국가 브랜딩 시장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대한민국이다.

 

유행어 중 OOOOO. 라는 표현이 있다. 사랑은 OOO 와 같이. 이처럼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일관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이미지가 필요하다. 지나온 역사와 현재, 미래를 바라보며 가장 걸 맞는 청사진을 청 사진을 그리는 것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원하는 추구상을 설정한 뒤 그에 맞는 슬로건을 붙이는 것은 물론이다. 예전에는 다이나믹 코리아 가 슬로건인 적도 있었는데 나는 솔직히 다이나믹 이라는 표현이 굳이 대한민국일 필요가 있나에 굉장히 의문이 컸다. 지극히 한국다우면서도 세계에 녹아들 수 있는 이미지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 설정이 완료되면 다음은 실행이다. Action이 이루어진 현실이 뒷받침 되지 않는 전략은 아무 의미가 없다. 실행에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 하나는 국가 차원에서의 실행이요, 두 번째는 개개인의 노력이다. 사람들은 흔히 국가 브랜딩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보고 전자의 실행만 생각하기 쉬운데 내가 추구하는 국가 브랜딩은 후자도 만만찮은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를 육성, 후원이 필요하다. 여기서 언급하는 국가대표는 물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포츠 선수들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그 범위를 넘어 더 많은 이들을 포함한다. 김연아와 같은 유명 스포츠 선수부터 칸의 여왕 전도연, UN 총장 반기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한국에서만 머무르게 하지 말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사람이 곧 자원이요 대한민국 청사진의 주역이다. 그들이 세계 무대에 섰을 때 앞서 언급한 대한민국의 이미지 를 그려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관광자원 보호 및 관리, 전통문화 전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나는 일단 사람 이 중심이 되는 국가 브랜딩에 큰 초점을 두고 싶다.

개개인 차원에서의 국가 브랜딩은 이미 다양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인터넷 게시판을 보다 보면 한복입고 유럽 여행 다녀왔어요! 해외 여행하면서 한국 전통 음식 전파하고 왔어요 등 너무도 기특한 국가대표들이 많다. 나를 마케팅하고 세계를 PR하라 의 저자 낸시 최는 말한다. PR이라는 것은 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21세기를 맞아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되는 현대인의 무기이다. PR은 현재에도 중요하지만 미래에는 더욱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 경제적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PR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야 하고 이는 이미지를 통한 브랜드의 강화에도 필요한 부분이다. 마케터는 이름은 거창해도 누구나 될 수 있다. 누구나 대한민국을 위한 PR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다. 교환학생을 가서 한국 음식을 알릴 수도 있고, 할로윈 파티 때 한복 코스프레를 할 수도 있고 방법은 개개인인 만큼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그 개개인의 힘이 모이면 엄청난 국가 브랜딩 파워가 된다. 한국에서의 일상생활이 곧 한국의 현실이고, 한국에서 외국인을 대하는 것이 한국의 관광 이미지가 되고, 해외에서 한국인으로써 사는 것이 곧 한국의 대표가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대표로써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대표답게 사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딩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