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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Review/2009년

조선시대의 마케팅?!

 조선시대에도 마케팅이 있었을까? 마케팅사례 하면 외국 사례를 주로 접해본 우리로써는 생소하게 다가오는 단어조합이다. 그 당시에는 TV도 없었고, 컴퓨터도 없던 시대였는데, 과연 어떤 마케팅적인 이야기 들이 있을까? 놀랍게도, 있었다(그리고 많았다). 게다가 현재의 기업에서 보여주는 마케팅적이 활동과 유사한사례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1. 구글과 보부상의 닮은점?

 보부상. 이는 우리가 쉽게 '보따리장수'로 인식되어온 조선시대 상인을 일컫는 말이다. 보부상은 장식품, 귀금속품과 같은 세공물품등 값이 비싼걸 취급하는 보상(褓商)과 토기,생선,소금등의 잡화와 부피가 큰 물건을 취급하는 부상(負商))을 합친 말이라고 한다. 대체로 보상의 경우는 해외 출장다니는 사람처럼 일정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가 집으로 다시 오고 했지만, 부상의 경우는 가족들이 함께 다니며 장사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보부상들은 교통수단이 발달치 못했던 조선시대때, 장터에 물건을 공급하고, 소문을 주도하거나 확산시키는등의 시대적인 흐름속에서도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들을 맡아 왔다고 한다.

 자, 그렇다면 이런 보부상들이 마케팅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것인가? 게다가 구글이라니?! 택배회사와 연관짓는거라면 모를까,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들의 '조직문화'가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보부상들은 원래 하층민들이다. 따라서 사회적인 천대를 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자 이들은 자기들 스스로 똘똘 뭉치기 시작했다. 조직을 발생시키고, 그 조직의 중요한 문화를 만들어 지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보부상의 조직문화는 친목과 단결력으로 압축될 수 있는데, 윗사람을 친아버지처럼 여기고, 아랫사람을 갓난아기 처럼 돌보는 것을 신조로 삼았다고 한다.

 이런 조직문화가 잘 지켜지고 퍼지자, 사회적인 천대를 면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는 충성심이 뛰어난 선비의 위용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이에 조정은 이들의 충의와 협동심을 기려, 관리들이 함부로 못대하게 해주었고, 특정품목에 대해 전매특권을 부여하는등의 이득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최근 조직문화의 홍보를 통해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는 사례들
과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구글의 예를 살펴보자. 구글의 회사안을 보게되는 사람은 이곳이 회사맞나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회사내에 당구대가 있고, 곳곳에 카페가 있고,,심지어는 미니 수영장까지 갖춰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분위기도 어찌나 자유스러운지, 애완견을 데리고 오는사람부터, 전동모터가 달린 이동수단을 타고 다니는등...모르는 사람이 보면 여긴 실내 공원인가 하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글의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하자, 사람들로 하여금 구글이 '꿈의 직장'이라는 환타지를 갖게 되었고, 수많은 인재들이 매력을 느끼는 회사들중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굉장히 자유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그속에서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 보부상들이 '우린 이런 사람들이요!' 하고 외쳤던 것처럼 구글도 '우린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오!'하고 외치는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2. 유한킴벌리와 김만덕 그들이 닮은 이유?!

 유한킴벌리는 알겠다. 다들 크리넥스 티슈는 만져들 보았을테니 말이다. 그럼 옆에 붙은 저 이름은 무엇인가?! 혹시 덕만공주를 잘못 적은것일까? 하지만, 결론만 얘기하자면, 덕만공주는 아니다.



 
김만덕. 조선시대 제주도에 살았던 인물로써, 원래는 관기 출신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게다가 여성이다!) 이후 관기를 그만두고, 상업을 시작한다. 그녀는 제주도 특산품을 서울에 팔고, 기녀시절때 들었던 정보를 바탕으로 상류층에 쓰인 옷감, 장신구등을 염가로 공급하고, 나아가 관가에 사용되는 물품까지 조달하는등의 방법으로 곧 제주재벌이라 불릴만큼 큰 돈을 벌게 된다.

자, 그럼 이제 김만덕과 유한킴벌리의 어떤 점이 닮았다는 것인가? 돈을 많이 버는 걸 닮았다고 한다면, 예가 잘못되었다. 돈많이 번것으로 따지면 허생전의 허생원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허생원은 몇년만에 조선의 상업을 쥐락펴락 하는 경지까지 올랐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점이 닮았다는 것인가? 바로, '기부활동'이다.

 김만덕은 제주지방에 큰 기근이 들자, 자신의 재산을 내어 제주주민들에게 양식을 나눠 주었다고 한다. 제주가 섬인만큼, 양식을 육지에서 사다가 먹는게 쉽지 않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이었는데도 그녀는 그 일들을 시행한 것이다. 덕분에 그녀는 천민 출신임에도 임금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임금으로부터 큰 상을 받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유한킴벌리의 경우는 이러한 김만덕의 활동과 비슷한 점을 보인다. 휴지가 펄프로 만들어 지고, 펄프가 나무로 만들어 지는것을 생각해 봤을때, 자연을 훼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서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유명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켐페인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펼침으로써 오히려 '자연을 보호하는 기업'으로 소비자 머릿속에 인식되었다. 자연을 훼손하며 돈을 번다고 욕을 먹을수 있는 입장이었는데 이러한 기부활동으로 인해 그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되기도 하였다니...만덕이 큰 상을 받은것과 이부분이 겹쳐 보이는건 무리가 아닐듯 싶다.


참조 : 한국의보부상 - 이창식. 밀알. 2001 - 정보
         http://www.manduk.org (김만덕기념사업회) - 이미지 및 정보
         http://www.yuhan-kimberly.co.kr (유한킴벌리 사이트) - 이미지 및 정보
         네이버 - 검색 및 구글 회사안 이미지