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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 한국 대표 상품 및 문화 컨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 '김밥'의 '미국' 진출 전략

 저희 오퍼스 연세의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해주시는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저희 오퍼스가 2009년 10월부터 국내 최고의 마케팅 전문지 '월간 마케팅'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해가는 오퍼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은 '월간마케팅' 10월 호에 실린 저희의 연재 시리즈 중 첫번째 글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시길 기원하면서 글에 대한 코멘트나 저희가 부족한 점에 대한 제안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월간마케팅 2009년 10월 호 中]

 

안녕하세요. 이번 호부터 월간 마케팅의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될 연세대학교 실전 마케팅 학회 OPUS YONSEI(이하 오퍼스)입니다. 오퍼스는 연세대학교 김영찬 교수님의 지도 하에 실제 기업과 연계하여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최신 마케팅 트랜드에 대한 지식과 견해 등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본지 연재를 통해 대학생들의 시각에서 본 마케팅 현상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기획 시리즈 소개

[1]

저희가 이번 호에 준비한 글은 앞으로 4부에 걸쳐 '한국 대표 상품 및 문화 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 제품 브랜딩을 통한 코리아 브랜딩' 을 주제로 하여 진행될 기획 시리즈의 첫 번째 내용이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산업 내에서 하나의 주제를 정한 후 교과서적인 과정이 아닌 대학생다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가상 마케팅 컨셉을 세워볼 것입니다.

 

영화 멋진 하루를 보면 남자 주인공 하정우씨(극중 병우 역)가 다음과 같이 말한 장면이 있습니다. ‘스페인에 막걸리 집을 열고 싶다. 그쪽 사람들이 우리나라랑 비슷한 것도 많고. 어때, 될 것 같지 않아?’ 얼핏 생각하면 한국의 인기 상품을 해외에서도 팔자는 간단한 사업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한국과는 다른 환경, 소비자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는 전혀 다른,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이미 한국 가전, IT 제품, 핸드폰 등이 해외 시장을 점령하고, 몇 년 전부터는 한국 드라마를 필두로 한류열풍이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던 것은 본래 제품 핵심(Product core) 그대로가 아니라 특정 시장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형태로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직 해외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그러할 가능성이 있는 상품들을 어떻게 마케팅을 통해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을지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시할 것입니다. 더불어, 한국 상품이 Korea branding으로 이어지고,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전파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것입니다.

 

한국 김밥의 미국 시장 진출

[2]

이번 호의 주제는 '한국 김밥의 미국 시장 진출'입니다. 이미 비빔밥, 코리안 바비큐, 김치 등이 맛 좋은 건강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매우 활발지고 있으며 그 한 예로, 김가네 김밥은 이미 중국, 호주 등에 해외매장과 지사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해외 매장은 해외 거주 한국 교민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진정한 한국 음식의 세계화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소풍메뉴로, 간단한 점심 메뉴로 한국의 대중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김밥이 한국 브랜드 상품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하려면 어떤 마케팅 활동이 필요할까요.

 

현재 김밥이나 한국 음식 체인의 해외진출 현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이들의 대부분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이나, 미주에서는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요식업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한국과 해외 시장 사이에 분명히 문화 및 생활 습관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상품을 그대로 출시하는 것에는 제약이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은 이를 고려해 가능한 해외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아시아 음식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주 고객으로 해외 사업을 시작하는 기존의 방법 외에, 새로운 시각에서 처음부터 김밥을 현지 문화에 맞게 포지셔닝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려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시장이 가지고 있는 패스트푸드 문화와 습관, 또 늘어나는 웰빙과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에 초점을 맞춰 김밥을 재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적절히 공략할 수 있을까요. 다음의 사례에서 어느 정도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영국의 김밥 vs. 호주의 스시롤

[3]사실 우리나라의 김밥은 일본의 노리마키(김밥처럼 생긴 스시롤)가 우리나라 입맛에 맞게 변형된 것이기 때문에 김에 밥과 재료를 넣고 마는 기본 방식은 서로 비슷합니다. 그러나 비슷한 음식이라도 어떻게 마케팅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에게는 다르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영국에 사는 한국 교민이 큰 기대를 가지고 가판대에서 김밥을 팔았는데 막상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고 합니다. 반면, 현재 호주에서는 김밥과 매우 유사하지만, 조금 더 작은 크기에 여러 가지 속 재료를 사용한 일본산 스시롤이 현지인들에게 최고의 식사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과연 이 두 경우에 어떠한 차이가 있길래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우선 쉽게 생각해보면 영국과 호주 현지인들의 입맛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마케팅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비슷한 제품을 어떻게 진열부터 서비스 하느냐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서양 문화권 사람들에게 김밥은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 수 없는 까맣고 굵은 rice bar로 보였고, 한국사람들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김밥 양 끄트머리는 뒤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위생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스시롤은 보고 먹기에도 적당한 크기로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고, 바쁜 도시 생활 속에 언제든 Take out하여 길거리에서도 들고 다니며 식사가 가능한 음식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물론 현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웰빙 트렌드 또한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즉 하나의 새로운 웰빙 패스트 푸드로 등장한 것입니다.

