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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7년

워너원으로 보는 2017 아이돌 덕후 마케팅

워너원으로 보는 2017 아이돌 덕후 마케팅

 

Alpha 김보연

 

최근 유통업계가 대세 아이돌 그룹 워너원으로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워너원 덕후(오타쿠ㆍ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워너원이 홍보 중인 제품에 적극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덕후 마케팅은 덕후들의 덕질 본성을 이용해 필요 없는 제품에도 추가적인 소비를 일으킨다. 덕후들은 자신이 심취해 있는 분야에는 씀씀이를 줄이지 않아 '큰 손'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두 달여간의 검증 과정을 지켜보고 투표에 참여하며 ‘내가 만든 가수’ 라는 애착을 갖게 된 30대 골드미스와 10~20대 여성 팬들은 워너원 광고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된다. 인터파크티켓과 YES24티켓 등에 따르면 최근 아이돌 콘서트 예매 고객 중 20~30대 팬들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10대 위주에 국한돼 있던 팬층이 경제력을 갖춘 20~30대까지 확대되면서 인기 아이돌 가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덕후 마케팅

 

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표기한 오덕후’, ‘덕후는 주로 광팬또는 마니아라는 뜻으로 쓰인다. 오타쿠가 일본말로 집을 의미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일본에서도 오타쿠는 사회성이 결여된 채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사는 은둔자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후 덕후는 자신의 관심분야에 열정을 쏟아 부으며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지닌 사람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개성과 취향이 강조되는 요즘, 덕후라는 사실은 오히려 자신을 차별화하는 강점이 된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표현 역시 오타쿠, 오덕후, 오덕에서 덕후란 표현이 일반화됐다.

덕후의 덕질은 혼자만 간직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공유함으로써 의미를 가진다. 덕질을 하는 사람은 대개 SNS 등을 통해 덕질의 결과물을 공개하며 소통은 덕후들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덕후는 대게 본업이 아닌 아마추어로서 열정적으로 몰입하며 보상은 대체로 자기만족에 그친다.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이 순수하고 비상업적인 리얼한 덕질의 객관성에 열광한다덕후는 마니아이자, 전문가이며, 소비자에서 참여자로 변화하는 프로컨슈머 (생산자+소비자)의 이미지로 자리매김 했다. 따라서 덕후들은 적극적인 소비자인 동시에 하나의 바이럴 마케팅 방법이기도 하다. 덕후 마케팅을 진행할 때 덕질에 능력 있는 덕후들의 잠재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판을 짜주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덕질을 독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워너원 이니스프리 광고

 

 

워너원이 이니스프리 ‘화산송이 컬러 클레이 마스크’ 모델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 제품 매출은 300% 급증했고1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원하는 멤버의 친필 사인이 담긴 포스터를 한 장씩 증정하면서 서울, 경기 일대와 주요 도시에선 포스터가 품절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랐다. 화장품 업계 최초 일부매장에서 200여명이 줄을 서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워너원은 아이돌을 좋아해본 적 없어 브로마이드를 달라고 하기 민망해 하는 대중들의 관심도 보유했다. 때문에 직원들은 먼저 적극적으로 누구 포스터를 원하는지 물어보게 하였다. 이니스프리에서 밖에 브로마이드를 살 수 없다는 점이 희소성을 높여주고 브로마이드를 구입한 팬의 자부심을 고취해 주는 역할도 했다.

 

      

이니스프리 대란을 겪은 소감이 SNS를 비롯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줄을 지어 올라왔다. 이 후기들은 브로마이드를 받는 도중 생긴 웃긴 일화들로 덕후들에게는 공감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게 하였고 덕후가 아닌 대중에게도 화제성이 충분했다. 이러한 자발적인 후기들은 온라인 상에서의 홍보효과를 나타냈고 이는 오프라인의 매장 반응에 힘을 더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지하철 광고 인증

 

구매력이 있는 2030 ‘누나 팬들은 100만원이 넘는 서울 지하철역 광고를 지하철과 버스 광고판, 편의점 전광판에 광고를프듀2’ 출연자 사진과 응원 문구로 채웠다. 답례로 연습생들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팬들이 직접 설치한 지하철 광고판을 보기 위해 해당 역에 방문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프로듀스 101 시즌2' 연습생들의 지하철 목격담이 퍼졌다. 덕후들의 일상적인 공간에 덕후들이 만들어준 광고판을 연습생들이 직접 인증한 것은 덕후들에게 뿌듯함을 안기기에 충분했고 온라인상에서 더 화제가 되어 덕후들의 열의를 높였다. 이처럼 연예인과 덕후들 간의 접촉을 늘리고 거리를 좁히는 활동은 화제성을 높일 수 있다.

