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2월 초, 저희 OPUS YONSEI는 작년 하반기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던 제주항공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해외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큐슈 북부 지방을 돌아보고 왔는데요,
여행 경로를 이동하면서 저희의 필수품은 바로 'JR패스'였습니다. 일본 구석구석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있는 철도교통을 지정된 기간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외국인대상 자유 이용권입니다. 비단 저희 뿐 아니라, 일본을 여행하는 다른 배낭여행자들에게도 필수적인 상품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일본의 철도는 산업화 이후 급속하게 발달하여 약 100여년간 꾸준히 그 세를 넓혀 왔습니다. 고속전철의 대명사 중 하나인 '신칸센'은 발달한 일본 철도의 현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지요. 철도를 통해 여행하는 것이 버스를 통한 여행보다 자연스러운 일본입니다.
사소해보이는 것이 큰 마케팅 포인트로 - JR의 에키벤(駅弁)
에키벤은 무엇일까요? 위키디피아에서 발췌한 에키벤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에키벤(일본어: 駅弁)이란 일본의 철도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말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해당 노선 및 지역 특유의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에키우리벤토(駅売り弁当, '역에서 파는 도시락')의 준말입니다. 기차내부에서 부식을 판매하는 것은 일본 외에서도 찾아 볼 수 있으나, 일본의 에키벤은 해당역 구내에서 판매되며 매우 다종다양하게 발달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에키벤은 철도이용객외에 타지역에서 인터넷등으로 주문하기도 하며, 해년마다 에키벤 경연대회도 열립니다. (ko.wikipedia.org 발췌)
전 포스트에서도 나왔지만 일본의 벤또 문화는 여행 내내 정말 놀라웠습니다. 삼각김밥을 포함해서 역전에서 편의점과 벤또 전문 가게 등 도시락을 파는 수 많은 가게들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벤또 문화에 대한 이러한 토양이 에키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편의점 음식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극히 일부입니다.
단순한 역전 도시락을 넘어, 에키벤은 각 지역 고유의 향토 음식을 요리하여 고급스럽게 포장함으로써 그 상품 가치를 높였는데요, 철도 교통이 대중화된 일본에서 각 지역을 거쳐가는 여행자들이 거의 대부분 철도역을 거쳐간다는 사실, 그리고 각 지역의 유명한 음식들을 먹어보고자 하는 여행자들이 많다는 점이 에키벤의 히트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코다테에서 파는 에키벤 중 하나. (출처 : http://aroas.co.kr/71040256)
또한 도시락의 질도 한국철도의 도시락들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점도 성공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향토 음식을 넣고 포장을 고급스럽게 한다고 해도 가격을 지불한만큼 그 맛이 뛰어나지 않으면 입소문으로 인해 후대 여행자들에게까지 에키벤의 판매가 이어지지 않을 것은 당연지사. 에키벤은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역 인근 오피스에서 일하는 회사원들까지 역에 와서 사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특히 홋카이도 지방의 하코다테역의 에키벤은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라면 꼭 먹어보아야 할 것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제...제길 유후인 에키벤도 맛있다고 하던데... 못 먹어보았습니다 ㅠㅠ)
마케팅은 고사하고 먼 산으로... 전시행정의 실패작, 한국철도 레일크루즈 해랑
그렇다면 에키벤과 비교할 만한 한국의 철도 마케팅은 어떨까요? 코레일의 내일로(Railro) 티켓 프로모션을 제외하고는 딱히 성공사례를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인데요. 여기서 필자는 코레일의 애물단지 레일크루즈 해랑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해랑은 2007년 후반기 유럽형 침대열차로 첫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1박2일, 2박3일 전국일주 관광상품과 연계하여 운행하고 있습니다.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침대열차를 이용하여 관광 상품을 운행하려고 한다면 충분한 사전 홍보가 전제되어야 할 텐데 초기 런칭에서는 그렇지 못 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탑승률이 50~60%을 머물고 있는 수준입니다.
일반적인 여행 형태인 자가용+숙박업소 에 비해 철도를 달리는 호텔식 기차가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 과연 우리나라에 호주의 대평원처럼 기차 여행으로만 즐길 수 있는 압도적인 풍경의 아름다움을 지닌 곳이 얼마나 있을 것이며, 설령 있다고 해도 해당 지역에 대한 마케팅이 선행되었는지 진한 의문을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상품 자체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죠.
상품 자체의 특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노력에는 에키벤의 향토 음식 강조, 여행 모티브와 해랑의 '레일크루즈'라는 개념이 어느정도 비교될 수 있다고 봅니다만 실제 상품의 경쟁력 비교에 있어서는 의문점이 있다는 말입니다. 운영 2년여인 현재, 해랑을 국내 최고의 특급 럭셔리 열차로 인지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럭셔리 마케팅에서 제일 중요한 점 중 하나인 '상품 자체의 인지도로 인한 고객 불러들이기'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국내 여행자들보다는 외국 여행자들에게 짧은 기간동안 편하고 빠르게 국내 중요도시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로 와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코레일이 해랑 마케팅의 방향을 국내에서 해외로 전환하려는 최근 시도는 그러한 점에서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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