 

SUBWAY SANDWICH VS. KOREAN RICE ROLL

 

미국인의 대표적인 웰빙 패스트푸드 중 하나로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들 수 있습니다. 다양하게 준비된 몸에 좋은 재료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택하면 즉석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준다는 점이 서브웨이의 기본적인 강점입니다. 우리는 이런 서브웨이식 문화로 대표되는 미국 시장에 서브웨이식 김밥을 출시하는 것을 컨셉으로 다음의 내용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서브웨이식 김밥을 출시하기 위해선 먼저 한국의 항공 기내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건강에 좋은 갖가지 나물 등이 들어가고 맛 또한 좋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비빔밥의 구성 재료와 김밥 재료는 대단히 유사합니다. 여기에 근거해 우리는 김밥을 새로운 웰빙 푸드로 포지셔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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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가 흔히 보는 즉석 김밥 전문점에서 주문된 김밥을 즉석에서 척척 말아주는 모습은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나물로 구성된 기본 재료를 제외하고 나머지에 옵션을 주어 참치김밥, 치즈김밥, 불고기김밥 등으로 메뉴를 만든다면 기존의 일본 스시롤과 차별화가 되면서 동시에 다양한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빠르고 간단한 lunch를 기대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즉석에서 원하는 속 재료를 넣어 김밥을 싸고, 샌드위치처럼 먹기 좋은 크기로 포장해서 제공한다면 그들에게 이미 익숙한 방법으로 김밥을 마케팅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김밥은 그 재료들을 김에 넣고 단단하게 말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이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서브웨이 샌드위치의 성공은 웰빙이라는 요소 외에도 미국인들의 독특한 음식 문화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to go, 소위 한국에서 말하는 테이크아웃 음식을 다른 일을 하면서, 심지어는 길을 걸어 다니는 중에도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혀 있습니다. 간단히 조리하고, 먹고, 버리는 일회용 음식용기 문화에서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김밥을 접시나 도시락 박스에 담아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식사문화에 접목한 마케팅 방식보다는 간단히 들고 다니면서 먹기 쉬운 ‘lunch to go’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Take out VS. Dining in

 

지금까지 얘기한대로 미국에서의 김밥은 테이크 아웃 방식으로 판매할 때 현지 시장을 더 잘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식당 내에서 김밥 식사를 원하는 손님은 과감히 포기해야 할까요? 저희의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니다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김밥을 주문하고, 만들어진 김밥을 사가는 방식만으로는 제품 브랜딩을 통한 한국 브랜딩이라는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바쁜 점심 시간에는 서브웨이식 김밥의 컨셉으로 가되 저녁에는 보다 여유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Korean Roll 전문점컨셉을 가지려고 합니다.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김밥 전문점에서 김밥을 먹을 때도 라면, 떡볶이 등의 분식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매운 맛을 부담스러워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고려해볼 때 식당 내에서 식사를 원하는 손님들을 대응하기 위해서 기존의 한국 음식에서 어느 정도 변형된 신메뉴 개발이 필요할 것입니다. 점포의 인테리어는 전통적인 한국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변형시킨 소품들을 활용하여 큰 부담 없이 들어와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것입니다. 또한 김밥 자체도 점심에 제공하는 것보다 더욱 아기자기하면서 세련된 모양으로 만들고 줄 단위가 아닌 접시 단위로 제공하여 보다 식사를 하며 주변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도록 할 것입니다.

 

에필로그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살펴보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김밥은 바쁜 미국 도시인들에게 건강까지 고려한 웰빙 패스트 푸드로 어필될 것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위해서는 더욱 정확한 현지 조사에서부터 철저한 분석의 과정까지 두루 거쳐야 합니다만 이번 글에서는 그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일반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수준의 미국 시장의 특성으로부터 인사이트를 얻어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퍼스의 첫 글이 재미있으셨나요? 저희는 이번 글을 쓰면서 이미 해외 각처에서 한국의 제품과 문화가 널리 인정받고 있지만 그에 반해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자체는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저희는 한국의 제품과 문화의 해외 시장 진출이 자연스럽게 Korea branding에 까지 이어지길 바라면서 이번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더 이상 해외에서 한국의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로 둔갑되는 것 같은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테니 말입니다.

 

또한 저희는 대학생답게 배우려는 자세로 독자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이번 호에 게재된 글을 읽으시고 감상평이나 조언해주실 내용이 있으시다면 아래에 나온 저희 공식 블로그 주소로 찾아오셔서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여러분께서 제시해주신 의견을 통해 저희는 더 공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내용은 익월호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한국 대표 상품 및 문화 콘텐트의 해외 시장 진출: 제품 브랜딩을 통한 코리아 브랜딩' 2부로 다음 달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사진 출처 : 위클리 프랜차이즈, http://www.changupok.com/news/weekly_news_2.php

[2] 사진 출처 : 쿡뉴스, http://cooknews.co.kr/bbs/board.php?bo_table=04_3&wr_id=100&page=

[3] 사진 출처 : 엠파스 블로그, http://blog.empas.com/angelkys1004/12479571

[4] 사진 출처 : 수원시민신문, http://www.urisuwon.com/sub_read.html?uid=1553&section=section63

[5] 사진 출처 : 동락원, http://www.jkhanok.co.kr/bbsxe/?document_srl=11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