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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14년

홈쇼핑과 희소성 메시지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매진이 임박했습니다.”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 보면 우연히 홈쇼핑을 보게 된 적이 한 번 정도는 있을 것이다. 연기자들은 어찌나 연기를 잘하고 쇼호스트는 어찌나 말을 잘하는지 그들의 현란한 멘트를 듣노라면 어느 순간 매진되기 전에 저 제품을 구매할까 라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서 고개를 든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품이 흔하지 않으니 구매하라는 희소성의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열심히 보내고 있다.

 

(1) 희소성의 메시지란

  희소성 메시지란 제품의 구매 가능한 수량이나 시간을 제한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그 제품에 대한 매력과 가치를 향상시킴으로써 제품 구매 의지를 증가시키려는 메시지 소구 방법의 하나이다. 희소성 메시지는 어떠한 제품일지라도 구매가 불가능하다면 그만큼 가치가 부여되어 제품 획득에 대한 동기여부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고 주장하는 상품성 이론과 인간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어 위협이나 자유가 상실된 상황에서 위협된 자유를 다시 찾으려 심리적 저항을 갖게 된다.”는 심리적 저항 이론과 맞물려 그 효과를 나타낸다. 홈쇼핑은 희소성 메시지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2) 국내 홈쇼핑 시장 현황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시장 규모는 87800억원에 달한다. 홈쇼핑 출범 첫해인 지난 1995년 시장규모와 비교해보면 34억원에서 19년새 2600배나 성장한 것이다. 시장규모 뿐아니라 홈쇼핑사들의 내실도 탄탄해졌다. 홈쇼핑 6개사는 한해 평균 15%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이 거둔 전체 영업이익은 6844억원에 달한다. 옆의 표를 보면 홈쇼핑에서 다루고 있는 제품의 수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살펴 볼 수 있다.

 

(3) 홈쇼핑에서 희소성 메시지 진실 혹은 거짓?

  “검정과 골드, 몇 개 남지 않았네요. 마감 임박. 130초 남았습니다.”, ‘검정 매진’ ‘다음 방송에서 가격인상이라는 자막이 흘러나오면 보통 사람들은 급하게 주문하게 된다.

 


  2014년 트랜드 모니터에 따르면 TV홈쇼핑 방송 시 재고 물량 부족 및 마감임박 안내는 소비자의 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00명 중 59.8%가 재고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쇼핑호스트의 멘트가 소비자의 제품 구매에 영향력을 끼친다고 바라봤고 또한 10명 중 4(39.5%)은 자신의 구매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여성 소비자의 경우 절반 가까이(49.4%)가 쇼핑호스트의 멘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진이 임박했다는 화면 표시는 쇼호스트의 멘트보다 TV홈쇼핑 소비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전체 66.7%TV화면에 표시된 재고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화면표시가 소비자의 구매에 영향을 끼친다고 바라봤으며,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도 47.2%에 이르렀다. 역시 여성(59%) 소비자와 전업주부(56.8%)가 느끼는 영향력이 큰 편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2000년 광고연구라는 학술지에 게시된 논문에 의하면 희소성 효과는 제품과 자신의 관여도에 따라 희소성 메시지의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과 깊게 관여된 제품의 경우, 대상을 처리하려는 인지적 동기부여와 능력이 모두 높기 때문에 메시지 중심적 처리가 발생하게 되므로 메시지에 담겨있는 정보 중심의 광고가 효과적이고 자신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제품의 경우, 동기부여와 정보처리능력 중 어느 하나가 낮거나 모두 낮을 경우에는 광고의 주장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기보다는 설득적인 주변단서들을 이용하여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주변단서를 통한 광고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관여 제품은 희소성 메시지 효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저관여 제품은 희소성 메시지 효과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 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은 TV 홈쇼핑 상품 구입 제품 목록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화장품, 잡화, 식품과 같이 비교적 저관여 및 저가 제품에 속하는 것들의 판매량이 비교적 많고 레포츠 용품, 가전과 같이 가격이 높고 구매의사 결정과정이 복잡하여 고관여 제품에 속하는 것들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4) 결론 및 제언

  사람들은 흔히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한정 판매라는 희소성의 메시지 효과 때문에 그 물건이 고관여 제품이건 저관여 제품이건 섣불리 필요치 않은 물건을 구입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완전히 틀린 말도 옳은 말도 아니다. 홈쇼핑이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단순히 희소성의 메시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정된 시간 안에 물건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타임 마케팅 기법이다. 이 둘은 서로 간의 시너지를 위해 홈쇼핑에서 따로 또 같이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홈쇼핑을 유통 통로로 사용하는 많은 기업들의 제품은 이 둘의 효과로 인해 모든 제품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을까?

답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니다. 최근 기사에 보면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유통하려던 중소기업들이 손해를 입고 도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대기업이라면 기업 자체의 네임벨류만으로도 충분한 판매 인지도를 갖기 때문에 홈쇼핑이라는 유통 단계를 통하지 않을 수 있지만 만약 당신이 중소기업의 사장이라면 홈쇼핑이 선보이는 희소성의 메시지가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서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고관여 제품인가? 저관여 제품인가? 저관여 제품은 홈쇼핑이 제품을 판매함에 있어 활로가 될 수 있지만 고관여 제품일 경우에는 활로가 아닌 사로일 수도 있다. 홈쇼핑의 제공 정보가 많고 적절함의 문제가 아니라, 고관여 제품에 대해서는 타임어택을 거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때는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OPUS YONSEI 12기 신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