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철학자 질 리포베츠키(Gilles Lipovetsky)는 자신의 저서인 『사치의 문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유한 부르주아 계층에 한정되었던 사치품은 점차 거리로 내려왔다. 대규모 브랜드 그룹이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폭넓은 판로를 개척하는 경영으로 나아가는 현재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고가품을 많은 사람들이 손에 넣을 수 있게 하여 갖기 어려운 것을 갖기 쉽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명품 브랜드는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기 쉽고 접근하기 쉬운 제품으로 그 위치를 점차 움직여 왔다. 이미 선진국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인구가 럭셔리 고객 그룹에 속하고 있고 개발도상국의 중산층 이상에 속하는 그룹이 매년 새로운 명품의 타겟(Target) 고객층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럭셔리 제품이 보다 대중화 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제 명품은 일부 고위층이나 부유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일부가 되고 있다.
위에서도 얘기 했듯이 명품 대중화, 혹은 매스티지(대중화된 명품, Masstige)라 불리는 움직임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브랜드가 바로 루이비통이다.
“과거 루이비통은 지위의 상징이었고, 지금도 그렇긴 하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보다 더 과감하고 매혹적이다.”
1997년 루이비통의 Creative Director로 영입된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가 한 말이다. ‘루이비통’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는 일단 ‘가방’이 먼저 포함될 것이고, 짙은 갈색에 L과 V가 겹쳐진 모노그램도 분명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요즘 거리를 보면 핑크, 형광 오렌지, 그린 등의 색깔이 들어간, 혹은 특이하고 앙증맞은 무늬가 들어간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예전까지만 해도 할머니, 어머니 등 중·장년층이 들고 다니던 고가의 명품 가방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요즘에는 어머니들보다 젊은 딸들이 더 많이 찾는다. 이렇게 루이비통의 전통적이고 고상했던 브랜드와 제품 이미지가 어떤 계기로 유행을 선도하는 이미지로 변화된 것일까?
마크 제이콥스
이런 프로젝트의 성격을 잘 반영시켜 줄 수 있는 아티스트로 당시 downtown street fashion과 uptown high fashion을 잘 융합시키고 있던 Stephen Sprouse를 영입했다. 그와 함께 collaboration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존 루이비통의 트레이드 마크인 LV로고가 박힌 가방에 밝은 색깔의 페인트로 낙서하듯 글씨를 적어 루이비통이 가지고 있던 고상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에서 혁신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파격 변신 시킬 수 있었다. 2001년 S/S시즌에 선보인 이 라인은 ‘Graffiti(낙서) Line’이라고 이름 붙여져 전 세계적으로 품절 사례를 일고 온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루이비통 그래피티 라인 제품들
또한 2년 후인 2003년에는 고전적인 명품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현대의 요구와 변화에 맞추어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그의 일관적인 신념 하에 또 한 명의 Pop Artist인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와 Collaboration하여 무라카미 라인을 선보였다. 이 무라카미 라인은 루이비통의 고루한 이미지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어 다시 한 번 큰 성공을 불러왔다. 갈색이 아닌 다양하고 알록달록한 색깔로 치장한 모노그램 멀티 컬러 (무려 93가지색. 그림1)부터 연 분홍빛 벚꽃이 그려진 체리블로섬과 빨간 체리가 박힌 체리 백까지 선보였다. 일본의 앤디워홀이라 불리는 무라카미 다카시는 대중의 trend를 천재적으로 포착하고 일본의 오타쿠문화를 바탕으로 팝아트의 대중문화적 성격을 계승한 작품들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예술가로 애니메이션(아니메)과 만화(망가)를 숭배하는 젊은 집단에게는 숭배의 대상이기까지 하다. 그런 그가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루이비통의 새로운 라인 제품을 디자인하게 된 것이다.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 라인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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