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다른 사회현상과 비교하면 무엇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너무 과장됐고 끔찍한 비교가 아니냐고 뭐라고 하실지는 몰라도, 저는 '전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제품(또는 서비스)을 판매하여 이익을 남기겠다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기업들은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소위 전쟁을 벌이죠. 그리고 그러한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해내기 위해 기업들은 늘 전략과 전술을 짭니다. 마케팅이라는 이름을 빌려서요. 수많은 마케팅 기법들, 사실 이것은 전쟁 수단이에요!
그러나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서의 보이지 않는 이 전쟁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욱 치열해지죠. 그 치열함을 반영하듯 이제 마케팅은 우리의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매체 광고, 간판, 의도된 입소문, 제품의 색깔, 배열된 방식, 매장 운영 시간 등 우리가 너무나 쉽게 지나치기 쉬운 모든 것들이 전쟁을 수행 중인 기업들에게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철저히 계산되고 계획된 것이지요.
- 게릴라, 그리고 게릴라 마케팅
게릴라에 대해서 네이버 백과사전은 ‘적이 점령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서 정규군이 아닌 주민 등이 주력(主力)을 이룬 집단이 일반적으로 열세한 장비를 가지고 기습 ·습격 등을 감행하는 전투형태 또는 전쟁형태’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이를 마케팅 전쟁에 접목시켜 보자면 잠재적 고객이 많이 몰려있어 많은 기업들이 전략적 요충지로 여기는 시장에 게릴라처럼 예고 없이, 기존 광고들에 비해 과격하게,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전략이 되겠습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잘 조직된 게릴라식 전투나 게릴라 마케팅은 모두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강력한 효과를 줄 때가 많습니다. 특정 제품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한 소비자에게 그 제품을 구매하게 하려면 기업은 그들의 메시지를 소비자들의 마음에 적어도 ‘9번’ 스며들게 해야 하지만, 소비자들은 기업의 메시지에 ‘3번’ 노출되었을 때 겨우 ‘1번’쯤 관심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는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강력한 ‘한 방’이 때로는 필요하다는 점을 얘기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게릴라 마케팅은 대개 소규모의 후발기업들이 목표로 하는 시장의 대기업을 상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치 베트남 이 미국을 상대로 싸우듯이 말이죠. 그러나 이제는 대기업들도 게릴라 전략을 제품 판매를 위해 사용합니다. 기존 영상 매체나 인쇄 매체 등의 광고에 비해 큰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구글의 게릴라 마케팅. 이를 통해 구글은 구글 서비스의 소비자가 될 불특정 다수에게 일상 속의 즐거움과 창조적 정신을 중하게 여기는 기업의 정신을 그 브랜드와 함께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게릴라 마케팅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기업 뿐만 아니라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조직, 사람들에게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동호회, 시민단체 등의 비영리단체들이 그들이죠. 비영리단체들은 그들의 메시지가 사회에 적용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주었으면 하기에 그들의 생각 이외의 다양한 메시지들이 오고 가는 세상이라는 전쟁터 속에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 게릴라 마케팅을 선택합니다. 다음의 영상은 독일 노숙자들이 만드는 매거진에서 만든 ‘노숙자에 대한 인식’에 관한 게릴라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 게릴라 마케팅, 무엇을 위해서?
게릴라 마케팅은 단순히 기업이나 제품을 알리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다시 한 번 ‘게릴라’의 특성에 집중해보면 그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게릴라들은 한 번의 전투로 전쟁의 승리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요. 게릴라들은 적군의 약점이 보일 때마다, 자신들이 소규모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만 정말 ‘게릴라’처럼 치고 빠집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장기간 걸쳐서 할 경우 적군은 전투에서의 승리를 놓치게 되죠.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면 좋을 것 같네요.
그렇기에 게릴라 마케팅을 사용하는 기업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추구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니, 그런 기업이라면 게릴라 마케팅을 쓰지도 않겠지요. 게릴라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사용하려면 기업은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아이디어가 무엇인지에 집중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어떠한 행동이나 사물이 특정 아이디어와 의미를 내포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때, 그것은 나중에 가서 영구적인 결과를 생산해낼 것입니다. 1976년 옥스퍼드의 리처드 도킨스가 이러한 속성을 ‘밈’이라는 용어로 처음 정의하였다고 하는데요. 기업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혜택과 아이디어를 시각적인 것들로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밈’입니다. 즉, 게릴라 마케터들은 기업을 상징할 ‘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새로운 방식, 조금은 과격하지만 고객에게 눈에 띄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게릴라’전을 통해 그 ‘밈’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 그것이 게릴라 마케팅의 목적일 것입니다.
- 마치며
글이 조금 무거워졌네요. ‘게릴라’라는 익숙한 개념이 거의 그대로 사용되는 ‘게릴라 마케팅’, 이것은 분명 자신을 소비자에게 알려야만 하는 기업들에게 유용한 전략일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다시 한 번 게릴라 마케팅에 대해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게릴라 마케팅이 깜짝 이벤트를 통한 이슈거리 생성 등의 방법으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어떤 순간적인 이벤트 형식의 전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략이 이루어지는 순간은 한 순간이지만, 게릴라 마케팅은 분명 기업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있는 비즈니스를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고 이는 게릴라 마케팅의 효과를 보고자 하는 모든 기업, 조직, 개인이 명심해야 할 사항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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