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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케팅/월간 마케팅

[월간마케팅] 뭉쳐야 산다, WIN-WIN 공동마케팅

뭉쳐야 산다, WIN-WIN 공동마케팅

 

공동마케팅?

 



 

네 참치선수, 명절이면 꼭 보는 예의 바른 참치선수, , 팔도 비빔면에 그대로 꽂히네요?’ 이는 최근 TV에서 방영되었던 팔도의 비빔면 광고 대사이다. 그런데 무언가 특이한 점이 있지 않은가? ‘팔도의 비빔면에 왜 동원참치가 등장하는 것일까? 이 광고를 본 소비자라면 한번쯤은 의문을 던질만한 질문이다. 물론 팔도동원이 각각 라면업계, 참치캔 업계 식료품 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서로 다른 기업인 것은 맞지만, 아무 생각 없이 이러한 광고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함께 광고를 제작하는 감추어진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공동마케팅이다.

공동마케팅이란 제품이나 서비스의 연구, 생산, 판매의 전 과정에서 둘이 상의 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마케팅 활동을 말한다. 과거에는 제조업자와 유통업자 간의 제휴만을 의미하는 좁은 범위에 머물렀으나, 점차 공동마케팅의 개념이 다양해지고 확대되는 추세이다. 쉽게 말해, 공동마케팅은 서로 도움이 될 만한 파트너들끼리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을 말한다.

공동마케팅은 엄밀히 말해 공생마케팅, 하이브리드 마케팅이라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공생마케팅은 참여하는 업체가 경쟁관계에 있는 경우를 말하며,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 간에 서로 자신의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맺는 형태로, 마치 적과의 동침과 같다. 대한항공이 같은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에 속하는 다른 항공사들과 공동으로 운항하고, 마일리지를 공유하는 것이나 동원산업, 롯데햄, CJ등의 업체가 백화점 매장에 공동으로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판촉활동을 진행하는 것 등이 에 해당한다.  한편, 하이브리드 마케팅은 서로 다른 업종에 있는 업체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유지하며 진행하는 마케팅활동으로, 공동마케팅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전자기기 업체가 유명 패션 브랜드와 제휴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실례로 LG전자는 겉면에 리바이스 청바지 디자인과 로고를 넣은 노트북을 한정 판매한 바 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팔도와 동원의 예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공동마케팅의 성공 및 실패사례



나이키(Nike)라는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와 첨단 디지털 제품 아이팟(iPod)을 만들어낸 애플(Apple)이 함께 만든 나이키 플러스(Nike+)’가 이러한 공동 마케팅 중 하이브리드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나이키는 본사 직원 대부분이 아이팟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들 중 절반 이상이 넘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며 음악을 듣는다는 점에서 착안해 나이키 플러스라는 획기적인 상품을 창조했다. 나이키 플러스는 나이키 러닝화와 애플의 아이팟이 연동될 수 있는 스포츠 킷(kit)을 러닝화에 장착해, 운동속도와 거리, 소요시간, 칼로리 소모량 등의 데이터를 아이팟에서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음악 감상 중에 운동기록에 대한 실시간 음성정보도 전달하는 러닝 트레이닝 시스템이다. 제품 사용자가 자신의 트레이닝 데이터를 분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러닝 목표의 설정, 기록의 체크, 그리고 다른 나이키 플러스 이용자와의 기록 경쟁 역시 가능하여, 2006년 출시 이후 전 세계 약 500만 명의 이용자들이 나이키 플러스를 기점으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나이키 플러스의 이용자는 2011년에만 연간 55% 증가했고, 이는 나이키와 애플 모두에게 win-win으로 작용했다. 특히 나이키 러닝화의 매출은 약 30% 이상의 드라마틱한 성장을 보였다.




