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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1년

실버마케팅, 은빛 성공 거두려면?

1. 실버세대? 그게 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는 급속한 고령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심심찮게 보이는 언론 보도 자료들을 보노라면 무심코 길을 지나가다가도 다가올 미래에 대해 무언의 불안감이 들 정도인데요, 2026년이면 대한민국이 초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머리가 하얗게 센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실버(silver)세대(Generation)'의 합성어인 실버세대라는 용어를 만들어 낼 만큼 사회의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 문제점과 고민들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거 급격한 경제성장의 주역들이었기에, 현재 일정 수준의 부를 축적하여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실버세대는 마케팅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변해가는 사회구조의 기회가 되어줄 열쇠 실버 마케팅입니다.

 

 

2. 그렇다면 이러한 실버세대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주위의 할아버지나 할머니 분들을 잘 관찰해 본다면 쉽게 몇 가지 특징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 모험을 좋아하는 20대에 비해, 실버세대는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함

  *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함

  *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디자인 보다는 실용성을 먼저 고려함

  * 관심 제품의 카테고리가 특정지어 있는 편(주로 건강관련 제품에 큰 관심)

 

 

  3. 실버 마케팅 사례

 

앞서 언급했던 실버세대의 특징을 이해한다면 이들을 타깃으로 한 실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방향 또한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한 실버산업은 아직 성장기에 있지만,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제품이나 서비스도 꽤 많은 편입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실버 보험

 


실버 보험은 노년층에서 흔히 발병하는 중증 치매나 골절, 중풍 등의 질병에 대해 간병자금을 지급하는 보험입니다. 실버 보험이 실버산업에 대표주자로 떠오른 이유는 명확한 타겟팅을 통한 정확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실비 보험은 가입 전에 건강진단과 심사가 필수적인데요, 이런 기존 실비 보험과는 다르게 이미 병적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으신 분이나 고 연령대, 고위험 직업군에 속한 분들도 관계없이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확한 타겟팅의 이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광고 등장인물을 배우 이순재 씨와 같은 노년층을 내세움으로써 신뢰감을 주는 광고로 그 효과를 극대화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2) 실버 요금제

 

통신사에도 실버세대를 위한 저렴하고 실속 있는 요금제가 있습니다. 실버세대의 휴대전화 사용량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저렴한 기본요금(10,000~ 12,000원 정도)으로 불필요한 무료 통화나 무료 문자메시지를 최소화하여 가격거품을 뺀 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실버 마케팅, 항상 성공적이었을까?

 

비교적 다른 세대에 비해 특징이 뚜렷한 실버세대를 위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가 나날이 생겨나고 있지만 생각보다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가지 단적인 예를 이제부터 살펴보고자 합니다. 실버폰은 노안이 찾아오는 실버세대의 니즈를 잘 반영하여 자판과 액정, 글씨 크기를 일반 휴대전화에 비해 월등히 크게 설계하였고, 실용성에 초점을 두어 디자인을 단순화 하고 가격을 저렴하게 출시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의외로 소극적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예로는 실버타운을 들 수 있습니다.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전쟁터 같던 도심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즐길 것이라 판단한 어느 한 건설업체의 실버타운은 모두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건설되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또한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마케팅 전략의 문제점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땐 잘 들어맞고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마케팅.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요?

 

 

5. 실버 마케팅 실패, 무엇이 문제였을까?

 

실버폰과 실버타운의 실패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실버 마케팅의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표면적인 실버세대의 특징 이면에 숨겨진 내면에 접근하지 못한 점에 있습니다. 현재의 실버세대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크게 기여한 세대일 뿐만 아니라, 부를 영위하는 세대입니다. 그들이 실제로 어떠한 생활을 해왔으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관심을 기울인다면 실버세대의 숨겨진 감수성, 그리고 발전하고 있는 사회에 뒤쳐진다는 소외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수성과 소외감, 의외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당연한 느낌들, 바로 이 부분에 실버 마케팅의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6. 앞으로의 실버 마케팅의 방향은?

 

LG전자에서 와인폰이라는 제품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자판과 액정의 크기를 비롯한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실버세대를 겨냥한 제품임에 틀림없었지만, 표면적으로는 중장년층 즉, 와인세대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실버세대의 소외감과 감수성이라는 암묵적 코드를 정확히 읽어낸 와인폰30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제품을 실버폰이라고 명명했더라면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실버는 하얗게 센 머리가 연상되는 단어입니다.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굳이 실버라는 명명을 하지 않더라도 타겟이 될 소비자는 충분히 그 제품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실버세대라는 용어 대신에 시니어를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시니어는 연장자 혹은 계급, 지위가 높은 성인을 뜻하기 때문에 이미지 면에서도 훨씬 더 긍정적인 용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당신은 노인이니까 노인들을 위해 만든 폰을 써라혹은 노인들을 위해 도심에서 벗어난 곳에 집을 지을테니 그곳에 살아라는 식의 메시지에는 등을 돌릴 것입니다. 타겟은 정확하게 설정하되, 소외감을 극대화시킬 정도의 노골적인 마케팅은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듯 실버세대의 소외감을 이해하고 감수성을 충분히 아우를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실버세대들은 오히려 과감히 지갑을 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