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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삼성 아르마니폰 vs LG 프라다폰


 
 번화한 길거리,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는 꼭 "공짜" "이보다 더 쌀 수는 없다"라는 문구를 내건 휴대폰대리점이 쉽게 눈에 띈다. 현대인의 필수품 중 하나인 핸드폰. 이동통신사만 이동하면 된다는 조금은 불편함을 감수하면 핸드폰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시대에, 130만원짜리 핸드폰은 과연 얼마나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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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과 아르마니, LG와 프라다 이들이 만들어낸 1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폰의 맞대결이 흥미롭다.
 
 LG는 프라다와 협력하여 만든 프라다폰은 한국에서 첫 "명품폰"의 등장을 알렸다. 약 80만원의 프라다폰은 일체의 TV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구매하기 위한 대기자리스트가 만들어질만큼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있었고, 심지어 인터넷상에서는 중고 프라다폰도 경매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LG는 프라다폰의 성공을 앞세워 올 6월에는 프라다폰2를 출시했다. 프라다폰2는 시계처럼 손목에 찰 수 있는 부속 액세서리가 들어 있다. 전화가 오면 손목에 찬 액세서리를 통해 알려준다.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500만화소 디지털 카메라, 지상파 DMB를 갖춘 프라다폰2 가격은 부속 액세서리를 포함해 약 180만원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적 명품 패션브랜드 조르지오와 손잡고 '조르지오 아르마니폰'을 SK텔레콤과 KTF 가입자용으로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아르마니폰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아르마니가 휴대폰 외관과 바탕화면을 디자인했고, AMOLED화면에 DMB수신 기능까지 담아 기술적인면도 만만치 않다. 터치스크림과 화면을 밀어 올리면 나타나는 숫자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아르마니폰은 130만원대다.

 180만원짜리 삼성 조르지오 아르마니폰과 130만원짜리 LG 프라다폰.
소비자들에게 이들은 어떻게 다가올까. 180만원과 130만원이 중요할까?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프라다" 혹은 "삼성"과 "LG"가 중요할까? 이런 명품핸드폰을 마케팅하는 방법은 기존 핸드폰들과는 차이가 있다.
 
 두 제품 모두 휴대폰 전면에 아르마니와 프라다 등 명품업체 로고만 부착하고 제조업체 상호는 감췄다. 아르마니폰은 지난달에 패션 매장에서 방문을 통해서만 예약을 받았고, 프라다폰은 유리장식장에 넣어서 진열하는 등 판매 및 매장 진열방식까지 까다롭다. 두 방법 모두 소위말해 전형적인 "명품" 마케팅방식을 택하고 있다. 명품마케팅의 핵심은 고객들이 높은 가격의 희소성있는 제품을 구매한다는 점, 그 희소성과 타 제품과의 차별화에서 오는 특별함이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실제도 100만원이 호가 하는 명품폰은 20-30대의 젋은 고객 층에게 꽤 인기가 높다. 아르마니폰은 지난달 1개월 동안 1,000대 이상 예약 판매됐고 프라다폰2도 출시 한 달 만에 5,000대 정도 판매했다.

 세계시장에서도 잘나가는 삼성과 LG, 그들이 명품브랜드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제품과 오랜 시간 그리고 많은 투자를 통해 대고객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그런 까닭에 소이 명품 브랜드라 일컬어지는 브랜드 제품에는 성능과 품질을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아도 브랜드 이미지 하나만 믿고 고가라 할지라도 주저없이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명품 브랜드의 보이지 않는 브랜드 파워인 셈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매력이 명품 브랜드와의 제휴 또는 파트너쉽 구축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다소 제품의 기술과 성능이 경쟁력이 부족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낮아 글로벌 시장에 자리잡기 힘들어도 일단 명품 브랜드를 등에 업으면 진출이 쉽고, 제대로 평가 속에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글로벌 시장에 판로를 확보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칫 자체 브랜드 이미지 가치를 스스로 낮추게 되는 악의적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명품 마케팅을 통해 분명 브랜드 가치는 높아질 지 모르나 이런 식으로 나가다 보면 어느새 역으로 자체 브랜드의 가치는 대중의 기억속에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프라다라는 명품을 앞세운 삼성과 LG의 마케팅, 이런 명품마케팅에는 흑과 백이 존재한다. 일단 기존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가 구축해 놓은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등에 업고 적지 않은 브랜드 파워를 과시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좋은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자체 브랜드로 소비자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되지 못하고 명품 브랜드만 기억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명품브랜드를 통한 삼성과 LG의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 그리고 견고한 브랜드입지확립이라는 메리트는 무시할 수 없는 명품브랜드마케팅의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