 지난 2006년 명품 패션브랜드 프라다(PRADA) LG전자가 힘을 합쳐 내놓았던 프라다폰역시 성공적인 공동마케팅에 해당한다. 특히 프라다폰은 단순히 핸드폰에 명품 브랜드의 로고를 붙이기만 했던 기존 명품폰과는 달리,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마케팅 전략까지 전부 두 기업의 긴밀한 협력 아래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당시 IT와 패션업계에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출시 당시 프라다폰은 터치스크린이라는 LG전자의 첨단기술력과 프라다만의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가장 성공적인 합작품이라는 호평과 함께, 출시 18개월 만에 아시아와 유럽, 중남미를 포함해 1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편,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인 기업들의 PPL활동 역시 공동마케팅의 하나이다. KB국민카드는 2011년도부터 CJ E&M의 인기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메인 협찬사로, 카드금융과 미디어 콘텐츠 간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다양한 공동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왔다. KB국민카드는 지난 슈퍼스타K 시리즈에서 도전자들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그들의 꿈을 함께 실현해간다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가미시켜. 이를 바탕으로 이미지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1년 말 KB국민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용실태 조사에서 20~30대 인지도는 KB국민은행 시절보다 2.8%포인트, KB국민카드 보유율이 7.0%포인트나 올라갔으며, 1년간 KB국민카드 사용률도 전년 대비 5.2%포인트 상승하는 덕을 봤다. 2011 3, 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해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절실했던 KB국민카드에게 슈퍼스타K와의 공동마케팅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된 것이다.

 

 


 카카오톡’에 대항마로 2012년 말에 출시되었던 어플리케이션 ‘조인’(JOYN)은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가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공생 마케팅을 활용한 사례이다. 기존에 통신사들의 수입원 중 일부였던 문자메시지가 스마트폰의 출시로 거의 무용지물이 되다시피 하자, 문자 메시지와 SNS계정을 연결하는 어플리케이션인 조인(JOYN)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무료 앱인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다수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조인(JOYN)을 굳이 유료로 이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또한 카카오톡에 비해 더 우수하거나 차별적인 서비스가 없다는 것도 실패요인이다. 무엇보다도 주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메신저의 특성 상, 시장 선도자(First mover)인 카카오톡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을 점유하였기 때문에 (JOYN)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조인(JOYN)과 같이 경쟁업체들이 시장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소비자들과 다른 방향을 생각하는 경우는 다른 실패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서로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공생마케팅에서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지 않아 협력이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공생마케팅을 처음 시작할 때 계약사항이 애매한 경우에는 법적 공방으로까지 치닫는 경우도 있다.

 물론 공생마케팅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소비시장이 작고, 앞으로 구축해야 할 인프라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공생마케팅의 사례가 적지만, 이윤창출을 위해 필요한 기반시설이 확충되어 있지 않은 다른 나라들에서는 공생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 중국 등 신진 성장국가들은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경쟁하는 기업들의 협력으로 유통망이 설치되기도 한다. 그리고 항공산업, 석유산업과 같이 대규모의 인프라가 요구되는 경우에도 공생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항공사들은 시간대를 공유하여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합동 시간표를 내놓아 효과를 보기도 하였다.

 



다른 예로, 공동마케팅 중 하이브리드 마케팅의 실패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2011년 현대자동차는 이탈리아 명품 패션업계 프라다와 근 2년간의 공동개발을 거쳐 제네시스 프라다라는 차종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 1200대의 판매고를 올릴 것을 기대했던 현대자동차의 야심과는 달리, 그의 절반에도 훻씬 못 미치는 판매에 그쳐 사실상 실패한 모델로 평가된다. 우선 제네시스 프라다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두 브랜드 간의 극명한 브랜드 이미지 차이에 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45%의 수준으로, 차량 2대 중 1대는 현대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현대차나 제네시스가 고객들에게 명품이라는 인식을 주기에는 브랜드 이미지가 너무 대중적이며 희소성이 생명인 프라다와 같은 명품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독특한 형태나 디자인의 명품을 통해 자신의 차별화된 가치를 표출하고자 하는 구매자의 욕구와는 다르게, ‘제네시스 프라다의 외관이나 스타일 등은 기존 제네시스와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에게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어필하는 데 실패하였다.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차를 놓고 단순히 배기량을 높였다는 영업사원의 말만 듣고 높은 가격을 지불할 어리석은 구매자는 없다. 이 실패원인은 위에서 언급된 LG전자와 프라다의 초기 프라다폰 성공 사례와의 극명한 대비 또한 잘 뒷받침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제네시스 프라다와는 다르게 과거 LG 프라다폰은 국내 최초의 풀터치폰, 당시로써는 흔하지 않았던 UI의 실현 등의 특별함이라는 요소를 무기로 성공을 이루어 낸 반면, 기존 제네시스 차량과 매우 비슷했던 제네시스 프라다는 현대차 이미지가 압도적인 탓에 프라다의 느낌을 심어주는데 실패하였던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아 이 사례는 제휴파트너 브랜드 간의 성격이나 이미지가 맞지 않아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흐리는 결과를 초래한 단적인 예이다.