 

워너원이 기존 아이돌 그룹과 다른 이유

 

워너원의 데뷔무대는 국내 유일의 돔 구장 고척스카이돔이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아이돌은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뿐이었다. 워너원 쇼케이스 티켓 예매창은 열리자마자 53만 명이 동시 접속해 사이트 서버를 마비시켰고 약 2만 석이 1분 만에 동났다.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키우고 탄생시킨 그룹을 반갑게 맞이해 줄 방송사는 없었다. 하지만 워너원은 SBS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에 출연해 높은 시청률을 달성했다. 이유는 기존 신인 그룹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필요한 일종의 ‘평가 단계’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시청자 화제성지수와 같은 객관적 척도를 바탕으로 출연자를 섭외하는데, 워너원 멤버들은 방송 시작과 동시에 화제성지수에서 ‘프로듀스 101 시즌 2’와 함께 계속 상위권을 유지했다고 한다,

시한부처럼 활동기간이 제한됐다는 점은 워너원의 가치를 더 높였다. 워너원 멤버 11명이 함께 활동하는 기간은 1 6개월로 2018 12 31일까지다. 활동기간이 정해져 있고, 이 기간 동안 반짝 특수를 노려야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워너원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부터 각자 팬을 모아왔기 때문에 다른 아이돌 그룹보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 빠르고, 팬들에 의해 소비되는 콘텐츠도 더욱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열광적인 팬덤이 대규모로 형성되었고 여기에 워너원은 남자 아이돌에 관심 없었던 대중의 관심까지 받았다. 아이돌 그룹, 특히 보이그룹이 열광적인 팬덤이 중심이 된다면, 워너원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갖췄다. 워너원은 팬덤뿐만이 아닌 대중의 시선까지 모았다.

 

 

왜 워너원에 이토록 열광하는가? - “내가 키워야 할 가수” 

 

팬들이 아이돌 가수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나, 데뷔하기도 전인 연습생들에게 형성된 팬덤은 새롭다. 워너원은 연습생들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으로 멀리 느껴지는 인기 아이돌 스타가 아닌 동질감이 느껴지는 일반인 같은 아이돌이 함께 성장 해가는 느낌을 주었다. 시청자들은 '프로듀스 101'에 투표하고, 방송을 지켜보면서 멤버들의 성장을 직접 지켜봤다. 그렇기에 마치 자신이 키운 자식 또는 아이돌 그룹인 듯 애정을 한 가득 쏟아낸다. 워너원을 향한 팬심은 모성애와도 비슷하다. 팬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지지하고 응원한 멤버들이 데뷔해서 성공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꽃길만 걷길 바라며 열렬한 성원을 보낸다.

워너원은 다른 아이돌과 달리 팬들이 직접 투표해 데뷔시킨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애착이 훨씬 크다. “내가 뽑은 스타 키워줘야", “성공을 거둘 때까지 책임지고 키워야한다는 엄마 (혹은 가족)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연예기획사가 만들어 내놓은 ‘규격화된 상품’에 열광하던 팬들은 이제 제 손으로 투표해 직접 키운 ‘사랑스러운 내 새끼들’ 에게 열광하고 있다. 이들이 연습생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 이상 단순히좋아하고 동경하는 이성상이 아닌 실력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연습생이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이들을 옆에서 돕고 싶어하는 동질감을 가진 친근한 인물혹은보호해 주어야 하는 상으로 변했다. 이러한 덕후 소비자들의 특성을 공략한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와 워너원 마케팅의 성공 요인

 

워너원의 거대 팬덤이 형성된 배경에는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핵심 요소인 '국민 프로듀서' 제도가 자리했다.

<프듀2>는 각 시청자를 '프로듀서'로 대우하면서 단순한 팬 이상의 유대와 결속력을 이끌어 낸다. 국민 프로듀서는 자신의 원픽(One Pick)을 최종 멤버인 11인에 포함시키고, 추후 활동을 위한 물심양면의 지원사격을 예열한다. 이 점이 오디션 프로그램과 <프듀2>가 맥을 달리하는 지점이고, 팬덤 형성의 절대적 요인이다. 또한, 워너원이 공개하는 콘텐츠들은 끊임없이 대중의 참여를 독려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Mnet ‘워너원 고’는 ‘매칭 투표’를 통해 팬들이 멤버 조합을 선택하도록 했고, 개인별 티저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넌 둘 중에 뭐가 좋아?”라며 타이틀곡까지 골라 달라고 했다.

‘프로듀스 101’부터 지금까지, 워너원은 끊임없이 대중의 참여를 요구하며 새로운 접근법으로 화제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모든 콘텐츠를 일방향으로 선보이는 것이 아닌 이제는 선두에 대중을 배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가요계 최대 지분을 차지하는 아이돌 시장의 팬은 더 이상 추종자(follower)가 아닌 후원자(supporter). 팬들은 뒤편에 서서 자신들의 가수를 쫓기보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권리와 힘을 행사하길 원한다. 제작자와 아티스트, 그리고 팬들이 삼각 구도의 소통이 필수적인 시대가 왔다. 기업들은 그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그들과 소통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출처:

"누나 팬이 격하게 아낀다" 워너원 과자·화장품 '품절 대란'

http://v.media.daum.net/v/20170824173003292

워너원│① 워너원 현상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7080100137292507

워너원, 아이돌 생태계 뒤흔든창조경제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805891.html#csidxd850910fee093b194237f103b42d2ce  

내 스타는 내가 키운다프듀2’가 남긴 뉴 팬덤

http://www.hankookilbo.com/v/ccb42ee895824186b036eb12b73f9c11

덕후 취향 잡아라…‘덕후 마케팅’ 유통업계 ‘들썩’, 이유는?

http://news.donga.com/3/01/20160719/79278563/1#csidxd3ebc2cb1d5f946a00f4ad5f9fe5a5f

[성공한 덕후의 시대①]  '트렌드 세터'가 된 덕후들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611157394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