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마케팅
17기 L.less 정다은
산리오 스토어
산리오(Sanrio Company, Ltd.)는 일본의 캐릭터 전문 기업이다. 주로 캐릭터 디자인 상품을 기획, 판매하고 있으며 해당 캐릭터의 라이선스를 제공한다. 산리오 스토어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세계적인 캐릭터, 헬로키티를 시작으로 그 친구들인 구데타마, 마이멜로디, 리틀트윈스타, 배드바츠마루, 케로케로케로피, 폼폼푸린 등등의 유명한 캐릭터 상품이 존재한다.
새로운 기획, ‘산리오 남자’
그런데 이 산리오에서 기존의 캐릭터 상품에 또 다른 ‘캐릭터’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더블 캐릭터’ 마케팅이다. 잘생긴 남성 캐릭터들이 산리오 스토어의 제품 ‘덕후’라는 컨셉으로 다양한 산리오의 제품을 잘 그려진 일러스트 안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홍보하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고등학생 캐릭터들로, 방과 후에 산리오 캐릭터 테마 카페에 방문하거나, 산리오 캐릭터 핸드폰 걸이나 케이스를 끼고, 산리오 캐릭터로 만들어진 필기구를 쓴다. 이러한 일러스트는 산리오 공식 트위터에 업데이트되고 있다. 이 캐릭터들은 ‘산리오 남자’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각각의 특성과 개성이 뚜렷하다. 이른바 ‘이 중에 네 취향이 한 명 쯤은 있겠지’ 전략인 것이다. 특히나 귀여운 캐릭터 상품과는 어울리지 않는 ‘남자 고등학생’이라는 점이 재미있고, 잘생긴 외향이 시선을 끄며, 익숙하고 귀여운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어색하지 않게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
이는 단순히 캐릭터 일러스트 마케팅으로 끝나지 않고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이 확정되어 오는 해에 방영 예정에 있다. 자체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면서 산리오는 이제 별도의 광고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황금 시간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연령대에 자사의 제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애니메이션 방영은 ‘산리오 남자’라는 캐릭터에 대한 또 다른 덕후를 생산해내며, 이러한 덕후들을 공략한 산리오 남자 캐릭터와 산리오 스토어 캐릭터의 컬래버 굿즈 사업은 또 다른 무궁한 가능성을 지닌 시장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규모는 블루레이/DVD 및 굿즈 판매를 통해 그 규모가 조 단위로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캐릭터, 이제는 필수요소
이처럼 일본에서의 캐릭터 마케팅은 캐릭터 상품을 홍보할 또 다른 캐릭터를 생성할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어떠한 점이 이러한 캐릭터 마케팅을 선택하게 만들까? 소비자에게 ‘인지된 캐릭터’는 친근감을 주고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해준다. 또한 소비자와 유대감이 형성된 캐릭터는 해당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과 연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도를 상승시켜 제품 구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최근 양방향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활용으로 캐릭터는 이전 단방향성 미디어 생태계에서보다 훨씬 더 큰 파급 효과를 낳는다. 또한 더 이상 캐릭터는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른들도 열광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이는 ‘키덜트(kidult) 열풍’으로까지 불고 있다. 일부 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하던 캐릭터 마케팅은 이제 식품, 패션, 음악 산업을 넘어 건설, 금융, 자동차 등의 보수적인 산업 분야와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그 활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의 캐릭터 산업과 마케팅 현황
1. 메리츠 화재, ‘걱정인형’ 걱정인형은 과테말라의 전통 인형으로 잠자기 전에 걱정인형에게 걱정거리를 말하면 인형이 대신 걱정해준다는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메리츠 걱정인형’은 TV 광고뿐 아니라 동화책, 만화책, 드라마 PPL, 뮤지컬, 봉제인형, 장바구니, 티셔츠, 학용품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2. 금호 타이어, ‘또로’
‘또로’는 타이어가 도로 위를 ‘또르르’ 굴러간다는 의미로 탄생한 캐릭터이다. 소비자들에게 ‘또로’가 가장 익숙한 곳은 바로 극장이다. 또로는 영화 상영 전 비상 대피 통로를 안내하는 영상에도 활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환경 캠페인, 해외 자동차 부품 박람회, 임직원 봉사활동 등 여러 곳에 활용되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며 고객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3. IBK 기업은행, ‘희망로봇 기은센’
2015년 1월 IBK기업은행은 은행의 상징색인 파랑 바탕에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과 IBK 로고를 가슴에 단 로봇 캐릭터 ‘희망로봇 기은센’과 ‘기운찬 가족’을 선보였다. 이후 3월부터는 로봇 캐릭터가 등장하는 TV 광고를 론칭했고, 8월부터는 웹툰 <으랏차차 기은센>을 홈페이지에 연재해 적은 비용으로 높은 광고 효과를 거두고 있다.
