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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브랜드 재포지셔닝] 박카스, 바꿀 것은 바꾼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박카스는 피로회복제 내지 자양강장제라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어 주로 피로하시고 연로(?)하신 아저씨가 마시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늦게까지 야근하신 아저씨들이 꼭 마셔줘야 할 것 같고, 회식한 다음 날에 아저씨들이 꼭 찾아줘야 할 것 같고, 하루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집 근처 약국에서 아저씨들이 꼭 구매해줘야 할 것 같았다. 10, 20대인 그대가 마시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촌스럽고, 쑥스럽고, 겸연스럽고, 좀스러웠다  


 
그러나 2009년 현재의 박카스는 더 이상 아저씨들만의 것이 아니다. 몇 십 년 동안 의약품취급 되었던(사실 아니지만) 박카스는 드링크제나 음료라는 이미지가 표면으로 떠오르면서 젊은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해도 별나게 보이지 않은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60년대 처음 출시된 후 박카스는 그 효력이 눈에 띄게 발전된 것도 아니고 외관이 트렌드에 맞춰 세련되게 변화하지도 않았다. 제품의 내용도 크게 바뀌지 않았고 이름도 출시될 때 그대로다. 박카스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피로회복제요, 자양강장제였다.

그렇다면 1990년대 초반과 2009년 현재 우리들이 느끼는 박카스의 이미지는 왜 이렇게 다른 걸까? 이는 1999년대부터 시작된 박카스의 포지셔닝 변화의 결과이다.





이전까지 박카스의 주 타겟 층은 중장년층이었다. 60 9월에 탄생한 박카스 정은 술과 담배, 과로로부터 간장을 보호한다는 컨셉 아래 출시되었고, 63년 박카스-D는 기존에 정(알약) 형태였던 것을 액체형태로 바뀌면서 피로회복을 위한 활력제임을 강조, ‘활력을 마시자며 소구했다.











70년대, 80년대를 거쳐 90년대 초반까지 박카스는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등의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광고카피를 통해 여전히 핵심속성인 피로회복을 강조하였다. (이 당시 박카스-D에서 박카스-F로 전환) 90년대 초반에는 신 한국 캠페인이라는 모토 아래 광고시리즈를 제작하여 캠페인광고를 대대적으로 행하는 등, 기존 기능적인 측면에 치중하던 것을 넘어, 박카스가 건전한 철학을 추구한다는 공익적이면서 사회친화적인 측면을 내보이며 변화의 조짐이 보였지만 여전히 박카스는 아저씨들의 것이었다.


<1회때 포스터가 없어 부득이 하게 최근걸로...;;;;>




업계 1위를 당당히 달리던 박카스도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 동안 중장년층에게 주로 어필하던 박카스는 주 구매자 층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박카스 브랜드 또한 노쇠하고 있었고, 더불어 사회전반적으로 소비자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었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 지금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때가 온 것이다. 1998젊음은 나약하지 않다라는 카피를 내세운 광고로부터 박카스는 포지셔닝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기획하고 건강한 젊음과 박카스가 함께합니다등을 통해 박카스는 이제 더 이상 피로회복이나 활력이 아닌 젊음에 포커스를 맞춰갔다.



 

1999 9, 박카스는 드디어 재포지셔닝에 큰 획을 그은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귀가광고를 선보였다. 김종서의 ‘loving you’가 흘러 나오는 가운데 해가 진 거리에서 두 남녀가 열심히 달리고 있다. ‘다 좋은 데 귀가시간은 지켜야 하네하는 아버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드디어 집 대문에 당도하여 초인종을 누르면 남자는 달려온 탓에 땀을 흘리면서 안 늦었지?’라고 여자에게 묻는다. 여자친구가 집에 들어가고 홀로 남은 남자가 여전히 숨을 고르고 있으면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는 그 유명한 카피와 함께 오른쪽 화면에 박카스-F가 잡힌다. 당시 이 광고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박카스 이미지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여담이지만 광고에 출현했던, 당시에는 완전 신인이었던 남자주인공역의 고수는 이후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전까지의 캠페인 식의 광고는 젊음과 박카스가 연결되어있다는 메시지만 전달해주는 데 그쳤다면 이 광고를 필두로 시작된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광고 시리즈(‘우리자리가 아니잖아’, ‘지킬 건 지켜야지등의 광고가 있다)젊은 날의 선택광고시리즈(‘꼭 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이쪽이다)는 박카스가 소구하는 연령층이 확실히 나아졌음을 보여주며 박카스의 기존의 old한 이미지를 젊음의 이미지로 180도 바꾸는데 성공한다 

 

 

 

                   

<'젊은 날의 선택-신체검사'편 "꼭 가고 싶습니다!!" 이 카피를 기억하죠?> 

 

 

 

 

<여러분, 저 창가의 여인이 바로 한가인씨입니다. :D 박카스 CF는 한때 걸출한 신인들의 등용문이기도 했죠>

 




 박카스 사례의 재미난 점은 제품의 내용이나 외형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오로지 광고만으로 기존 이미지를 쇄신하고 점차적인 재포지셔닝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언뜻 쉬운 듯 보이지만, 여기에는 시대의 변화를 잘 읽고 빠르게 대처하며 고객들의 변화를 잘 catch하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것이 있어야 성공 가능한 일이다. (그 능력을 갖기까지 쉽지 않다는 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더불어 현재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의 변화 감지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박카스의 재포지셔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