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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히어로즈야구단의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올해 한국 프로야구 관중 수가 얼마인지 알고 있는가. 592만명이다. 말이 592만이지 남한인구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한사람이 여러번 갔다는건 논외로 치자) 향후 정부의 인프라 확충, 국민소득향상 추세를 고려했을 때 이 시장은 훨씬 확대될 것이 확실하다. 이렇게 무궁무진하고 큼지막한 밥상에 숟가락을 올려 놓은 기업은 달랑 8개? 그마저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왜그럴까?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데 무슨 소리냐고? 자, 한마디로 국내 프로야구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 빼고 모두 적자이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13억이라는 준수한 중소기업만도 못한 흑자를 기록했을 뿐이다.
  이런 아이러니는 각 구단의 비즈니스 모델이 설계 당시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야구단을 돈 벌 사업으로 보지 않고 기업홍보부로 인식하고 있다. 수익창출에 대한 동기 부여가 없다. 구단이 50을 벌면 모기업에서 200을 주고 200을 벌면 50을 지원해 주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때문에 수익창출을 궁리할 것인가.


  가령 기념품을 봐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구단 유니폼 가격은 4만원가량에 책정되는데 여기서 지자체에게 돌아갈 조례 20%를 떼고 10%를 세금으로 뗀다면 2만8천원가량이다. 원가까지 고려한다면 미미한 수익이고 경우에 따라 적자이기도 하다.
  입장권수익은 어떠한가. 보통 일반 입장권이 7000원 가량이다. 2시간짜리 영화가 9천원이다. 시간은 물론이고 추억, 놀이터, 휴식,데이트의 공간을 제공하는 야구장을 생각했을 때 너무 적은 금액 아닌가.(일본만해도기본3만원이상이다) 그럼에도 각 구단은 입장권 및 기념품 매출들을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적자를 보는데도 관중 눈치를 보며 터무니 없이 낮게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히어로즈 구단은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며 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먼저 히어로즈 구단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타7개 구단과 달리 모기업이 없는 5명의 공동주의 소유로 된 개인구단으로 여러 스폰서들과 수익사업들을 통해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100~200억원을 모기업 지원으로 받는 다른 구단에 비해 태생부터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모델이다. 우리 눈엔 생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 모델은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형태이다. 영국 프리미어축구나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개인 소유 구단이 대부분이고 매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스폰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여 가장 많은 지원을 해주는 기업을 스폰서로 삼는 형태이다. 삼성이 첼시를, LG가 풀럼을 지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구단 가치를 극대화하여 서로 앞다퉈 스폰을 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서울히어로즈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뉴욕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처럼 팀명칭에 기업의 색을 일체 배제하고 연고지를 강조하는 전략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 역시 정기적으로 스폰서 협상을 통해 모기업 없이 간다는 것이다. 
  구단에서 판매하는 기념품과 식음료사업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하려 한다. 비싸더라도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마진율을 높이고 식음료의 경우 기존의 맥도날드, 버거킹 등 위탁업체를 지양하고 히어로즈치킨, 히어로즈피자 등을 통해 독자적인 브랜드를 이용하고 수익의 극대화와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양천구에 목동경기장가는 길을 프로야구의 길로 조성하고(확정된사항이라한다) 추후 히어로즈역이라는 지하철역 개명도 검토하고 있다.
  연고지역에 대한 집중 투자와 수익 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들로 독자적인 수익구조 창출을 시도하는 히어로즈 ...손익분기점에 살짝 못미쳤던 올해와 달리 내년 이맘 때는 흑자를 냄으로써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메이저리그와 같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 야구계에 도입할 수 있을지 크게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