4. 의류사업과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속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카카오톡 캐릭터 브랜드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해당 캐릭터를 의류와 액세서리에 적용했다.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널이 관리하는 캐주얼 브랜드 갭(Gap)의 아동복 브랜드 갭키즈(GapKids)는 찰스 슐츠의 만화 <피너츠(Peanuts)> 탄생 65주년을 기념해 피너츠의 재미난 일러스트를 티셔츠, 양말, 가방 등에 넣은 한정판 ‘갭키즈×피너츠’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또한 이랜드 계열의 SPA 브랜드인 SPAO에서도 포켓몬 캐릭터들과 협업하여 귀여운 상품들을 출시해 보였다.
5. 화장품 사업과 캐릭터 컬레버레이션
각종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도 자사의 제품과 익숙한 캐릭터들을 컬래버하여 이른바 ‘굿즈’형식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어퓨’는 웹툰 대학일기의 캐릭터와 섀도우를, ‘페리페라’는 카툰네트워크 애니메이션의 파워퍼프걸 캐릭터와 쿠션, 섀도우, 핸드크림, 틴트를, ‘잇츠스킨’은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와 쿠션, 팩트, 립밤 등을 컬래버하여 해당 캐릭터를 좋아하는 소비자에게는 굿즈 소장 욕구를, 그렇지 않은 소비자에게도 ‘키덜트 상품’으로서 익숙한 캐릭터에게 친근감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게끔 유도한다.
캐릭터 마케팅의 원인과 의미
캐릭터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일반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캐릭터는 그것이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간에 그것을 사랑하는 대중과 공감적 소통을 한다. 즉,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는 대중과 가장 활발한 소통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제품 경쟁력은 탁월하지만 마케팅 능력이 없는 신생 브랜드가 시장에 선보였을 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하지만, 고객에게 익숙한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은 시장에 나오면 우선 그 캐릭터와 소통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캐릭터 마케팅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비즈니스이자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함께 느끼는 ‘공감’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은 만큼 꾸준한 노출을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따라서 캐릭터 마케팅은 단순한 일방향 전달이 아닌 기업과 고객의 공감적 소통이 필요하다. 캐릭터가 단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는 마케팅에 성공하기 어렵다. 캐릭터가 갖고 있는 세계관을 목표 고객이 공유하고 공감해야 하며, 끊임없는 소통으로 그 관계를 유지해나가야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다.
캐릭터 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방향
캐릭터 마케팅은 단순히 남들이 하니까 ‘나도 따라 한다’는 식의 단발성 마케팅이 아니라 어린아이를 키워 성장시키듯 관리하고 브랜딩해야 한다. 특히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나 산리오의 헬로키티와 같이 이미 소비자에게 인지된 캐릭터와 협업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낼 때는 더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캐릭터 비즈니스는 고객의 눈과 마음에서 멀어지면 비즈니스 자체도 함께 멀어져 소통이 아닌 ‘불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캐릭터 마케팅은 5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업과 캐릭터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모두가 장기적으로 ‘흥’할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http://www.kocca.kr/k_content/vol16/vol16_0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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