 

하이브리드 마케팅과 공생마케팅은 성공하거나 실패할 확률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엔 두 기업 모두 매출이 심하게 감소할 수 있고, 제휴 파트너의 제품이나 브랜드가 제휴의 성격에 맞지 않을 경우 정체성을 흐릴 위험이 있다. 하지만 기업 간 소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 측면의 고려가 수반된다면 두 기업이 원하는 효과 이상으로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기업이 이 잠재적 파워를 어느 방식으로 잘 활용할 것인지에 성패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공동 마케팅의 장단점

 

공동 마케팅은 어느 한 영역에서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적절하다. 왜냐면 공동마케팅 전략은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활동에 따르는 막대한 초기 비용과 위험을 참여하는 기업들이 분담하게 되는 효과가 있으며 기업간 상호 보완을 통해 접근을 다양화할 수 있어 광범위한 소비계층에 브랜드를 손쉽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개별 독자브랜드에 비해 소비자의 수요와 시장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시장진입 및 정착이 가능하며, 협력사간의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기술, 고객, 마케팅 지식 및 시장정보 공유 또한 가능해진다.

 

 그러나 공동마케팅은 협력 회사간 철저한 역할 분담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전개 되는 마케팅인 반면, 한국 경영자의 브랜드 경영문화와 협력사업에 대한 이해가 유럽이나 미국의 경영문화와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의 공동마케팅의 문제점이 더욱 부각된다. 왜냐하면 우리 기업은 자본과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 기업’이라는 독점의식이 강해, 쉽사리 경쟁사와 협력 체제를 갖추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점의식을 가진 우리나라의 경영문화 특성으로 인하여 협력 회사간의 정보ㆍ지식ㆍ기술 공유가 개별 독자브랜드에 비해 소극적이고, 참여기업별 기술력, 품질유지능력, 인적자원, 관리력 등의 격차가 존재해 파트너간의 불신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참여업체 제품들의 일관된 품질유지ㆍ관리가 어려우며 이로 인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위험도 가지고 있다.

 

공동마케팅이 나아갈 방향

 

공동 마케팅의 경우 둘 이상의 기업이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구축할 때 보다 훨씬 더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한편, 공동마케팅의 대상은 기존의 대기업들간의 협력에서 대기업-중소기업, 중소기업-중소기업 등으로 점점 다양화 추세이며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마케팅은 자신의 구미에 맞게 원하는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비용절감의 효과와 시너지를 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두 브랜드간의 긍정적인 연상을 할 수 있는 파트너의 선정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서로가 갖고 있는 경영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안정적인 판로와 유통망을 확보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공동마케팅은 상생의 파트너십 경영 원리이기 때문에 협력에 참여하는 파트너들간의 협력마인드와 신뢰 쌓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트너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고 정교한 계획의 수립과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협력이 갖는 긍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요인들도 잘 검토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자사의 상황에 적절한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파트너십의 결속이 정도가 어느 수준이 적절한 것인지, 자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은 무엇인지,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를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럴 때만이 브랜드 파워의 제고와 핵심역량 강화라는 협력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